행복위·산건위장 선출하고 운영위·교육위장 이견 못 좁혀

세종시의회(의장 고준일)가 후반기 상임위원장단을 구성하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행정복지위원장과 산업건설위원장으로 각각 김복렬 의원(새누리당)과 안찬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을 각각 선출했지만 운영위원장과 교육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한 것. 1일 오전 10시 제38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양당이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본회의 초반 만해도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김복렬 의원과 안찬영 의원이 출석의원 14명 만장일치 찬성으로 각각 행복위원장과 산건위원장에 선출됐다.

김복렬 위원장은 “행정과 복지를 위해 여러 의원님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겠다”는 짧은 소감을 밝혔고, 안 위원장은 “의장님과 동료‧선배 의원들과 새로운 도시 건설의 지표를 만들어 갈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집행부의 많은 협조를 더불어 당부한다”고 말했다.

부위원장 선임 건에서는 서금택(더민주) 의원이 행복위 부위원장, 장승업(새누리) 의원이 산건위 부위원장 직을 수락하며 양당 간 균형 있는 배치를 선보였다.

양당 간 파행은 운영위원장과 교육위원장을 선출하면서 불거졌다.

양당은 사전 합의대로 김선무(새누리) 의원이 운영위원장, 이태환(더민주) 의원이 교육위원장 후보로 올라 최종 투표를 남겨뒀다.

이 과정에서 더민주가 운영위원장 선출에 대한 수정안을 내부 결의했고, 이것이 파행을 불렀다. 더민주가 김정봉 의원을 경합 후보로 내세운 것. 새누리당과의 합의대로면 행복위, 산건위와 같이 만장일치 14표가 김선무 의원에게 나와야 했으나 더민주 의원들이 김정봉 의원에게 표를 몰아줬다.

하지만 김정봉 의원과 김선무 의원 모두 당선 기준에 부합하는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다. 김정봉 의원은 기권 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는 운영위원장 자리를 새누리에게 내줄 경우, 조례 제정 등 의회 운영 전반에 걸쳐 원활한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 의원보다는 무소속 김정봉 의원이 낫다고 본 것. 새누리 의원들은 사전 합의사항을 깼다는 데 격렬히 반발했다. 욕설과 고성까지 오갔다는 후문.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는 무소속 김정봉 의원이 일정 수준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셈인데, 이를 적극 활용하려던 양당의 움직임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고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고 남은 2석의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거는 오는 4일로 연기됐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의장과 부의장 선거에서 나타난 명분 없는 이합집산이 후반기 의회의 암초로 자라고 있다”며 “세종시와 시민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역할 분담이 무엇인지 초심으로 돌아가 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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