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장을 만나다] 대전상의 회장… "연임 연연 안 해" 거듭 강조

박희원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이 디트뉴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인재육성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은 제스처를 취해보라는 기자 요구에 응답한 박 회장.
박희원 라이온켐택 회장은 지난해 제22대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했다. 2018년 3월까지 3년 동안 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전상의 수장으로서 상공업계의 권익을 대변하면서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박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회원사 간 소통을 강조해 왔다. 특히 규모가 크고 매출액이 많은 기업들 뿐 아니라 소규모 중소기업이라도 상의의 일원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고 이들 기업인과 접촉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그는 이런 자리에서 '기본에 충실한 기업인이 성장한다'고 강조한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성공해야만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책임감있는 경영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평소지론이기 때문.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의 성장이 필수 요건이다. 기업이 성장해야만 고용이 창출되고 세금도 많이 내 발전하는 도시가 된다는 것이다. 유치원, 초·중·고부터 체험교육을 통해 책임감있는 인재로 성장하고, 이렇게 자라난 동량들이 지역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게 박 회장의 오랜 소신이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취임 이후 매월 차상위 계층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1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인재육성에도 팔을 걷어 부쳤다. 지역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전 세계 각 지역을 찾아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 내용이다. 사업 원년인 지난해 사재 1억원을 들여 20개팀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후원 업체들이 동참하면서 32개팀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 박 회장은 올해에도 사재 1억원을 이 사업에 기꺼이 내놨다. 내년에는 50개팀으로 늘리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글로벌 인재육성 사업은 박 회장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만큼 자신이 상의 회장직을 그만둔 뒤에도 평생 사업으로 진행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도 표시했다.

소신대로 상의를 이끌고 있는 박 회장은 연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저에게 주어진 임기 3년동안 회장으로서 초석을 다지게 되면 유능한 후임 회장이 더 육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3년은 짧은 시간이 아닌 만큼 앞으로 남은 기간 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 업체의 대표이자 지역 경제단체 수장인 그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바로 어려운 지역경제 상황이다. 업체들 스스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와 함께 대전시 등 행정기관의 지원책도 절실하다는 것.

그러나 지역의 대형 개발사업인 도안갑천지구 친수구역개발 사업을 비롯해 철도박물관 대전 유치 등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지 않다보니 지역 기업들은 사업 물량을 따내지 못하면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박 회장의 분석이다.

그는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일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공무원들이 많다"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 잘하는 사람을 인사에서 우대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사람은 큰 일을 못한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정무)부시장도 선거공신이나 다른 선거에 출마하려는 정치인들을 임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말 지역경제 상황을 알고 대기업에 근무했던 분들 중에서 경제부시장으로 등용해야 한다"며 "경제인들은 정치인들과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 어려운 경제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역설했다. 경제부시장의 필요성을 어필한 것이다.

박 회장은 지역의 주요 경제단체장과 함께 경제단체협의회도 구성해 경제인들의 단합도 모색하고 있다. 10여곳 대학원을 다니면서 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던 박 회장이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경제부시장'이라는 해법이 주목된다.

다음은 박희원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 대전상공회의소는 어떤 곳인가.

"대전상공회의소는 상공회의소법에 의해 설립된 지역 유일의 종합경제단체다. 지역 상공업계의 권익을 대변하면서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지역 경제의 기둥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들을 도울 뿐만 아니라, 지역이 경제적으로 더 풍요롭고,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대전상공회의소는 기업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소통을 통해 화합하고, 함께 새로운 것을 모색해 도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역경제에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회장 선거 당시 지역 상공인들을 위해 어떤 공약을 내놨나.

"지역의 기업들이 자긍심을 갖고 지역에서 큰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전상의가 지역경제계를 대표해 진솔한 자세로 지역 회원들의 입과 귀가되어 권익을 대변해오고 있다. 또 지역의 현안사업들에 힘을 보태고 기업환경을 개선하고자 했다. 지역 경제단체 간 정기간담회를 통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년차를 맞은 글로벌 인재육성 사업도 올해는 더욱 확대됐다. 전국상의에서 모범사례로 손꼽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 글로벌 인재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도입 취지와 계획을 말해 달라.

"대전의 기업들은 그동안 지역 인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같은 기업인으로서 대전상의가 지역 기업의 인재를 발굴하고, 능력을 키워내는 것은 당연한 역할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바로 글로벌 인재육성 사업이다. 궁극적으로 대학생들에게 해외 견문을 넓힐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이 결국 지역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자는 것이다.
 
올해로 2년차를 맞이했는데, 금성백조주택, 타이어뱅크, 파인건설, 신광철강, 삼진정밀 대표 등 취지에 공감하는 많은 기업인분들이 후원을 해주신 덕분에, 지난해보다 12개 팀이 늘어난 32개 팀이 해외탐방을 갈 수 있게 됐다.
 
또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지역의 고교출신 대학생까지 대상을 확대했는데, 32팀 모집에 200여팀 480여명이 접수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달 서류심사와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통과한 32개팀 78명의 학생들은 이번 여름방학 동안 해외탐방을 다녀온 후 성과보고 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박 회장은 정무부시장을 경제부시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바람을 털어 놨다.

- 경제단체협의회는 언제 설립됐고 설립 이유와 활동 상황을 알려달라.

"모든 경제단체가 지역발전과 경제활성화라는 큰 뜻을 같이 하는 만큼, 상호 협력한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모델을 발굴하는데 적극 지원하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통해 산업분야를 초월한 융합을 이끌어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회장 취임 후인 작년 초부터 지역의 주요 경제단체 대표분들과 한 달에 한 번씩 간담회를 갖고 경제인으로서 풀어나가야 할 지역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해 보기로 했다.
 
대덕특구법 개정, 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 1급 승격을 건의하고, 메르스 사태 때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기자회견을 한 적도 있다. 최근에는 국립철도박물관을 대전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건의하고, 도안갑천지구 친수구역개발사업,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 등 지역현안 사업들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다."

- 현재 지역의 경기 상황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가.

"최근 브렉시트나 미국, 중국 등의 경기둔화 문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수출량이 점차 감소하고, 내수침체, 가계부채, 실업 문제 등 다양한 경제문제가 산적해 있어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
 
우리 지역 역시 마찬가지이다. 특히,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성장동력의 부재로 경기회복에 대한 모멘텀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도안갑천지구 개발사업, 엑스포재창조사업 등 지역 현안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과 산단조성을 통해 기업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 올 하반기 지역의 경기 상황을 예상한다면.

"최근 국내외 경제 관련 기관들이 발표한 경제성장률을 분석해보면 정부가 목표한 3.1%에 미치지 못하면서 하반기 경기회복이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 연초 워낙 내수가 어려웠고, 기업들의 투자감소와 고용시장 부진이 하반기 내수에도 불안감이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또, 상반기에 집중된 정부 재정투입이 하반기로 갈수록 약해지는 경향이 있고,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 진작 정책도 종료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내수진작에 최우선 순위로 두고 경제적 역량을 동원해야 할 것으로 본다. 기업들도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투자를 늘려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대전시의 경제 지원책을 평가해 달라.

"대전은 그린벨트비중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하고, 토지가 비싸 지역 인근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었는데, 최근 대전시가 기업유치 보조금 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업 유치 활성화와 지역기업의 역외유출까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지역발전을 위해 도안갑천지구 친수구역개발사업, 엑스포재창조사업 등 지역의 주요 개발사업들이 조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힘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권선택 시장이 경제인들의 목소리에 경청한다고 생각하는가.

"권선택 시장이 취임 후에 대전상의가 주최하는 대전경제포럼에서 대전시정의 운영방향을 주제로 강단에 오른 적이 있다. 그 때 제일 강조했던 것이 ‘시민을 중심으로 한 경청과 통합’이었다. 시민들이 언제든지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경청과 소통의 행정이야말로 시민을 행복하게 하고, 대전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했던 말들이 기억에 남는다.
 
명예시장제를 만들어 각계각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기업도우미제도를 통해 기업들의 도우미를 자청하고 있다. 대전상공회의소 내에도 대전시의 경제협력관이 상주하고 있고, 경제단체협의회와도 자주 소통을 하며, 지역 경제에 시급한 현안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하고 있다."

- 기업인들이 원하는 행정 지원은 무엇인가.

"지역 기업은 지역 경제의 바로미터다. 기업이 잘돼야 지역 경제가 함께 발전할 수 있듯이 기존 산업단지 재생사업과 신규 산업단지 조성 등 기업들이 지역에서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데 전념을 다해줬으면 한다.
 
또한 서로 다른 분야에서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던지 대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유망분야에 대한 투자와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 대전시에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대전은 그린벨트의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전의 부지가 비싸다 보니 대전이 아닌 인근 시외지역으로 이전해 나가는 사례가 간혹 발생한다. 특히, 대덕특구도 용적률과 건폐율이 요즘 기업의 실상과는 맞지 않아, 확대해줄 것을 관계부처에 건의한 적 있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힘써줬으면 한다.
 
또 건설교통부와 협의해 환경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자투리땅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 기업유치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특히 고용증대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대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함께 마련해주길 바란다."

-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활동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번 20대 국회에서 선거구 증설을 통해 정치권에서 지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며 국회에서의 활약과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 활동에 기대감이 큰 게 사실이다.
  
국립철도박물관 대전 유치를 비롯해, 호남선 직선화 및 서대전역 KTX호남 연결·증편문제, 충청권광역철도망 조성사업 등 정치적·행정적으로 병행해 풀어가야 할 지역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정부에 적극 전달하고, 지역 현안사업들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힘써주길 바란다."

- 지역 상공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지난 6월 18일이 대전상공회의소 창립 84주년이었다. 그만큼 오랜 세월동안 지역 상공인들이 도전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조력자이자, 권익을 보호하는 대변자역할을 하며 지역경제와의 부침을 함께 해왔다.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와 고용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역 경제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기업인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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