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65>

행복과 불행의 차이는 족할 족(足)자에 달려 있다. 자기 분수에 족(足)함을 안다면 그것이 행복이요 자기 분수에 불만족해 한다면 불행인 것이다. 15평 임대 아파트에서 족함을 느끼고 산다면 그것은 가난한 부자로서 행복이겠지만 60평 아파트에도 불만족하고 산다면 이는 부유한 빈자(貧者)로서 불행일 것이다.

‘만족 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해도 또한 즐거워할 것이요. 만족 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하고 귀해도 또한 근심 하니라’ 하였다.(知足者 貧賤亦樂 不知足者 富貴亦憂)

조선 중기 8대 문장가의 한사람인 귀봉(龜奉) 송익필 선생은 평생 출사(出師)를 거부하고 안빈낙도(安貧樂道)하면서 학문과 덕을 갈고 닦으며 살았다. 문여기인(文如其人) 즉‘글은 그 사람이다’라 했다.

선생의 장편 시‘족부족’(足不足)에는 빈천한 삶도 족함으로 알고 오히려 학문으로 승화시킨 선생의 의연한 삶의 기상이 녹녹히 녹아 있다. 선생의 장편 시‘足不足’을 통해 선생의‘足철학’을 공감해 보고자 한다.
(지면 관계상 시의 원문은 생략하고 시의 중요부분만 필자가 재해석하여 소개함을 양해 바랍니다.)

▴ 자신의 빈천한 처지에도 의로움과 족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군자는 빈천한 처지에도 의로움과 족함을 잃지 않고 안빈낙도(安貧樂道)의 꿋꿋한 삶을 살 수 있지만 소인은 빈천한 처지가 불만족스러워 그 빈천함을 모면하려고 불의와 탐욕으로서 결국에는 자신을 망하게 하는 것이다.

공자께서는‘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베고 누워 있더라도 즐거움 또한 그 가운데 있음이요. 의롭지 않는 부와 귀는 나에게 뜬 구름과 같으니라’ 하였다.

▴ 지족(知足)의 철학과 지혜로 산다면 여유로움이 생겨 인생이 즐겁다.

족하지 못한 현실 생활이지만 지족(知足)의 철학과 지혜로서 맞이하여 산다면 그 만큼의 여유가 생긴다. 마음의 여유, 그것이 즐거움이요. 행복인 것이다.

소형차에서 대형차가 갖지 못한 좋고 편리한 점을 찾아 족함을 느낀다면 그 만큼 소형차에 대한 여유가 생겨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

▴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자신의 분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신의 운명을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자기의 분수를 아는 자는 남을 탓하지 않는다.’하였다. 그러므로 자신의 불만족스러운 처지에 대해 하늘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모두가 자신의 운명이나 분수에 있음을 알아 오로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즉 자신의 처지나 현실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하늘의 뜻 즉 자신의 운명을 따를 뿐이다.
이것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요 知足의 삶인 것이다.

▴ 자기 처지 안에서 족함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자기 처지 밖에서 족함을 찾으려는 데서 족함을 찾지 못하고 나아가 탐욕하게 된다.
다시 말해 자기처지 밖 즉 남과 비교하는데서 불만족과 탐욕의 마음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집이 없을 때 구입한 소형아파트는 고대광실 부럽지 않게 만족스러웠다. 그러다가 이웃집 또는 친구와 비교하였을 때부터 불만족스럽고 탐욕의 마음으로 변하게 되어 빚을 내어 구입하다가 그만 파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경우라도 자기중심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天子의 자리에서도 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은 끝없는 권세의 욕망 때문이요. 필부(匹夫)가 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은 자기분수 밖에서 족함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 송익필 선생의 足함은‘자연’‘책’‘부끄러움 없는 삶’이었다.

송익필 선생의 足함이 무엇이었는지를 선생의 詩에서 들어보기로 한다. ‘내 나이 70에 세상사 이룬 것 없이 깊은 산골자기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니 세상 사람들은 나를 부족하다고 하나 나는 족하다.’

‘아침에는 저절로 오가는 높은 구름의 운치에 족하고 저녁에는 넓고 푸른 금빛 바다 물결에 족하도다.’ ‘봄에는 매화, 가을에는 국화의 피고 짐이 끝이 없으니 그 흥취에 족하도다.’ ‘책상 위 경서(經書)에는 道의 맛이 깊고, 오래된 글을 벗 삼으니 스승과 벗이 족하도다.’ ‘나의 덕은 선현에 비해 비록 부족할지라도 백발이 머리에 가득하니 족하도다.’ ‘몸에 책을 함께 하니 그 즐거움이 족하다.’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굽어 부끄러움이 없으니 하늘이 나에게 족하다 하리라.’

▴ 그렇다. 족함과  족하지 않음 이 모두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음이 아니겠는가.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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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토요반)
B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4시 ~ 17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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