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행복한 분식 (대전 서구 둔산동 문정초교 옆)

잔치국수 수제비 김밥 3가지 메뉴. 전국적으로 명성 알려져

먹고 살기 힘들 때 가장 반가운 것은 저렴한 가격에 점심 한 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음식 맛도 깔끔해야 한다는 철칙이 있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에 있는 ‘행복한 분식’(대표 윤복임63)은 잔치국수와 수제비, 김밥을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유명한 동네 맛집이다. 30㎡(10평)도 안 되는 작은 곳으로 보기에도 허름하고 안으로 들어가도 허름하다. ‘응답하라 1988(응팔)’이 연상되는 곳이다. 식탁 3개의 허름한 방을 비롯하여 20여석밖에 안 되는 좌석이라 식사 시간에는 조금 기다려야 한다.


잔치국수하면 입맛이 없을 때 집에서도 간단하게 멸치국물에 김치 송송 썰어 넣고 후딱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다. 가격도 4천원. 정부에서 지정한 물가안정 모범업소다. 한마디로 착한가격 식당이다.

사실 국수는 먹는 사람이나 간단하지, 만드는 입장에선 그리 간단한 음식이 아니다. 육수 끓이고 면을 삶고 재료도 채치고 볶아야 한다. 모양을 내기 위해 계란지단이라도 부칠라 치면 일은 배로 늘어난다.

이곳 잔치국수는 한마디로 시골에서 잔치 때 먹던 그 맛이다. 구수한 멸치향이 침을 고이게 한다. 조미료의 맛이 아닌 어머니가 정성껏 끓여주던 맛이 난다.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비린내를 빼내고 그 만큼의 구수함을 더했다. 그래서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맛이 일품이다. 육수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으로 입맛을 더 당겨주는 그런 맛이다.


잔치국수에 계란지단.김가루.유부가 수북하게 올려져 보기만 해도 푸짐

이곳 잔치국수가 다른 것은 청양고추가 육수에 녹아 들어가 칼칼하면서 담백한 맛까지 배어나와 중독성이 강한 맛이다. 그래서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이집을 다시 찾지 않고는 못 배긴다고 한다.

잔치국수에서 제일 중요한건 육수다. 멸치. 다시마 등 천연재료를 넣고 2시간 이상 끓여 육수를 뽑는다. 여기에서 잔치국수의 깊은 맛이 나오는데 고명으로 수북하게 넣는 계란지단과 김가루, 유부가 인상적이다. 고추가루, 대파와 깨소금까지 넣고 마지막으로 청양고추를 넣는 게 다른 곳과 다르다.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게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다. 유일한 밑반찬 새콤한 김치는 셀프다.


손수제비도 인기가 많다. 비법 특제육수에 수제비를 수작업으로 떠놓고 고명으로 김가루와 부추가 듬뿍 올려 나온다.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지만 맛이 얼큰한 게 특징이다. 그래서 과음하고 속 풀이용으로 먹어도 아주 좋다. 즉석에서 말아주는 김밥도 별미. 전통 김밥스타일이지만 식재료가 신선해 잔치국수. 수제비에 함께 먹어도 그만이다.

이곳의 특징은 내 가족, 내 식구가 먹는 것처럼 깔끔한 음식에 있다. 음식 자체가 분식이다 보니 미리 만들어 놓은 게 없고 주문을 하면 그때그때 즉석에서 만들어 나오는데 미리 전화주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 특히 조리하는 모습을 손님이 직접 한 눈에 볼 수 있어 위생적인 조리를 판단할 수 있다.


부부가 운영하기 때문에 오전 11시부터 오후11시까지 영업을 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최근에는 아들 고요셉씨(32)와 며느리 박윤숙씨가 가세해 부모님을 돕고 있어 예전보다 음식이 빨리 나온다.

식사시간에는 몰려드는 손님들이 많아 워낙 바쁘다. 아줌마들의 계모임을 비롯해 특히 직장인. 학생 등 찾는 층도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손님들이 먹고 나면 알아서 그릇도 비워주고 물과 김치도 셀프로 가져다 먹는 등 손님하고 가족처럼 지내는 것도 이집만의 특징이다.


세이브존 옆 노상에서 6년 포장마차 운영때 부터 잔치국수,떡볶이로 이미 유명

윤복임 대표는 김천이 고향으로 가정주부로 있다가 평소에 갈고 닦았던 음식솜씨로 둔산동 세이브존 옆 노상에서 6년 동안 포장마차를 운영했다. 이 당시 떡볶이와 잔치국수로 명성이 자자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웬만한 사람들은 이곳을 잘 안다. 포장마차를 접고 이곳에 작은 점포를 얻어 들어 온지 벌써 9년이 지났다. 후덕하고 푸짐한 인심과 손님입맛에 맞는 뛰어난 손맛으로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는 남편 고정규씨가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충북 영동이 고향인 고씨는 힘든 일을 도맡아 하면서 정직과 성실 그리고 부지런한 면이 돋보인다. 손님들과도 가족처럼 친하게 지낸다.


오래 살고 싶으면 국수를 먹어라는 말이 있다. 국수가 음식 가운데 길이가 가장 긴 까닭에 '장수'의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잔치국수는 한마디로 우리가 흔히 먹었던 소면이다. 소면은 옛날엔 귀한 음식이라 잔치 때나 먹었기 때문에 잔치국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오늘은 맛도 깔끔하고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둔산동 ‘행복한 분식’으로 가보자.  행복한 식사가 따로 없을 것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문의:042-484-2080        010-9243-3559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휴일: 일요일
주차: 별도 주차장이 없다. 식당 주변에 적당히 주차
주소: 대전시 서구 서구 둔산로 206번길15(둔산3동 1912)문정초교 옆
좌석:27석
포장: 가능
차림표: 잔치국수. 수제비 4000원, 김밥2000원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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