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58>

우리 정치 사회에 고쳐지지 않고 내려오는 고질적인 병은 ‘편 가르기 병’과 ‘밀어내기 병’이 아닌가 한다. 주류와 비주류, 친박과 비박, 친노와 반노 등의 편 가르기, 그리고 상대편과의 공존게임이 아니라 제로섬 게임으로 승자 아니면 패자가 되는 게임을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정치의 현주소라 하겠다. 우리는 이러한 고질적인 병폐를 이번 여당의 공천과정에서 똑똑히 지켜보았고 그에 따른 민심의 준엄한 심판결과도 확실하게 알았다.

주역에서 ‘삼라만상은 그 성질이 같은 것끼리 모이고 만물은 무리를 지어 나누어 살며 거기에서 길흉이 생긴다(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라며 유유상종하는 자연이치를 설명하였다.

인간사회의 모습은 핏줄, 환경이나 생활, 뜻이나 활동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편을 만들고 서로 우위를 차지하려고 경쟁하며 산다. 이러한 인간사회 모습은 어쩌면 유유상종하는 자연의 모습을 본받은 당연함이라 하겠다. 이렇게 볼 때 인간사회의 하나인 정치사회에서 정치적 뜻이나 이해를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편을 만들고 패권(覇權)을 차지하려고 상대편과 경쟁하는 이러한 모습도 역시 자연스러움이라하겠다.

▴ 정치사회에서 편 가르고 경쟁하는 목적은 바른 정치를 위함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치사회의 편 가르기가 국민에게 혐오감을 주는 것은 그것이 바른 정치를 위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욕이나 권력투쟁을 위함에 있기 때문이라 하겠다. 민주정치에서 여와 야, 진보와 보수 등과 같이 바른 정치나 정책을 위한 편 가르기는 오히려 나라와 정치발전에 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친박, 비박, 친노, 반노 등과 같이 권력 투쟁을 위한 편 가르기는 자칫 나라와 정치를 혼란에 빠뜨리게 하는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과 올바른 정치를 위해서 편 가르기 하는 정치조직이나 정치인은 국민의 동조를 얻을 수 있지만 권력욕이나 권력투쟁을 위해서 편 가르기 하는 정치조직이나 정치인은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되는 것이다.

▴당리당략에 따라 상대를 무조건 밀어내는 식의 당동벌이(黨同伐異) 정치는 안 된다.

우리 정치 사회에서 두 번째 고질적인 병은‘밀어내기 병’이라 하겠다. 상대편에 대해서는 덮어 놓고 거부하거나 공격하고 밀어내는 것이다. 여기에 걸 맞는 고사성어가 있다.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같은 편끼리는 뭉치고 다른 편은 물리친다’는 뜻의 당동벌이(黨同伐異)라는 고사 성어이다.

중국 후한 때 화제(和帝) 이후 역대 황제가 모두 어린 나이에 즉위했다. 그러다 보니 황태후가 섭정을 하게 되고 황태후의 친인척인 외척이 세력을 얻게 되었다. 외척세력의 전횡에 반발한 환관들이 들고 일어났고 다시 환관세력의 국정농단에 반발하여 관료집단인 선비 집단의‘이응’을 중심으로 한 당인(黨人)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렇게 선비집단과 외척세력, 환관세력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권력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기 세력끼리는 무조건 감싸고 다른 세력들은 무조건 배척하였다. 결국 환관세력에 밀린 관료 집단인 선비 집단이 황실을 버림으로써 후한이 멸망하게 되었다. 이렇게 볼 때 후한은 당동벌이로 자멸한 것이라 하겠다.

당동벌이(黨同伐異)는 당(黨)이 같으면 무조건 동조하고 당이 다르면 무조건 공격한다는 뜻으로서 바로 우리정치의 현실을 말함이라 하겠다. 내 생각과 다른 남의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 현실은 상대편의 다른 주장에 대해서는 무조건 틀렸다고 배척한다. 그리고 당동벌이하려고 한다.

또한 우리정치 모습이 국가발전을 위한 정책정치, 민의정치의 모습이 아니라 정권획득을 위한 권력투쟁의 정치, 당리당략을 위한 당동벌이 정치의 모습인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처럼 당리당략에 따라 무조건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당동벌이 정치에 환멸을 느껴왔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당동벌이 정치가 되지 않도록 완충역할을 할 수 있는 제 3당을 만들어 준 것이라 하겠다. 정권획득을 위한 당동벌이 정치, 그리고 그러한 정치인은 깨끗이 사라져야 한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和하기도 하고 不同하기도 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치 그리고 그러한 정치인이 절대 필요하다.

▴ 그렇다. 내편을 위해 무조건 상대편을 배척하고 몰아내는 당동벌이(黨同伐異)의 조직인, 조직문화는 없어져야 한다. 和하기도 하고 不同하기도 하는 和而不同(화이부동)의 조직인, 조직문화가 절대 필요하다.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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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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