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내포신도시 예산권역 보성초·덕산중·고 개교 어쩌라고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가장 큰 매력은 교육자 특유의 권위의식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학생 금연 홍보 동영상을 촬영 중인 김지철 교육감. 교육청 제공)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가장 큰 매력은 교육자 특유의 권위의식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를 많이 접해본 것은 아니지만,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도 썰렁한 농담을 던질 정도로 격이 없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그런 김 교육감이 교육청의 홍보 동영상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근 것만 보면 지난해 8월 수능 100일을 앞두고 운동장을 달리는 동영상을 공개한 것을 비롯해, 추석을 앞둔 9월에는 설거지를 하며 평등명절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 올해 1월에는 버스기사로 변신해 배려교통문화 캠페인에 참여했고, 이달 19일에는 5월 31일 ‘금연의 날’ 맞아 아산 용화고 연극 동아리 학생들과 ‘학생 금연 홍보 동영상’을 찍었다.

교육청에 따르면 김 교육감은 이 동영상에서 ‘코믹 열연’을 펼쳤다. 해당 동영상은 편집 작업을 거쳐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다.

김 교육감의 홍보 동영상 출연 자체를 나무랄 일은 아니다. ‘학생 중심 충남교육’에 대한 김 교육감의 의지가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김 교육감이 동영상을 촬영한 19일, 교육부의 중앙투융자심사위원회(중투위)가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이럴 때인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주지하다시피 이날 중투위는 보성초와 덕산중, 덕산고 등 내포신도시 예산권역 학교의 신설 대체 이전 시기를 결정할 매우 중차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이미 한 차례 심사에서 밀려 2018년 3월 개교가 무산된 바 있다. 만에 하나 이번에도 불발될 경우 2019년 3월 개교로 미뤄야 할 상황이다.

중투위 심사위원들은 여전히 이들 학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포신도시 예산권역의 앞날이 갈수록 어두워지는 이유다.

이런 마당에 동영상을 찍으며 ‘코믹 열연’을 펼친 김 교육감을 어떻게 봐야 할까?

김 교육감이 중투위 심사위원들을 만나 이들 학교의 조속한 개교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였다는 이야기를 기자는 아직 듣지 못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학교 신설의 전제 조건인 인구 유입책(공동주택 건설)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했다는 소식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기획과 의도라고 해도 타이밍이 적절치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 된다.

김 교육감의 ‘코믹 열연’보다 내포신도시 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이 보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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