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맛집>초가집(대전시 서구 갈마동 쌍용아파트 주변)

두부김치로 유명해졌지만 두부김치수육과 닭볶음탕 더 인기

갓김치, 고들빼기, 파김치 등 맛깔난 김치와 뜨끈한 손두부, 잘 삶아진 돼지고기 수육은 환상적인 궁합이다. 여기에 막걸리까지 합쳐진다면 더할 나위 없는 한상차림이다.

대전시 서구 갈마동에 있는 ‘초가집’(대표 강희자·60)은 100% 국산 콩으로 제조한 손 두부를 각종 김치에 싸먹는 ‘두부김치‘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최근에는 가볍게 한잔하려는 직장인들에게 수육이 가미된 ’두부김치수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택가 골목길에 위치해 이곳 지리를 잘 모르는 사람은 찾기 힘든 곳이다. 이곳은 의자와 탁자모양도 제 각각이고 실내 분위기도 초가집이라는 상호에 걸맞게 허름하고 촌스럽다. 찌그러진 막걸리 주전자가 걸려있는 풍경은 그 옛날 허름한 대폿집 분위기 그대로다. 타임머신을 ‘응답하라1988’(응팔)로 되돌린 느낌이다. 그만큼 그리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감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는 손님들로 항상 북새통을 이룬다.

대표 메뉴인 두부김치는 모양새부터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커다란 접시에  직접 만든 손두부와 함께 갓김치, 파김치, 배추겉절이. 알타리김치, 고들빼기 김치, 무생채, 볶은 김치, 묵은지 등 9가지의 다양한 김치가 먹음직스럽게 펼쳐 나온다. 집에서 엄마가 해주던 익숙한 맛이다. 그래서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손두부는 모양새부터 남다르다. 반듯하게 썰어놓은 두부를 보면 반은 흰색이고, 반은 회색이다. 백태(하얀콩)와 서리태(검은콩)를 섞어 두부 한 판을 만들기 때문이다. 손두부 두부김치의 가격은 8년 동안 1만원을 받았다. 그동안 너무나 저렴하게 손님상에 냈지만 100% 국산 콩으로 두부를 만들다보니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해 처음으로 4월부터 3000원이 인상된다.

100%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와 직접 담근 김치 판매

두부수육은 요즘 뜨는 메뉴다. 두부김치에 잘 삶은 수육이 자리 잡아 푸짐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술안주로 최고의 인기다. 수육은 삼겹살이나 갈비와 달리 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쫄깃하고 부드러우면서 한약재 냄새나 잡 내 없이 깔끔하다.

여기에 사이드메뉴로 나오는 일명 ‘술국‘으로 불리는 우거지 국은 별미다. 북어대가리와 멸치 등으로 육수를 빼 총각김치와 직접 담근 된장을 풀어 만든 술국은 주당들에게 최고의 인기다. 이 술국만 있어도 안주가 충분하다.


묵은지가 통째로 들어간 전통방식의 묵은지 닭볶음탕도 맛과 푸짐함으로 회식메뉴로 인기다. 특히 녹두전이나 오징어가 들어간 김치전도 일품이다. 20여 가지 안주가 있지만 어떤 걸 시켜도 만족감을 준다.

강희자 대표는 전남 담양이 고향이지만 살아온 파란만장한 삶 때문에 이 동네에서는 ‘철인’으로 불린다. 담양여고 졸업 후 대전에 희귀병을 앓고 있던 장애인과 오랜 펜팔로 인연을 맺어 1982년 대전에 정착하면서 대전과 인연이 시작됐다. 하지만 그동안 ‘인간극장’에나 나올법한 힘든 삶의 역경이었다.


강 대표는 처음부터 음식점을 한 게 아니다. “17년 전 김치를 만들어 팔았는데 사기를 당하면서 쫄딱 망하고 빛 더미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탁자 1개인 식당으로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마당 앞에다 천막을 치고 장사를 해 민원도 많았지만 밤에는 김치 담고 낮에는 장사하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장사가 잘되니까 손님들이 두부도 함께 만들어 팔아보라고 해서 오늘의 두부김치가 탄생이 되고 이어 두부수육까지 판매하면서 8년이 지난 지금은 꽤나 유명한 집이 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은 손님들에게 유별나게 친절하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해서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학생들에게는 학창시절 추억으로 남으라고 밥도 그냥주기도 하고 음식도 후하게 퍼준다. 강 대표의 배려다.


강희자 대표, 파란만장 삶 속에 녹아있는 정직한 손맛의 대전맛집

“김치로 망했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실패의 원인은 포기입니다.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실패를 성공으로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정직하게 제일 좋은 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면 맛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강 대표는 지금도 변치 않고 김치와 두부를 만들어 판매를 한다.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은 모두 담가서 사용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거기다 문도 일찍 연다. 또 일찍 손님이 끊어져도 새벽 2시전에는 문을 닫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8년 동안 한 번도 노는 날이 없었다는 점이다. 모두 손님과 지켜야 하는 약속이기 때문이란다.


음식은 사람의 정성을 배신하지 않는다. 정다운 사람들과 가볍게 한잔 술이 당긴다면 서민의 냄새가 있고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낼 수 있는 막걸리 한잔이 기다리고 있는 곳 ‘초가집’으로 가보자.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예약문의:042-533-5667      강희자 대표 010-3449-4449
영업시간: 오전10-오전2시
휴일: 무휴
주소: 대전시 서구 갈마로85번길30(갈마동 396-16)좌석: 80석
차림표:두부김치 1만원, 두부수육 2만5000원, 묵은지 닭볶음탕(소) 1만8000원 (대)3만원, 김치전, 녹두전 6000원, 손칼국수 5000원, 막걸리 4000원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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