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51>

우리는 대체로 불신과 경쟁사회를 살고 있다라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인지 불신사회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경쟁사회에서 자기를 과시하기 위해 재능은 과장해서라도 드러내려고 한다.
그러나 옛 성현들은 거꾸로 ‘마음은 드러내고 재주는 감추라’ 하였다.

<채근담>에 보면 ‘군자지심사 천청일백 불가사인부지 군자지재화 옥온주장 불가사인이지’(君子之心事 天靑日白 不可使人不知 君子之才華  玉蘊珠藏 不可使人易知), 즉 ‘군자의 마음가짐은 푸른 하늘의 빛나는 태양처럼 남들로 하여금 모두 알아보게 해야 하며, 군자의 재능과 지혜는 옥구슬과 진주가 깊숙이 감추어진 것 같이 남들로 하여금 쉽사리 알게 해서는 안 된다’ 하였다.
다시 말해 ‘마음은 청천백일(靑天白日)처럼 드러내 놓고 재능은 보석처럼 깊이 감추라’는 것이다.

▴ 하늘이 내려주신 마음인 양심은 마음껏 드러내야 한다.

맹자의 성선설에 의하면 하늘은 인간누구나‘측은하게 여기는 마음’(惻隱之心)‘나의 잘못은 부끄러워하고 남의 잘못은 미워하는 마음’(羞惡之心)‘양보하는 마음’(辭讓之心)‘옳고 그름을 가리려는 마음’(是非之心)을 지니라고 내려 주셨다한다.
한 마디로 하늘의 마음인 양심을 지니며 살라하셨다는 것이다.

하늘이 내려준 마음인 양심을 지니며 살기 어려운 인간사회에서 양심을 지니며 행하고 사는 삶의 모습은 주위에 감동과 교화를 주게 된다.
우리사회에서 양심가들의 양심적 삶의 모습은 많은 감동과 교화를 주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하늘의 마음인 양심을 지니고 행하는 것이 바로 마음을 청천백일처럼 드러내는 것이라 하겠다.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비양심을 지녔기 때문이다.

▴ 그렇다. 양심은 삶을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만들고 비양심은 삶을 사암사소(私暗邪小)하게 만든다.

재능은 감추어라.

하늘이준 재능은 칼집 속에 칼처럼 필요할 때만 빼내어 휠둘어야 한다.
칼집 속에 칼을 함부로 보여주거나 아무 때나 휘둘러서는 안 되는 것처럼 재주나 지혜 역시 함부로 보여주거나 아무 때나 발휘해서는 안 된다.

▴ 세상 이치를 아는 군자는 자신의 재능을 꼭 필요한 때와 장소에서만 펼친다.
역사상 많은 공신들이 주군을 도와 큰 공을 세우고도 자신의 재능으로 인하여 시기와 질투를 받아 비극적 생을 마감한 사례는 참으로 많다.
후한서의 양수전에 나오는 양수(楊修)가 바로 그런 전형적인 예다.
양수는 조조 밑에서 주부(主簿)를 지낸 모사꾼으로 재주가 아주 비상했다.

어느 날 누군가가 조조에게 탕과 고기음식을 보내왔다.
조조는 그 음식 그릇위에 일합소(一合酥)라는 글을 써 붙여 놓았는데 이 글을 본 양수는 그 음식을 사람들과 한 입씩(一人一口) 나누어 먹었다.
이를 본 조조는 양수의 머리가 비상함을 알고 질투하기 시작했다.

위나라의 조조군대가 촉나라의 유비군대와 한중(漢中)을 서로 점령하기 위해 한창 싸울 때 일이다.
유비군대에 의해 식량 보급로를 차단당한 조조군대는 군량미와 병력면에서 최악의 상태였다.
진퇴양난에 빠진 조조는 한중 땅을 먹자니 먹을 것도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국그릇에 있는 닭갈비 즉 계륵(鷄肋)과 같다며 탄식했다.
그 뜻을 간파한 양수는 부하장수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고 조조는 제 멋대로 군령을 내린 양수를 참수하였지만 양수의 재능을 두려워했기 때문인 것이다.

물론 조조는 그 뒤에 군대를 철수 하였다. 양수의 죽음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자신의 재능을 드려내야 할 때와 장소를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명을 재촉한 것이라 하겠다.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야 할 때와 사람, 장소 그리고 감추어야 할 때와 사람, 장소를 잘 선택하는 것이 경쟁사회에서의 생존과 승리에 절대 필요한 지혜라 하겠다.

▴ 재능은 드러나지 않게 갈고 닦아야 한다.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빛을 감추고 어둠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재능이나 뜻은 밖으로 드러내지 말고 실력을 쌓으면서 때를 기다리라는 뜻이니 도광양회는 조직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경쟁전략이라 하겠다.

승진은 경쟁에서의 승리인 것이다.
승진의 목표를 향해 남모르게 어학공부 등 승진에 필요한 실력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마음껏 발휘해야 한다.

▴ 그렇다. 새는 나는 재주를 부리다가 화살에 맞지만 용은 구름 속에 오르는 모습을 감추고 하늘 끝까지 오른다.
재능은 함부로 드러내지 말고 도광양회하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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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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