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46>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저 세상이다. 저승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업(業)을 가지고 간다고 한다. 업(業)이란 ‘산스크리트’로 카르마(karman)라 하며, 살면서 몸(身)과 입(口)과 뜻(意), 즉 삼업(三業)으로 짓는 선악(善惡)의 소행이나 전생의 소행으로 말미암아 현세에서 받는 응보(應報)를 뜻한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전생에서 지은 업에 의해 현생의 삶이 이루어지고 현생에서 지은 업에 의해 내생(來生)의 삶이 결정된다 한다. 어느 스님은 이를 두고 ‘업 따라 왔다 업 따라 살다 업 따라 간다네’라고 말 하였다. 그러니까 누구나 죽을 때 선업(善業)이든 악업(惡業)이든 살면서 자기가 지은 업(業)을 가지고 간다는 뜻이다.

동양사상에 의하면 사람은 태어날 때 하늘기운인 양(陽)기운과 땅기운인 음(陰)기운을 받아서 태어난다고 한다. 이때 하늘기운인 양기운을 혼(魂)이라하고 땅기운인 음기운을 백(魄)이라고 하는데 이 혼백(魂魄)은 사람의 육체 속에 있다가 사람이 죽으면 혼(魂)은 왔던 하늘로 올라가 신(神)이 되고 백(魄)은 왔던 땅으로 돌아가 귀(鬼)가 된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은 이승에서 혼백을 지니고 살다가 저승에서는 귀신 즉 영혼으로 산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누구나 죽을 때 탁한 영혼이든 맑은 영혼이든 살면서 자기가 만든 영혼을 가지고 간다고 하겠다.

이러한 불교와 동양사상을 근거로 우리는 이승의 삶에서 선업(善業)을 짓고 맑은 영혼을 만들어 저승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가설(假說)을 해 볼 수 있겠다. 그러려면 이승의 삶에서 어떻게 해야 저승 갈 때 가지고갈 선업을 짓고 맑은 영혼을 만들 수 있을까? 그 답은 세심정혼(洗心淨魂)이다. 즉 이승의 삶에서 더러워진 마음(양심)을 닦고 탁해진 영혼을 맑게 하는 것이다.

세심정혼을 행하기 위해서는,

▴ 욕망의 끈을 놓아야 한다.

돈이나 권력, 명예는 세심정혼에는 금물이다. 그러므로 인생의 적당한 때에 이러한 것에 대한 욕망의 끈을 놓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 저승을 위한 세심정혼을 행해야 한다. 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은 이승의 세상만 알아 죽는 순간까지 온갖 욕망으로 세심정혼을 하지도 못한 채 저승에 가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

▴ 살면서 지은 죄업을 소멸시켜야 한다.

중생들에게 무소유의 큰 가르침을 주신 법정스님께서는 입적하시기 전에 ‘내가 지은 말과 글로 인해 불편을 드린 분들께 용서를 빈다’고 하셨다. 중생들에게 깨달음을 주고자 하신 주옥같은 말과 글도 스님께서는 스스로 지은 업이라 여기고 사죄의 말로서 소멸시키려 하셨다.

하물며 중생의 삶을 살면서 한 말과 생각 그리고 몸으로 지은 죄업은 말해서 무엇 하랴. 우리는 살면서 알게 모르게 말이나 생각 그리고 몸으로 자기 자신과 남에게 많은 죄업을 짓고 산다 하겠다. 그 중에서도 말로 지은 업 즉 구업(口業)이 제일 많고 무겁다 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항상 자기 성찰을 통하여 반성하고 새롭게 하여 몸과 말과 뜻으로 지은 죄업을 소멸시켜야 한다.

▴ 척(隻)을 짓지 말아야 한다.

예로부터 척을 지으면, 즉 남에게 원한을 사면 그 앙갚음은 후손까지 미친다 하여 절대 척짓지 말고 살라 하였다. 무당의 굿 원리는 원한에 의해 죽은 조상이나 사람의 원혼(怨魂)의 원한을 풀어주어서 영혼세계로 잘 갈수 있도록 하고 그로인하여 자손에게 내려진 재앙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라 하겠다. 이처럼 척, 즉 원한은 영혼세계까지도 그 악영향을 미친다 한다. 어쨌든 이승의 삶에서 절대 척 짓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혹여나 지은 척이 있다면 이승에서 소멸시켜 저승에 가지고 가지 말아야 한다.

▴ 세심정혼하는 후반기 인생을 살아야 한다.

一命一生의 인생에서 인생의 어느 때 즉 전반기 인생은 일, 돈, 출세 그리고 가정, 사회, 국가를 위한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인생의 어느 때 즉 후반기 인생에서는 이 모든 것을 놓고 세심정혼하는 자기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리하여 영원한 저 세상인 저승 즉 영혼의 세계를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 그렇다. 어머니 배속에서는 태어날 세상을 위해 기도하고 이 세상에서는 죽어서 갈 저 세상을 위해 기도하라 했다.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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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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