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45>

‘개라도 권력이 있게 되면 사람들은 그 개를 따른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서 왕위를 물러난 리어왕이 옛 시절을 회상하면서 하는 한탄이다. 우리 속담에도 ‘정승 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정작 정승이 죽으면 개도 안 온다’하였다.

이처럼 권력은 사람을 쥐락펴락 한다. 권력뿐만 아니다. 지위력(地位力) 금력(金力)도 사람을 모이게 하거나 흩어지게 하는 구심력이나 원심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을 이끌게 하는 또 하나의 힘은 지도력이다. 지도자에게 있어서 사람이나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능력 즉 지도력은 필수 조건이다.

지도자가 되려면 지도력만으로는 안 된다.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위와 권력, 運(때)이 모두 갖춰져야 성공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역사에 있어서 이순신 장군이야말로 탁월한 지도력 위에 지위(삼도수군통제사), 권력, 때(임진왜란)를 모두 갖춘 불세출의 성공 지도자라 하겠다. 지도자가 지도력 즉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사람의 마음을 감화시키거나 끌어당길 수 있는 지도자 자신의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 카리스마의 지혜를 목계지덕(木鷄之德)에서 찾아보기로 한다. 목계지덕(木鷄之德)은 장자의 달생(達生)편에 나오는 고사로서 목계(木鷄)는 ‘나무로 만든 닭’이라는 뜻이다.

닭싸움을 유난히 좋아하던 어느 왕이 당시 최고의 싸움닭 조련사인 기성자에게 최고의 싸움닭을 만들기 위한 훈련을 맡겼다. 훈련을 맡긴지 열흘이 지나 왕이 물었다. “이제 싸우기에 충분한가?” 이에 기성자는 “아직 멀었습니다. 닭이 강하긴 하나 교만하여 아직 자신이 최고인줄 알고 있습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을 때 기성자는‘아직 멀었습니다. 교만함은 버렸으나 상대 닭의 소리와 그림자에 너무 쉽게 반응합니다.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는 진중함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합니다.’ 또 열흘 뒤 왕이 물었을 때 기성자는‘아직 멀었습니다. 조급함은 버렸으나 상대 닭을 노려보는 눈초리가 너무 매섭고 공격적입니다. 그 공격적인 눈초리를 버려야 합니다.’

드디어 며칠 뒤 기성자는 흡족한 마음으로 왕에게 말했다. ‘이제 만족 할 만합니다. 상대 닭의 소리와 위협에도 쉽게 반응하지 않고 평정을 유지합니다. 멀리서 보면 나무로 깍은 닭(木鷄)처럼 보여 다른 닭들이 감히 덤비지 못하고 보기만 해도 도망 갈 것입니다.’

위의 고사(故事)에서 장자는 최고의 싸움닭을 목계(木鷄)라 하였고 목계가 되는 데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 하였다.‘

하나는, 자신이 제일이라는 교만함을 버리는 것. 둘은, 상대의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 셋은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인 눈초리를 버리는 것’이라 했다. 한마디로 목계가 최고의 싸움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어떠한 상황에도 동요하거나 흐트러짐 없이 기가 충만한 모습을 보임으로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라 하겠다. 바로 이러한 목계의 덕(木鷄之德)은 지도자가 지녀야 할 카리스마인 것이다. 카리스마의 지혜를 살펴보기로 한다.

▴ 겸손 카리스마를 지녀라. 교만은 사람을 흩어지게 하는 원심력 작용을 하나 겸손은 사람을 끌어 들이는 구심력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에 감화를 주어 끌리게 하는 겸손 카리스마를 지녀야 한다.

▴ 평정(平靜) 카리스마를 지녀라. 어떠한 위급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 상황에 기(氣)를 뺏기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여 다음 상황에 대처 할 수 있어야 한다. 극장에 불이 났을 때 누군가가 애국가를 선창하여 관중들을 당황케 하지 않고 질서를 유지하여 대피하게 할 수 있었던 사례는 누군가의 평정 카리스마 덕분이라 하겠다. 위난에 처한 군중에게는 평정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가 절대 필요하다 하겠다.

▴ 신비(神秘) 카리스마를 지녀라. 자신의 감정, 욕망, 뜻, 생활을 함부로 드러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자신을 드러내면 신비감이나 경외(敬畏)감이 없어진다. 신비감이나 경외감은 카리스마를 불러일으키는 촉매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신비 카리스마는 지도자나 연예인에게는 전술적으로 필요한 것이라 하겠다. 또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어 신비감이나 경외감으로서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 그렇다. 겸손 카리스마, 평정 카리스마, 신비 카리스마를 잃지 않도록……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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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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