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44>

인류문화 그리고 나 자신이 목표하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평화의 상태라 하겠다. 그래서 인류와 나 자신은 평화의 상태인 평화의 세계, 평화의 국가, 평화의 사회, 평화의 가정, 평화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인류의 문화와 나 자신의 삶에 있어서 최고의 화두는 평화가 아니겠는가. 평화의 어의(語義)를 살펴보면, 평화(平和)는 ‘평안하고 고요하다’는 뜻의 평(平)자와 ‘화합한다’는 뜻의 화(和)자가 합해진 합성어라 하겠다. 이처럼 평화(平和)라는 한자어의 平자와 和자의 뜻은 각각 다르다.‘平자’와‘和’자의 뜻에서 평화의 의미와 실천지혜를 찾아보기로 한다.

▴ 평화의 평(平)은 마음의 평정 즉 평정심(平靜心)을 의미한다.

평(平)자는 물위에 개구리밥이 평평하게 떠있는 모양의 상형문자로서 평평함 즉 평정(平靜)의 뜻을 지니고 있다.

당나라 문인이자 사상가인‘한유’는‘만물은 평정을 얻지 못하면 소리 내어 운다’했다. 초목은 본디 소리가 없으나 바람이 흔들면 소리 내 운다. 물은 본디 소리가 없으나 바람이 치면 소리 내어 운다. 금석은 본디 소리가 없지만 두들기면 소리 내 운다.

사람이 말을 하는 것도 도무지 어쩔 수가 없어서 말을 하는 것이고 노래를 하는 것은 생각이 있어서이고 우는 것은 가슴에 품은 바가 있어서다. 이처럼 만물이 소리를 내는 것은 모두가 평정하지 못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라 하였다.

본래 사람의 마음은 명경지수(明鏡止水)와 같이 밝고 고요한 것이다. 그러나 밝은 거울도 먼지가 끼이면 흐리게 되고 고요한 물도 바람이 불면 출렁인다. 이처럼 거울과 같이 밝은 사람의 마음이나 고요한 물과 같은 평정심도 욕망과 감정에 의해서 흐려지고 평정심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정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두 가지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

하나는, 욕망과 감정에 흔들리지 말고 항상 중정(中正)의 도리를 지키며 살라는 것이다. 오욕칠정(五慾七情) 중 가장 다스리기 어려운 감정이 분노와 욕망이다. 그래서 징분질욕(徵忿窒欲) 즉 분함을 참고 욕심을 막으라 했다.

분함 감정이 일어나거든 불을 끄는 것처럼 가라앉히고 욕심이 고개를 들거든 물 나오는 구멍을 막듯이 욕심의 구멍을 막아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기쁨, 즐거움, 좋아함 같은 좋은 감정도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오욕칠정의 모든 욕망과 감정은 절대 지나치지 않도록 삼가고 또 절제하여야 한다.

또 하나는, 양심을 지키며 살라는 것이다.

유학에서는 하늘이 주신 인간의 본성을 명덕(明德)이라 하는데 다른 말로 하면‘양심’이라 할 수 있다. 거울이 밝지 못한 것은 거울에 먼지가 끼었기 때문이요. 사람의 마음이 맑지 못한 것은 양심에 먼지가 끼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속에 사는 우리는 매일 거울의 먼지를 닦듯이 항상 양심의 먼지를 닦으며 살아야 한다.

양심이 맑으면 저절로 평정심이 유지되어 평안하게 된다. 그러나 비양심이 되면 평정심을 잃어 불안하게 된다. 음주운전을 하는 그 순간부터 집에 올 때까지 줄곧 불안한 것은 비 양심으로 인해 마음의 평정을 잃었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래서 평화의 평(平)자에는 욕망이나 감정 그리고 비 양심으로부터 나 자신을 극복하여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 수신관(修身觀)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하겠다.

▴ 평화의 화(和)는 화합(和合)을 의미한다.

화(和)자는‘밥(禾)이 입(口)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어느 한 사람의 입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입에 밥이 골고루 들어간다. 즉 ‘모든 사람이 골고루 잘 산다’는 의미로 풀이 해 볼 수 있겠다.

나 혼자만이 아닌 모든 사람이 골고루 잘 살려면 무엇보다 각자가 이기적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남을 배려하고 함께하려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평화의 화(和)자에는 이타(利他)와 배려 그리고 화합의 덕목을 지니고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처세관(處世觀)의 의미가 담겨있다 하겠다.

마음의 평정심을 잃지 않고 남과 화합하는 평화의 삶을 위한 5가지 실천 방법을 제시 하겠다. 1. 탐욕을 억제하라. 2. 분노의 감정을 다스려라. 3. 언제나 양심을 잃지 마라. 4. 이기적 욕심을 버려라. 5. 남을 배려하고 함께 하려는 자세를 지녀라.

▴ 그렇다. 하루가 평화로웠다면 그 하루는 신선(神仙)이 아니겠는가.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