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창호의 허튼소리] 전 충남 부여군 부군수

흔히들 ‘큰 것을 보지 못하고, 작은 것에 집착하는 사람’을 가리켜 ‘우물 안 개구리(井中之蛙)’라고 한다. ‘사안을 폭 넓게 보지 못하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또 ‘안목이 짧아 자기 잘난 줄만 아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이를 좀 더 알아보고자 ‘우물 안 개구리’를 검색어로 넣고 인터넷을 뒤져보았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바다를 알지 못 하고, 여름 벌레는 얼음(겨울)을 알지 못 한다’(井蛙不知海 夏蟲不知氷).

‘우물 속에 앉아 하늘을 본다’(坐井觀天).

이 말들 또한 ‘멀리 내다보지 못 한다’거나, ‘견문이 좁다’는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뜻 아니겠는가.  

우리 생활 주변에서도 유독 자기주장만을 하면서 자기가 옳다고 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제 삼자의 입장이 되어 지켜봐도 답답할 때가 있다. 때로는 상대방의 의견도 듣고 자기 반론을 펴야 하는데. 상대방의 의견은 아예 무시하고 자기주장만을 하면, 애시 당초 올바른 대화는 그른 것 아닌가.

지금 우리 정치권에서 하는 꼴이 꼭 이 모양이다. 사사건건 자기주장만을 내세우고 타협을 이루어 내지 못하고 있다. 제 잘난 줄만 아는 ‘우물 안 개구리’에 비유하기 딱 알맞다. 

개인 간의 말다툼이야 서로 술 한 잔 하며 풀면 그만이지만, 국민들의 편안한 삶을 책임진다는 정치인들이 말싸움만 하고 있다면 국민들로서는 답답한 일이다. 이들의 견문이 부족하고 안목이 짧아 주요 사안마다 그릇된 결정을 하거나, 아예 결정도 못하고 시간만 끌고 있다면 어쩌겠는가.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나라 정치 현실을 보면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위해 멀리 보는 안목도 없고, 오직 자기의 앞길만을 생각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다. 필자가 보기에는 여.야 할 것 없이 집안싸움만 하고 입법 활동은 등한히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민들의 삶을 살피지 않는다면 이들이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국회를 열어 놓고 놀기만 하면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먹고살기 바쁜 국민들은 솔직히 제1 야당이 쪼개지든, 여당이 친박이니 비박이니 피터지게 싸우든 별 관심이 없는 걸로 안다. “먹고 살게만 해 달라, 자식들 취직이나 되게 해 달라”고 외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정치인들은 국내.외 정세를 보는 안목이나 있는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우둔한 필자의 소견으로도 지금 세계경제는 죽을 쑤고 있다. 경제가 회복 기미에 들어 9년 만에 금리를 올린 미국은 경제가 좋다고 좋아하고 있지만, 유럽은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중국도 경제 성장률이 신통치 않아 자국의 돈 가치를 떨어뜨려서라도 수출을 늘리려 하고 있다. 일본도 돈 풀기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직 없다.

이런 와중에 우리 경제는 중국이 기술력에서 맞먹거나 오히려 추월을 하여 우리의 경쟁 상대는 이제 중국이 아니라 인도라는 말까지 나오는 판국이다. 수출이 줄면서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고는 있지만, 이는 수입이 같이 줄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꼭 좋은 일만도 아니다.

금리를 미국 따라 올릴 수도 없고, 경기를 살리려고 유럽 국가들처럼 돈을 마구 풀 수도 없는 실정이다. 특히, 금리를 올리면 외화를 붙잡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미 1200조원에 달한다는 가계부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자가 비싸지면 겨우 버티던 가계들마저도 무너질 우려가 있고, 행여나 집값마저 떨어지면 나라 경제가 어떻게 되겠는가. 더구나 겨우 살아나려는 내수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 것 아닌가.

외국에서는 ‘한국 경제는 추운 겨울에 이빨 빠진 호랑이’라거니, ‘혼을 잃은 호랑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다. 

정치인들이 제대로 된 안목이 있다면 나라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야 마땅하다. 입법 활동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국회에 제출된 경제 살리기 법안들마저 다루지 않는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무관심하다? 서비스산업 육성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자는 것도 반대 한다? 그러면 국회가 왜 필요한가. 문제가 있으면 문제 되는 곳을 바로잡아 법만은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 

이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정치인들은 걸러 내야 한다. 일하지 않는 머슴에게 비싼 새경을 줄 수는 없는 일이다. 

또, 우리나라의 인구는 2016년을 정점으로 점점 줄어들 것이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100년에 우리나라 인구가 지금의 반수인 2468만 명으로 줄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데이비드 콜맨 교수는 ‘인구 감소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고 한다.  

과연 우리 정치인들은 꿈,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한 일은 무엇인가? 테러가 판을 치고, 강대국들이 우리 주변에서 영토 다툼을 하는 국제정세를 제대로 읽고는 있는가?

아니면 우물 속 개구리처럼 자기 한 몸 편한 것에만 만족하고 있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내년 선거에서 안목 없는 정치인들을 족집게로 흰머리털 뽑듯이 솎아 내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정치인은 더 이상 쓸모가 없고 기대 가치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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