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41>

인생사나 세상사 모두가 인간의 의지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그 어떤 불가항력 적인 힘이 작용을 하는데 이것을 운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운명을 선택할 자유가 없다.

인간에게 운명을 선택 할 자유가 있다면 누가 불행한 운명을 택하랴. 그야말로 운명은 인간에게 있어서 싫건 좋건 무조건 받아야만 하는 자기의 몫인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 어로 운명의 신을 ‘몫’이라는 뜻의 모이라(moira)라고 한다. 그런데 하늘은 누구에게나 각자가 받아야 할 몫 즉 운명을 공평하게 주지 않는다.

어떤 사람에게는 후하게 주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박하게 준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으로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을 순순히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이 후하면 후한대로 박하면 박한대로 받아야 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최선의 방법이요 순리인 것이다.

▴운명은 극복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이다.

운명은 극복할 수 없고, 피할 수 없고, 무조건 짊어지어야 할 자기의 몫이라면 달게 받아야 함이 순리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운명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인 것이다.

하늘이 내려준 후복한 운명은 말할 것도 없지만 박복한 운명까지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채근담에서는 박복한 운명을 사랑하는 지혜를 이렇게 가르쳐 주었다.

‘운명이 설사 내게 복을 박하게 줄지라도 결코 이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덕을 두터이 쌓아 박복한 운명을 사랑하고 또한 운명이 만일 나의 육신을 고달프게 한다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그 고달픔을 사랑하고, 운명이 내 처지를 역경으로 몰아넣는다면 道(도)를 달성하여 그 역경을 사랑하라.’하였다.‘이러한 마음과 지혜로서 박복한 운명을 사랑하여 맞이한다면 하늘(운명)인들 나를 어찌 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

▴운명 사랑 법은 ‘진인사대천명’이다.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준 명(命)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돈다(運)하여 운명(運命)이다라고 풀이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하늘이 인간에게 운명을 내려 줄 때 영원히 후복하거나 영원히 박복하게 고정시켜서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후복함과 박복함을 번갈아 가면서 내려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사는 새옹지마(塞翁之馬) 즉 길, 흉, 화, 복이 반복 되는 것이라 했다. 문제는 인간이 하늘이 내려준 그 운명을 어떻게 받느냐 다시 말해 사랑하느냐하는 것이다. 답은 흥진비래와 고진감래이다.

나에게 성공, 승리, 흥성(興盛)과 같은 후복한 운명이 도래 했을 때는 흥진비래(興盡悲來) 즉 흥함이 다하면 슬픔이 온다. 다시 말해 흥성 뒤에는 쇠망(衰亡)이 찾아온다는 세상사 이치를 항상 가슴에 새겨서 성공하였을 때는 감사와 겸손, 절제, 절약 그리고 베풂으로서 후복한 운명을 맞이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유비무환(有備無患)으로서 언젠가 도래할 수 있는 쇠망 즉 박복한 운명에 대비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후복한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지혜인 것이다. 한마디로 ‘있을 때 잘해’이다.

세상사는 뜻대로 잘 될 때보다 힘들고 어려울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나에게 실패, 패배, 쇠망과 같은 박복한 운명이 도래했을 때는 고진감래(苦盡甘來) 즉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다시 말해 쇠망 뒤에는 흥성이 찾아온다는 세상 이치를 가슴에 새기어 어떠한 실패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권토중래(捲土重來)하라는 것이다.

실패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다 그러므로 그 실패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비판하여 그것을 발판으로 더 발전된 실력을 쌓고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면서 성공의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후복한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지혜인 것이다. 하늘은 누구에게나 성공잠재능력을 부여해 주셨기 때문에 성공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언젠가는 성공 할 수 있는 것이다.

불원천 불우인(不怨天 不尤人) 즉 ‘자신에게 닥쳐진 운명의 의미를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는다.’ 했다. 다시 말해 박복함과 후복함이 돌고 도는 운명의 이치를 알아서 후복한 운명이든 박복한 운명이든 닥쳐진 그 운명마다 최선을 다하며 사랑할 뿐 운명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 새옹지마와 같은 인간사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며 사는 것이 삶의 정답 아니겠는가.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