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변호사회, 9일 법관 평가 발표…조영범 판사 등 5명 우수 법관

대전에서 근무하는 판사들 중 재판을 잘하는 판사는 누굴까. 그리고 나쁜 판사들은 과연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까.

대전지방변호사회가 이같은 물음에 답을 내놨다. 대전변호사회는 9일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변호사회가 법관을 평가한 것은 올해가 세 번째다.

대전변호사회, 재판 잘하는 판사 5명 선정

평가 대상은 대전고등법원 관할 법원 중 대전과 충남지역 법원에서 근무하는 판사들이다. 평가는 판사들의 재판 진행 과정 및 판결 선고 결과 등 총 10가지 항목에 대해 A(100점), B(90점), C(80점), D(70점) E(60점) 5단계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5명이 선정됐다. 김용덕 부장판사(대전지방법원), 왕지훈 판사(대전가정법원), 이원범 부장판사(대전고등법원), 정선재 부장판사(대전고등법원), 조영범 부장판사(대전지방법원)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중 조영범 판사는 97.590점으로 최고 점수를 기록했으며, 나머지 4명의 판사들도 최하 점수가 95.764점일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재판 진행 과정에서 사건의 쟁점파악을 잘한 상태에서 품위있고 친절한 언행으로 공정한 재판과 함께 당사자들의 변론권을 충분히 보장했다는 점 때문이다.

상위 법관에 이어 평균점수 80점 미만을 받은 법관 3명도 선정했지만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하위법관들은 고압적인 재판 진행과 부적절한 언행 등이 문제시됐다.

대전변호사회는 이같은 조사 결과와 함께 판사들의 우수사례와 문제 사례도 공개했다. 우수 사례는 재판이 지연될 경우 당사자와 변호사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재판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말을 경청하며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모습들이 꼽혔다.

"변호사, 똑바로 변론해.. 돌아버리겠다"

반면, 문제 사례로는 4가지 행태가 지적됐다.

우선 부적절한 언행이나 태도다. 항소심 증거신청에 대해 "왜 1심에서 신청하지 않고 항소심에서 증인신청을 하느냐"며 짜증을 내거나 변호사를 향해 "변호사가 왜 이렇게 설명을 못하느냐. 돌아버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소송구조 사건에서 구조 당사자가 구속된 상태라서 의뢰인과 연락이 원활하지 못한 사정을 재판부에 말하였음에도, 재판장이 소송대리인에게 "똑바로 변론을 하라"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또 다른 판사는 "조정 불응시 패소판결하겠다"며 조정을 강권하는가 하면 조정 과정에서 나이많은 변호사에게 훈계와 인격 모욕성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는 게 변호사회 조사 결과다.

특히 검사가 증거 신청을 태만히 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는 반면, 피고인측의 증거신청이나 기일속행요청에 대해서는 "의미 없다"며 불이익을 주고, 변호인에게 핀잔을 주는 판사도 있었다.

대전변호사회는 이같은 법관 평가 결과를 소속 법원장과 대법원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대전변호사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온화하고 친절하게 재판을 진행하면서도 피고인들 및 변호사들의 말을 경청해 주는 법관들이 증가했다"며 "앞으로도 신속하면서 공정한 재판을 통한 사법부의 신뢰를 높이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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