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37>

교단에 서시는 분들이나 사회 저명인사 되시는 분들은 제자나 지인으로부터 혼례식 주례청탁을 많이 받을 것이다. 혼례(婚禮)는 관례(冠禮), 상례(喪禮), 제례(祭禮)와 함께 인륜대사(人倫大事)이다. 그러므로 혼례식은 일생동안 치르는 여러 의식(儀式) 중에서 가장 성스럽고 축복스러운 의식이라 하겠다.

참고로 혼인과 결혼의 뜻을 정확히 말하면 ‘혼인’(婚姻)은 남녀가 장가, 시집가는 것 즉 부부가 되는 것을 말하고 결혼(結婚)은 신랑 집과 신부 집이 서로 혼인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이 도령과 성춘향이 혼인하고 이씨 집안과 성씨집안은 결혼을 하는 것이라 하겠다.

요즈음은 성스럽고 축복스러워야 할 혼례식장이 형식적인 요식 행사장, 품앗이 장소로 전락되어 버리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그러다 보니 주례의 위상이나 주례사의 의미도 퇴색되어 가는 것 같다. 심지어 주례 없는 혼례도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아무리 스피드하고 짧아진 요즈음의 혼례식 세태라 해도 성스러움과 축복의 본질만은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례를 청탁하는 혼주나 청탁을 받은 주례 모두 주례와 주례사에 대한 의미를 숭고히 해야 할 것이다. 혼주가 주례를 택할 때 과시용 간판위주의 저명인사보다는 신랑, 신부를 진실로 격려하고 축복해 줄 수 있는 덕망 있는 스승이나 지인이 좋을 것이다. 주례 역시 형식적 주례가 아닌 진심어린 축복과 격려의 주례를 보아야 할 것이고 진정성 있는 주례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 주례를 보기 전에 신랑, 신부를 직접 면담하여 충분한 교감을 나누도록 해야 한다.

요즈음 일부 신랑, 신부는 바쁘다는 핑계로 혼례식 당일 식장에서 처음 주례와 면대하게 되고 주례는 신랑, 신부의 얼굴만 보고 주례를 보게 되니 그러고서야 어떻게 마음에 우러나오는 주례, 진심의 주례사를 할 수 있겠는가.

▴ 주례사 시간은 십여 분 정도가 적당하다.

예전에 주례사는 30분을 넘기는 대체로 긴 주례사였다. 주례사가 요즈음처럼 짧으면 오히려 성의가 없는 것처럼 여겼다. 그러나 요즈음은 혼례식도 짧아지고 주례사도 짧아져 혼례식 전체시간은 1시간을 넘지 않고 주례사 시간도 십여 분이 적당한 시간으로 되어있다.

▴ 주례사 내용은 신랑, 신부에게 가르침이 될 수 있는 실질적 내용이 되어야 한다.

주례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는 것은 주례사가 지루하다는 것이다. 주례사 내용이 부모님에게 효도하라는 등의 일반적이고 고루하면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신랑, 신부의 가슴에 실질적으로 와 닿고 하객들에게도 공감될 수 있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례사 내용을 좋은 글에서 찾으려하기 전에 신랑, 신부를 면담하여 신랑, 신부에게서 찾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신랑, 신부에게 맞는 실질적 주례사가 되고 하객들에게도 공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주례사 자료가 될 수 있는 글을 지면 관계상 몇 가지만 소개하겠다.

• 부부행복의 비결은 평소 서로에게 사랑, 용기, 위로가 되는 립 서비스를 자주 하는 것이다.

남편은 힘들어 하는 아내의 손을 꼭 잡으며‘당신 많이 힘들지’그리고 아내는 남편에게 항상 용기를 잃지 않도록‘당신이 최고야’와 같은 립서비스를 자주하라.

• 부부가 백년해로하며 사는 비결은 ‘여보’ ‘당신’으로 사는 것이다.

여보(女寶) 즉 서로를 보석(寶) 같이(如)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고, 당신(當身) 즉 서로(當)를 내 몸(身)같이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라.

• 83년 동안을 해로하며 행복하게 산 영국 어느 노부부의 비결은 ‘미안해 여보’ ‘알았어. 당신’이 두 마디였다고 한다.

서로 다투었을 때 오기와 자존심을 버리고 내가 먼저 웃으면서 다가가‘여보 미안해’하면 상대방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알았어. 당신’하고 받아 주어라.

• 부부싸움을 하게 될 때 동시에 화를 내며 싸우지 마라.

공도 마주서서보고 던지면 다친다. 한 사람이 던지면 상대는 받듯이 부부 싸움도 한 사람이 소프라노로 화를 내면 한 사람은 엘토로 받아서 하모니를 이루도록 하라

• 입술의 30초가 가슴의 30년이 된다.

아무리 화가 나도 상대방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막말은 하지 마라 화가 나서 서로에게 한 막말은 화해를 했다 해도 서로의 가슴에 상처로 남아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 갈등이나 분노의 마음을 품고 잠자리에 들지 마라.

분노와 갈등의 마음은 잠자리 들기 전에 풀어서 절대 잠자리에까지 가져가지 않도록 하라.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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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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