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영화 <굿바이>의 원작은 <떠나보내는 사람>이란 제목에서 의미심장함을 나타내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첼로리스트 다이고는 자신의 직업인 첼로리스트를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직업을 구하는 어느 날, 구인광고에서 ‘여행도우미’라는 광고를 보고 찾아간 곳은 염습사라는 직업이었다.

장례절차 중 일부인 시신을 염습하고, 화장하여 관에 넣는 일을 대행해 주는 업체에서 염습사로 직업을 전환하게 된다. 아내의 비난을 받으면서 시작했던 일. 다이고는 이 일을 통해 천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다이고는 세 종류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첫 번째 다른 사람의 배우자의 죽음, 두 번째 목욕탕 주인아주머니의 죽음(친구 어머니의 죽음), 세 번째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직접 장례절차를 돕게 된다. 죽은 사람을 위해서 염을 하는 것은 영원의 미를 추구하는 것으로, 냉정하고 정확하게 무엇보다 고결함과 숭고함을 의미하는 절차이다. 떠나보내는 준비를 도와주면서 가장 예쁜 모습으로 화장을 해준다. 다이고의 행동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고, 말 그대로 고결함을 느끼게 한다.

세 번째 아버지의 죽음에서 아버지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다이고. 직접 염습을 하면서 아버지 손에 꽉 쥔 돌편지를 보면서 아버지의 흐릿했던 얼굴이 점점 선명해지면서 흘리는 눈물. 그 눈물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숙명처럼 과거의 추억과 사랑이 오버랩되면서 마음의 슬픔의 물결이 출렁인다.

돌편지를 서로 전달하면서 가족의 대한 그리움으로 간직한 자기마음을 닮은 돌. 돌에서 느껴지는 감촉과 무게로써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것을 주고받는 것을 ‘돌편지’라 말했다.

죽는다는 건 헤어짐이 아니라, 다음 세상을 맞이하는 문이다. 죽음은 헌 것을 새것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사랑한다는 말보다 아름다운 인사 ‘굿바이’. ‘굿바이’ 인사의 억양에 따라 감정에 따라 듣는 사람에게 투사되는 부분은 매우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준다.

잘 사는 것 보다는 ‘잘 죽고 싶다’라는 것이 바람으로 존재하는 사람도 있다. ‘죽음만큼 다른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건 없다’라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눈물이 맺히는 이유는 무얼까.

삶과 죽음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같은 선상에 존재한다. 집 옆에 무덤이 있는 나라 프랑스에서도 죽음은 늘 삶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최고의 유산은 좋은 추억이다. 늦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과 또는 연인과 최고의 유산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보고 싶은 사람, 못 다한 말들을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어떨까. 출산준비, 입학준비, 취업준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준비를 하면서 죽음에 대해선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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