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영화 ‘포스마쥬어’는 스웨덴 영화감독의 작품이다. 늘 일에 쫓기던 남편 토마스의 가족 여행 속에서의 이야기다.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에서 가족휴가를 보내러 온 토마스 가족의 갈등현상을 볼 수 있다. 남편 토마스, 아내 에바, 딸 베라, 아들 해리와 함께 야외 리조트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산꼭대기에서 엄청난 양의 눈덩이가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한다. 이것이 진짜인지 혼란스러운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식당으로 돌진한다. 모두 공포에 휩싸였다. 가족들은 아빠인 토마스를 찾았지만 토마스는 핸드폰을 들고 본능적인 결정으로 혼자 도망을 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남편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된 한 가족. 가족의 신뢰의 대한 붕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가족의 형태를 재구성해가는 지혜로움을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어쩌면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 그대로를 보여주는 현실적인 영화라고 평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변보는 장면이 수차례 나온다. 여기서 ‘소변’이 주는 의미는 곧 ‘갈등 해소’를 의미하는 것 같다. 본능대로 움직이는 자신이 싫어서 우는 남편을 보며 함께 울어주는 가족들. 본능, 그 실체에서 벗어나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늘 일상에서 경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똑같은 상황을 겪으면서도 서로에게 기억되는 것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은 지금 현재에서도 수없이 이루어진다. 결국 보는 만큼 보는 것과 듣고 싶은 것만 들리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인간의 본성을 무의식의 개념으로 원인과 결과로써 해석하는 프로이드 학파에서 말하는 자아 방어기제에서 흔히 자기합리화, 투사, 동일시 등 많은 기제들을 사용하고 있다.

영화에서 나오는 남편 토마스는 본능 때문에 자신이 이런 거라고, 현실을 비난 왜곡하는 기만이라는 방어기제를, 아내 에바는 화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것처럼 웃는 모습에서 반동형성이란 방어기제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

적당한 방어기제는 필요하다. 영화의 장면마다 원목패션이 주는 따뜻함과 청소부가 등장할 때는 현실을 일깨워주는 시점에서 나타난다. 객관적인 현실화, 즉 제3의 눈으로 현실을 자각할 필요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아내 에바의 대화 내용 중 ‘좋은 호텔에서도 행복하지 않다’란 말이 많은 심오함을 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영화뿐만 아니라 현실 속에 있는 우리. 즉 우리는 사회적인 마스크를 사용해야 하며, 영화에서 나타내 주는 가족의 재구성은 불가항력임을, 피노키오의 코가 왜 계속 길어져야 했는지 그 이유를,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감정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것들의 자기인식은 누구에게나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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