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31>

독서는 어두운 인생길을 밝혀주는 등불이요. 헤매는 인생길을 안내해 주는 내비게이션이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인생의 필수다.‘옛 선비들의 독서법에서 독서의 의미와 방법을 되새겨 보기로 한다.

▴ 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독서성(讀書聲)이라했다.

‘꽃 빛, 달빛이 아름답다고 하나 가족의 환한 얼굴색만 못하고, 거문고 타는 소리, 바둑 두는 소리 좋다고 하나 자손들의 글 읽는 소리만 못함이라.’ 하였다. ‘허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낭랑하게 글 읽는‘독서성’(讀書聲)이요. 그 중에서도 자식이 책 읽는‘자제독서성’(子弟讀書聲)이라했다.

지금의 독서법은 거의가 묵독(黙讀)이지만 옛날에는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어서 글의 뜻을 깨우치게 하는 성독법(聲讀法)이었다. 글 읽는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이웃집 선비의 글 읽는 소리에 반해 짝사랑하다가 상사병으로 죽은 처녀이야기도 있다. 초등교육의 기본은 읽기, 쓰기, 셈하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즈음 아이들 대부분이 입 대신 눈으로 읽고, 손대신 자판을 두드리고, 머리대신 계산기로 셈하니 이러한 아이들에게서 어떻게 감성과 창의성, 인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옛날 서당에서 학동들의 글 읽는 소리가 온 마을에 울려 퍼졌듯이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길가에 까지 울려 퍼지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글은 입, 눈, 마음을 집중하여 읽어야 한다.’했다.

주자는 독서의 3가지 방법 즉 독서삼도(讀書三到)를 주창하였다.

책을 읽을 때는 입으로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口到) 눈으로는 딴 것을 보지 않고(眼到) 마음을 하나로 가다듬고(心到) 반복, 숙독하여야 그 뜻을 깨닫게 된다 하였다. 즉 책을 읽을 때는 삼매경(三昧境)에 빠지라는 것이다.

▴‘백번(여러 번) 읽으면 그 뜻을 저절로 알 수 있게 된다.’하였다.

후한말기 때 학자인‘동우’는 배움을 청하러 온 사람에게 “내게서 배우기보다 혼자 책을 백번 읽어라 그러면 뜻을 저절로 알 수 있게 된다.” 하면서 다시 돌려보냈다고 한다.

그래서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意自見) 즉 ‘책을 백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 하였다. 다시 말해 책을 읽을 때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반복해서 여러 번 읽다보면 저절로 뜻을 알게 되는 것이다.

▴‘여분(餘分)의 시간으로 독서를 하라.’ 하였다.

 ‘동우’가 제자들에게 학문의 방법으로 “먼저 책을 백번 읽어라.”하였더니 제자가 볼멘소리로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하자 동우는 그러면 “농사에 덜 바쁜 때인 겨울, 밤, 비올 때 책을 읽어라.” 하였다.

이 세 가지 때를 독서하기 좋은 여유로운 때라 하여 독서삼여(讀書三餘)라 한다. 생업이나 직장에 얽매는 시간외의 틈새기간을 독서시간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좋은 글쓰기는 다독(多讀)에서 비롯된다.’ 하였다.

‘유시민’은 ‘글쓰기 특강’에서 ‘책을 읽지 않고 타고난 재주만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글을 쓰고 싶다면 독서광이 되라 하였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多讀), ‘많이 쓰고’(多作)‘ 많이 생각하라.’(多商量) 하였다.

조선시대의 시인(詩人)이자 최고의 다독가(多讀家)였던 김득신(金得臣)은 그의 독수기(讀數記)라는 책에 자신이 읽는 책의 회수를 기록해 두었는데 만 번 이상 읽은 책이 36권이나 되었고 백이열전(伯夷列傳)은 무려 11만 3천 번이나 읽었다고 기록되어있다.

어렸을 때 천연두를 앓았던 그는 남보다 우둔하고 배움이 더뎠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조선 최고의 독서 왕이 될 정도로 읽고 또 읽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 덕에 59세에 과거에 합격하였고 또한 조선후기시대에 뛰어난 시인(詩人)으로서 명성을 날렸다. 김득신이 훌륭한 시(詩)를 쓸 수 있었던 그 원동력은 다독(多讀)이라 할 수 있다.

▴‘독서에는 사유(思惟)가 수반되어야 한다.’하였다.

공자는 배웠으면 그 배운 것을 사유(思惟)하여서(學而思) 완전한 자기지식(지혜)으로 만들어야 한다했다.

독서의 방법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는 것에만 그치지 말고 그 읽은 내용에 대해 깊이 사유(思惟)하여 자기의 지식(지혜)으로 만들어야 완전한 독서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책을 2, 3번 더 읽고 읽은 다음에는 읽은 내용에 자기 생각을 더하여 자기의 주관, 철학으로 승화시켜보는 습관이 필요하겠다. 자녀에게는 책을 사다만 주지 말고 반드시 독후감을 쓰는 습관을 교육시켜야 할 것이다.

▴ 그렇다. 책을 스승처럼 받들고 애인처럼 사랑하는 데서부터 독서의 맛(讀書之味)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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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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