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창호의 허튼소리] 전 충남 부여군 부군수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가 문득 생각난다. ‘뜨거운 여름 햇볕 속에서 개미는 땀을 흘리며 일하는데. 베짱이는 그늘 속에서 노래하며 놀았다. 수확의 계절이 되자 개미는 거둘 것이 많았지만, 베짱이는 거둘 게 전혀 없었다. 마침내 겨울이 오고,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베짱이가 개미네 집에 구걸을 하러 갔지만 개미가 문전박대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와 정반대되는 내용의 우스개가 있다. ‘뜨거운 햇볕아래 일하는 개미의 일터에서 베짱이가 늘 흥겨운 노래를 불렀다. 개미는 베짱이의 노래를 들으며 고된 줄 모르고 일했다. 수확을 마치자 개미들은 그 동안의 일들이 생각났다.

베짱이의 노래가 없었으면 일터가 얼마나 삭막하고 일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년에도 베짱이가 노래를 불러주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이다. 개미들이 회의를 열었는데, 결론은 베짱이에게 수확량을 조금 나눠주고, 내년 여름에도 일터 콘서트를 열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솝우화가 농업이 주를 이루던 시대에 적합했던 교훈이라면, 후자의 우스개는 현대 사회에 맞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농경사회도 아닐 뿐 아니라, 직업이 수 없이 분화되고 그 수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근면성을 버릴 수 없지만, 지금은 무턱대고 일만해서는 일한만큼 성과가 보장되지도 않는 시대다. 이 시대의 현실이고 문제다. 오히려 베짱이처럼 취향에 맞는 일을 즐기며 할 수 있어야 더 좋고 더 낫다. 개미와 같이 부지런해야 하는 일은 노동력에 의존하는 단순직종이고, 베짱이 같은 일은 전문직종이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는 단순 직종보다 전문 직종에 진출하거나 창업하는 것이 오히려 성공을 앞당기는 첩경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꼭 오래도록(대학 졸업하고도 몇 년씩) 취업 공부를 하고 스펙을 쌓아 대기업에 입사하려 하거나, 안정적인 사무직 위주의 직장만을 찾으려 하지 말고, 보다 젊었을 때 “전문 직종이나  창업에 도전해 보라”고 말이다. 

또, 일류 대학을 나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나는 엉뚱하다, 사고뭉치다”하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제조업에 소질이 있으면 제조업에, 특정 전문업에 취향이 맞으면 그 분야에 종사하거나, 그 분야에 맞는 창업에 도전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생뚱맞은 말인지 모르겠지만 애플사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예를 들어본다. IT 산업의 역사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인류의 생활상까지도 바꾸게 한 스티브 잡스도 어찌 보면 망나니였다. 대학도 다 마치지 못했다. 생부모한테 버림받고 양부모 밑에서 자란 탓인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마리화나나 LSD 같은 환각제에 취했다. 자유분방하면서 제멋대로인 별난 사람이었다. 그는 환각 속에서의 이상을 현실에 접목하려고 했다. 그가 위대한 것은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이를 성취해 냈다는 것이다.

1976년 약관의 21세 때 친구 한 명과 변변한 자금도 없이 애플 컴퓨터를 설립했다. 그의 양아버지의 차고에서다. 갖은 노력 끝에 매킨토시 컴퓨터를 선보이며 성공을 거뒀지만, 한 때 나마 회사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다시 애플사의 CEO가 돼  인류의 생활 방식을 바꾸는 아이폰을 세상에 내놨다. 환각 속의 이상을 현실에서 실현한 것이었다. 바로 과학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한 스마트 폰이다.

필자는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불굴의 의지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젊은 청년들은 큰 꿈을 갖고 도전해야 한다. 극심한 취업난에 힘겨워 하는 청년들이 안타까운 현실이기에 오히려 “젊은이여 힘을 내라, 전문 직종에 도전하라, 창업에 도전하라. 세계를 바꿔라”라고 말하고 싶다.
정부가 이런 젊은이들의 창업을 도와줬으면 좋겠다. 마침 박 대통령이 제안해 ‘청년 일자리 펀드’를 조성한다는데, 청년들의 창업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필자는 젊은이들을 위해 ‘월터 아이작슨’이 쓰고 ‘안진환’이 옮긴  ‘스티브 잡스’에 나오는 애플사의 광고 전문을 여기에 옮기면서, 엉성한 글을 마치려 한다.

“미친 자들을 위해 축배를. 부적응 자들. 반항아들. 사고뭉치들. 네모난 구멍에 박힌 둥근 말뚝 같은 이들.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사람들. 그들은 규칙을 싫어합니다. 또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말을 인용할 수도 있고,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또는 그들을 찬양하거나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할 수 없는 한 가지는 그들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을 보고 미쳤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천재로 봅니다.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자들...,..바로 그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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