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27>

‘새는 바람을 타고 물고기는 물을 타고 사람은 때를 탄다.’ 하였다. 다시 말해‘ 새는 바람의 변화에 적응하며 날고, 물고기는 물의 변화에 적응하며 헤엄치고, 사람은 때의 변화에 적응사며 산다.’라 하겠다. 이처럼 인생성공의 관건은‘때의 변화에 어떻게 잘 적응하며 사느냐.’즉 그 때 그 때에 맞는 삶을 얼마나 충실하게 사느냐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여야 때(時)의 변화에 잘 적응하며 사는 것일까? 주역의 첫 번째 괘(卦)인 중천건(重天乾)에서 그 답을 찾아보기로 한다. 건(乾)괘에서는 인생변화의 때를 4마리의 용에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4마리의 용을 통해 인생 성공의 지혜를 찾아보기로 하겠다.

▴‘힘을 기르면서 때를 기다려라. ’잠룡물용(潛龍勿用), 즉 ‘잠룡은 쓰지말라.’ 하였다.

첫 번째 단계인 잠룡(潛龍)은 물속에 잠겨서 힘을 기르는 용이다. 잠룡은 물속에서 충분히 힘을 기르면서 나갈 때를 기다려야 한다. 힘을 기르기 전에 밖에 나와서는 안 된다. 이를 인생에 대입하면, 충분히 실력을 기르기 전에 세상 뜻을 펼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광양회(韜光養悔), 즉 칼날의 빛을 칼집에 감추고 어둠속에서 힘을 기르듯이 자신의 뜻이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말고 인내하면서 세상에 나갈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아직 잠룡단계인데도 세상에 대한 욕망만으로 세상사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기(修己)는 잠룡단계요. 치인(治人)은 현룡, 비룡단계라 할 수 있는데, 그런데 치인(治人)하기엔 아직 함량미달인 잠룡들이 또 얼마나 많이 내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지려 할까 걱정이다.

▴‘때(天), 일터(地), 사람(人)을 얻었으면 뜻을 펼칠 일을 하라.’

현룡재전(見龍在田) 즉 ‘밖으로 모습을 드려낸 용이 밭(田)에 있다.’ 하였다. 두 번째 단계인 현룡(見龍)은‘모습을 드러낸 용이다.’잠룡으로 물속에서 때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어 밭(田)에 있다(在田)는 것이다. 여기에서 밭(田)은 용의 일터로 새겨도 무방할 것이다.

이를 인생에 대입하면, 뜻을 펼칠 수 있는 힘을 기르다가 때를 만나면 나와서 뜻을 펼칠 세상사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사를 펼칠 때와 일터를 만났다는 것은 하늘로부터 뜻을 펼칠 기회를 허락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완전히 뜻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와 줄 수 있는 능력자(大人)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이견대인(利見大人) 즉‘大人을 만나면 이롭다.’한 것이다.

▴‘성공하였으면 그 뜻을 마음껏 펼쳐라.’

비룡재천(飛龍在天) 즉 ‘나르는 용은 하늘에 있다.’ 하였다. 세 번째 단계인 비룡(飛龍)은 하늘을 나는 용이다. 용이 마음껏 날 수 있는 곳은 하늘이다.

용이 하늘에서 마음껏 나는 최고의 때를 만난 것이다. 이를 인생에 대입하면, 성공하여서 마음껏 그 뜻을 펼치는 때라 하겠다. 여기에도 능력 있는 인물의 조력(助力)이 있어야 그 뜻을 크게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정치인 같으면 능력 있는 보좌관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견대인(利見大人) 즉‘大人을 만나면 이롭다.’한 것이다.

▴ 성공의 자리에 너무 오래 머물지 말라.

항룡유회(亢龍有悔), 즉 ‘높이 오른 용은 후회함이 있다.’하였다. 항룡(亢龍)은 하늘에 오른 비룡이 오를 대로 올라 맨 꼭대기에 오른 용이므로 운이 다한 늙은 용이다. 더 오를 데가 없어 내려 올 수밖에 없다. 더 머물러 있어 보려고 미적거리다가 떨어져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인생에 대입하면, 물러나야 할 시기에 이를 거부하고 계속 자리에 연연하다가 추락함을 말한다. 장기집권을 누리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독재자들이 이에 속한다하겠다.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더 올라 갈데가 없어서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듯이 부와 권력이 정점에 달하면 무너질 위험이 있으니 항상 삼가고 조심하며 겸손 하라는 경계의 의미가 담겨 있다.

잠룡일 때는 힘을 갈고 닦으면서 겸손하게 때를 기다리는 지혜, 현룡일 때는 뜻을 펼치는 일터에서 겸손하게 성공을 위한 준비를 하는 지혜, 비룡일 때는 성공하여 겸손하게 뜻을 펼치는 지혜, 항룡일 때는 머뭇거리지 말고 겸손하게 물러나는 지혜, 이것이 바로 때의 변화에 지혜롭게 대처하며 사는 길로서 그 근본 덕목은‘겸손’ 이라 하겠다.

▴ 그렇다. 인생은 겸손으로서 때를 잘 운용(運用)하여야 한다.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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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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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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