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의 행복한 인성 이야기]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부대표| 동화작가

지인 선배 집에서 일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광고란에 ‘안녕하세요?’ 라는 문구와 함께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예쁜 사진이 보였다. 엘리베이터가 7층에 멈추었을 때 안면도 없는 20대 초반 여자가 나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는 것이다.

험한 세상에 초면에 나에게 인사를 했으니 잠시 당황했지만, 나 역시 웃으며 “네, 안녕하세요?” 답례 하며 조용히 물었다. “혹시, 저에게 수업 받은 적 있으세요?”

여자가 답했다. “아니요,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으니 인사 한 것 뿐 인데요.”

순간 당황하며 나도 모르게 두 가지 생각이 스쳤다. ‘참 잘 배웠다.’ 그리고 ‘품격 있는 아파트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파트 이미지와 여자의 격이 확 올라갔던 기억이다.

직장인 처세를 넘어 성공적인 삶을 위해 관계를 강조하는《인간관계가 답이다》에는 업무적 네트워크는 현재의 성과에 도움을 주지만 관계적 네트워크는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이가 성인이 되어 직장을 다닐 때 업무와 관계의 우선순위를 생각할 때 관계를 앞에 두어야 한다.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인정받는 것이다. 인사를 잘하는 것 하나만 인정받아도 아이는 자존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결국 인간관계의 첫 번째 요소는 ‘인사가 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성의 시작과 끝도 역시 인사다.  

일본인들의 자녀 교육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철저하다. 매사에 빈틈없고 철저하게 처리하는 생활 태도는 올바른 생활 문화를 형성해나가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 지나치리만큼 애교가 넘치는 인사예절은 오늘의 일본을 키운 원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고·미·안’ 운동이 있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안녕하세요? (고 미 안)에 대한 머리글자로 공손함과 존경심이 묻어나는 인사법이다. 이처럼 배우고 익혀서 습득하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인사문화 정착, 인사 예절 교육 실천으로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다.

내가 먼저 친절하게 인사로 소통하는 생활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다. 자녀는 물론 부모도 인사의 기본원칙을 알아야 신뢰와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다. 기본적인 원칙이다. 그러나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기본 원칙에 어긋나면 훗날 복구하기는 힘들다.

조기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때에 가장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인성교육이다. 언어교육보다 논리수학 교육이나 예체능 교육보다 가장 우선 되어야 할 것은 인성이다. 그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인사 예절 교육이라고 하겠다. 어른들의 작은 행동 하나 하나는 아이들에게 표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마땅히 바로잡아야 한다.

부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식들에게는 '선생님'이다. 아이는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기 때문에 교육 효과가 빠르게 진행되어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인사예절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엘리베이터 아가씨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는 까닭이다. 모든 예절의 기본인 인사로 품격 있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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