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 古典] 217

어떻게 살아야‘험난한 세상, 혼란스런 세상에서 누(累) 됨이 없는 한평생을 살며 죽어서도 명예를 남길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이것이 인생의 화두(話頭)이다.
그래서‘미귀삼척토, 난보백년신(未歸三尺土, 難保百年身) 이귀삼척토난보백년분’(已歸三尺土難保百年墳)‘석자의 무덤으로 돌아가기 전에는 평생 동안 몸을 보전하기 어렵고 석자의 무덤으로 돌아간 후에는 백 년 동안 무덤을 보전하기 어렵다.’하였다.
다시 말해 한평생 누(累)됨이 없이 살기가 어렵고 죽어서 오랫동안 누됨이 없는 명예를 보전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한 평생을 누됨이 없이 살고, 죽어서도 자손이나 사회에 누됨이 없는 명예를 남길 수 있는 삶을 살기위해 어떠한 인생관과 처세관으로 살아야 할까? 이에 대한 지혜를‘굴원’의 인생관과 삶, 채근담의 글에서 찾아보기로 한다.

▴ 어떠한 처지에 있더라도 고결(高潔)한 인생관을 지니며 살아야한다.
지금부터 약 2300여 년 전 중국 전국시대 초(楚)나라에 비운의 충신이었던 굴원(屈原)의 삶을 재조명해 보겠다.
굴원은 초나라 사람으로 좌의정에 해당하는 벼슬을 하며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 하였으나 정적(政敵)의 모함을 받아 결국은 조정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그 뒤 멱라강에 투신하여 한 많은 삶을 마감한 것이다.

조정에서 쫓겨난 굴원은 투신하여 죽기 전까지 속세를 떠나 고기를 잡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어부가 굴원에게 물었다.
“당신은 삼려대부(三閭大夫)가 아니십니까. 어쩌다 이런 처지가 되셨습니까?”
이에 굴원이 한숨을 내쉬며 말하기를“온 세상이 더러운데 나 혼자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취해있는데 나 혼자 멀쩡히 깨어 있으니 이렇게 쫓겨 날수 밖에요.”

그러자 어부가“총명한 사람은 자기 생각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순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온 세상이 더럽다면 그 것에 옳고 그름의 기준을 맞추고 그들과 한편이 되면 되지 않겠습니까,모든 사람이 취했다면 당신도 그들이 먹다 남은 술지게미를 마시고 그들과 함께 취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어째서 고집스럽게 미덕만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부의 이 말은 고려 말‘이방원’이‘정몽주’의 마음을 떠 보기위해 지은‘하여가’(何如歌)와 그 의미가 같다하겠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 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굴원은 자신의 뜻을 결연히 말했다.
“방금 머리를 감은 사람은 갓에 묻은 먼지를 떨어내고서 쓰고, 방금 목욕을 한 사람은 옷에 묻은 먼지를 떨어내고서 입어야 한다했소‘어찌 깨끗한 몸으로 세상의 더러움과 가까이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차라리 강물에 뛰어들어 물고기 밥이 될지언정 깨끗한 마음을 속세의 먼지로 더럽히지는 않을 것이요.”
"
굴원의 이 말은 이방원의‘하여가’(何如歌)에 답하는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와 그 의미가 같다하겠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
 
굴원의 이러한 의지를 알고 난 어부는 뜻 모를 웃음을 남기고 떠났고 굴원은 그 후 돌을 품고 멱라강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흐린 세상 속에서 독야청청한 굴원의 인생관,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끊은 고결한 굴원의 삶은 세상 사람들에게 칭송 받을 만하다 하겠다.
그러나 무언가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아 있다. 그것을 채근담의 글에서 찾아보겠다.

▴ 간직하고 있는 고결한 뜻을 세상에 실현하려는 용기의 처세관을 지니며 살아야 한다.

불염불용(不染不用)‘물들지 않고 쓰지 않는 게 더 깨끗하고 고상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권세와 명리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을 깨끗하다고 하나 가까이 하면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을 더 깨끗하다 하겠다.
잔재주와 권모술수를 모르는 사람을 진솔하다고 하나 알면서도 쓰지 않는 사람은 더욱 진솔하다 하겠다.

굴원은 혼탁한 세상에서도 홀로 독야청정하며 지조를 지켰다.
그래서 고결한 사람이라 평할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목숨을 끊지 말고 그러한 용기로서 혼탁한 세상 속에서도 숭고한 뜻을 펼치며 살려했더라면 그는 더욱 고결한 사람으로 평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하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다.

아무리 혼탁한 세상, 험난한 세상에 살더라도 고결한 인생관을 잃지 말며 또한 그러한 인생관을 세상 속에서 실현하려는 용기의 처세관을 가지고 산다면 누됨이 없는 삶, 명예로운 삶이 될 것이다.
연꽃이 아름다움과 감동을 더해주는 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도 아름다운 자태를 잃지 않고 피어났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 그렇다. 마음 속 양심으로만 아쉽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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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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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3시 ~ 15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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