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홍콩 트램 2, 도시에서 배우는 것, 마케팅 투어

도시 마케팅 순례,
 
비가 내린다. 

내일은 돌아가는데 날이다.
오늘은 사람을 만나지 않고 혼자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다


홍콩의 중앙, 센트럴로 가서 트램을 타기로 했다.
 
도쿄, 상하이, 싱가포르처럼 수 년에 걸쳐 특정한 도시를 집중적으로 오가다 보면 
자신의 주거지에서 방황하는 것 같은 느낌처럼 새로운 구경거리를 찾는 것에 피로를 느낀다.
​이럴 때는
어떤 방향이든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오던지 홍콩에 있다면 노면을 따라 올라오는 트램에 타고 끝까지 갔다가 맞은편까지 돌아온다.


이것은 제주(祭酒)를 돌리는 향례처럼 도시 여행을 정화하는 나만의 방식이다.

도시 트램에 올라서 천천히 달리는 속도에 맞추어 도시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시티 투어가 된다.
 
나는 지금 천천히 달리는 트램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며 손에 들고 있는 지도에 가는 방향을 맞추어 본다. 지면 속의 선들과 표식이 트램이 달리는 노선의 표지가 일치되면서 도시 전체와 시각으로 담기는 부분이 결합된다.  머릿속 도시 윤곽이 지도 위에서 시야에서도 뚜렸해진다.


내가 원하는 것은 특정한 목적지가 아니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날아가는 지형과 시설이 있다. 상권의 분포와 도시 마케팅의 요소, 오랫동안 진화했거나 최근에 탄생한 프랜차이즈, 사람들이 몰리고 빠져나가는 동선과 군중의 반응들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연산 작용을 한다.  
 
살아있는 도시는 지속적으로 성형을 한다.

밀집된 빌딩들 사이에서 재건축을 위해 방진포로 둘둘 말아놓은  건물이 보였다.
홍콩 같은 오래된 도시의 구 도심권에 건설 건축의 신규 발주는 쉽지 않다. 쓰던 건물을 다시 단장하고 인테리어를 바꾸어 수요를 만들어 내는 사람의 작품이다.


이곳은 세상의 마켓 윈도이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광고판에 눈길이 머문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이 도시에 모든 것은 광고이다.
홍콩에는 무방비로 남은 공간은 없다.  
팀버랜드가 버스 광고를 하고 있었다.
도시의 군화?를 생산하는 회사가 옷 가지로 라인을 확장했는가 보다.


한국 광고를 찾아보았다.

삼성, 엘지, 현대 말고는 찾을 수 없었다.
정관장도 반짝 버스 광고를 하고 사라졌다.

광고는 전략적인 것으로
반복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

광고는 당시에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하는 것이다.
2018년에 동계 올림픽을 하는 평창도 지금부터 광고를 해야 한다.
광고는 2018년에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규칙적으로 고정적으로 지속적으로,
한국의 지자체 역시도 도시 광고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타깃을 잡아서 전략적으로 예산 효율적으로 지속적으로.

대전시가 사이언스 시티라는 것을 아는 한국인은 있다.  
그러나 이것을 세상이 알아야 한다.
그래야 외자가 들어오고 기업이 들어온다. 


사업자의 성지 순례

나는 트램의 이층에 있다.
아래로 홍콩계 디스카운트 스토아 웰컴이 보인다.
나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홍콩을 대표하는 글로벌 유통 체인인 웰컴, 파큰숍, 왓슨의 관계자들을 통해 이 거대 조직의 상품 구성과 입점 절차, 프로모션의 전술을 배웠다.

welcom의 빨간 바탕에 흰 글씨와 노란색 한자 표식,
많은 사람들은 지나치고 어떤 사람들은 관심이 없을 테지만
이곳들은 유통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순례지였고 나는 이 간판만으로도 마음이 짠 ~ 해오는 
시인 박인환의 벤치 같은 것이었다.


도심 골목에 노점들이 줄이어져 있다.
도대체 이런 곳에 소방도로는 어떻게 확보를 하며 화재가 났을 때 어떻게 불길을 잡을지 걱정이 들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화장품 유통체인이 사사 sasa가 보인다.
 
사사는 홍콩 주요 거리에 40 개 이상의 지점을 낸 화장품 활인 프랜차이즈로서 보디숍, 이니스프리와 싸우며 중화권의 화장품 유통을 장악하고 있다.


트램은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천천히 정확히 건견하게 도심 속으로, 삶의 공간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업종의 본질

맥도널드가 보인다.

세상에 맥도널드에서 파는 햄버거를 보고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없지만
중화권에서 맥도널드의 전략은 먹거리로 휴게 공간을 제공하는 임대업에 가깝다.
지친 사람들이 걷다가 햄버거로 식사를 때우고 다시 거리로 나서기 전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 같은 것, 회전율을 중시하는 모텔과 같은 업종의 기업.


은행들도 도심에서 격전을 치르고 있었다.

중국은행, 스탠더드 차 터 리드은행, HSBC... 한 거리에 다 들어 있다. 
​한국에서 보면 외국계 은행이지만 우리 삶 속에 점차 뿌리박히고 있다. ​고교 동기들도 몇 사람은 HSBC에서 근무를 했고 한 사람은 아직도 스탠다드차더리드에서 월급을 받고 있다.


트램은 거리의 풍경을 서서히 만화경처럼 바꾸어주었다.
이 슬라이드는 도시는 일정한 패턴으로 연결이 되어있다.
활인 매장 웰컴이 다시 보이고 KFC는 건물 이층으로 올라갔고  금과 은, 보석을 파는 프랜차이즈주다 복과 주생생 사이에서 살아남은 만복진보가 보인다. 홍콩 시장에 상장한 주대복과 주생생은 격화된 경쟁으로 수익을 만들기에 어려움이 있다. 홍콩의 보석은 홍콩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니다. 홍콩으로 온 중국 대륙인, 쇼핑 천국으로 몰려든 외국인, 어데를 가든지 보석을 좋아하는 여자들과 그 여자들 입막음을 해야 하는 남자들이 구매를 한다.

일등 이등 브랜드들이 결합되면 사람들은 몰려들고 지역은 활기를 띤다.
노점상들도 살수 있고 영세 상인들도 이 생태계에 살 수가 있다.

상권은 생태계와 같은 것, 영세 상인이 사는 길.

​복합상권이 함께 사는 길이다. 

큰 놈이 들어오면 다 죽는다고 하는데 내가 100 개 이상의 도시를 관찰한 결과 함께 사는 방법이 있다. 서울 영등포는 신세계, 롯데, 애경 백화점, 활인매장 다 있어도 지하상가, 식당, 술집, 작은 점포들의 장사가 잘 된다. 이 센 자식? 들이 오지 않았다면 초라한  슬럼이 되었을 것이다. 시장이 죽는 곳은 사람들이 찾는 않는 지역이고 상권이 형성되지 않는 곳에 장사를 하는 것은 망하는 것이다. 대기업도 영세상인과 함께 사는 조화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홍콩의 침사추이, 오사카의 난파를 살펴보면 대 중소 상생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홍콩의 교통 체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을 잡았다.

노면의 차선 중심으로 트램이 지나가고 고가에는 버스들이 달린다.
처음부터 이렇게 설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인구 증가와 밀집이 이런 식으로 교통 체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도시 문제를 다 푼 것은 아니었다.
홍콩의 도심, 저녁 퇴근 시간 정체는 지독해서 트램을 탄 나는 이 골목에서만 반 시간 이상 잡혀 있었다.



트램을 타고서도 비가 오는데 마음도 심란해서 밥 생각이 없었지만 드디어 허기가 왔다.


홍콩 트램, 종점에 도착했다.
센트럴에서 여기까지 두 시간이 넘었다. 

 



강대훈 화동무역 대표  
수출전문가, 글로벌마케터, 창업컨설턴트, 
서울통상지원센터 자문교수, KOTRA 서비스자문위원, 
중기청 해외민간네트워크(일본 츠쿠바), 서울시 SBA 상해무역사무소, 
우송대학 가족회사, (전) JCI바르셀로나 세계대회 수상심사위원,
(전) 금산세계인삼엑스포 위원, VIMAT CORPORATION 외 20여개 나라 마케팅AG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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