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 古典] 216

현대인은 참으로 복잡다난한 일과 무한경쟁의 압박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이 더 높은 것을 갖기 위해 몸부림치며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 경쟁, 욕망이 내 인생의 갑(甲)이 되어 나를 농락하고 있는 것이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고귀한 내 자신이 을(乙)로 전락하여 갑(甲)인 일, 경쟁, 욕망에게 갑질 당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범인(凡人)으로서 어찌 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남과의 경쟁에서 승리자가 되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고 싶은 것이 우리 범인(凡人)들의 당연한 바람이 아니겠는가.

문제는 甲이 되어 나를 짓누르고 있는 일, 경쟁, 욕망과 같은 세상사를 어떻게 맞이하며 살아야 하는 가이다.
답은 내 자신이 갑(甲)이 되어 을(乙)인 세상사를 갑질하며 사는 것이다.
내 자신이 일, 경쟁, 욕망의 주인이 되어 그것들을 다스리며 살아야 한다.

이에 대한 지혜를 더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 당나라의 선승(禪僧)‘임제’(臨濟)는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가는 곳마다 네 자신이 주인이 되어라 그러면 네가 서 있는 곳이 모두 진리이다.’하였다.
이 말을 다시‘네 자신이 만사만물의 주인이 되어라.’그리고‘항상 진리의 자리에서 있어라.’라고도 풀이해 볼 수 있다.

▴‘내가 만사만물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돈이나 권력, 명예에 대한 욕망은 범인(凡人)으로서 당연한 욕망이며 나쁘다 할 수 없다.
단지 그것을 추구함에 있어서 정도(正道)로서 과욕(過慾)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도 부귀구지재도(富貴求之在道) 즉 부귀를 구하려 함에는 정도(正道)로서 구해야 한다고 했다.

돈이나 권력, 명예를 추구함에 있어서 정도(正道)로서 과욕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내 자신이 만사만물의 주인이 되어 다스리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사도(邪道)로서 구하려 하고 과욕하려 한다면 도리어 그것들의 노예가 되어 갑질을 당하다가 끝내는 파멸하게 된다.

오늘날 소위 성공자,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도 성공과 공적을 이루고도 돈, 권력, 명예의 욕망의 노예가 되어 갑질을 당하다가 파멸함을 보고 있지 않은가.
내가 돈, 권력, 명예를 좇아가면 나는 그것의 종이 되지만 돈, 권력, 명예가 저절로 나를 좇아오도록 하면 나는 그것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 어느 곳이든지 진리(眞)의 자리에 서 있도록 하여야 한다.

믿음(信)에는 의(義)로움이 전제되어야 한다.
도둑들이 도둑질을 하기 위해 서로 간에 한 약속은 불의(不義)의 약속이기 때문에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배신(背信)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신(信)에는 반드시 의(義)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신의(信義)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고귀한 뜻이나 일, 행함에도 진리가 전제되지 않으면 그것은 오히려 해악(害惡)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생각, 뜻, 일, 행함이 이익이 된다 해도 진리 즉 정도(正道)가 아니라면 멈출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견리사의(見利思義)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의로움인지 즉 진리에 어긋나지 않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6가지에 초연하여야 한다.’(六然)

중국 명나라 학자‘육상객’은 자신이 만사만물의 주인으로 살고 또한 항상 진리의 자리에 서 있기 위해서 실천하여야 할 6가지 덕목을 제시했다.
1. 자처초연(自處超然)‘네 자신에 초연하라.’
   다시 말해, 자신의 욕망이나 감정에 흔들리지 말고 초연하게 자신이 욕망이나 감정을 다스리는
     주인이 되어야 한다.

2. 처인초연(處人超然)‘남의 말이나 유혹에 초연하라.’
   다시 말해, 남의 말이나 유혹에 초연하여 자기중심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3. 유사초연(有事超然)‘일에 초연하라.’
   다시 말해, 일이 아무리 복잡다난하더라도 초연하여 일에 부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4.무사초연(無事超然)‘일이 없더라도 초연하라.’ 
  일이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것,
  그러므로 일이 없다고 불안 초조해 하지 말고 초연한 마음으로 일이 올 때를 대비하여 항상 준비
    하고 노력해야 한다.

5. 득의담연(得意澹然)‘뜻을 이루고 성공해도 담담 하라.’
   다시 말해 성공의 축배를 빨리 내려놓고 초연한 마음으로 겸손하고 근면하게 그 성공을 지켜나
     가야 한다.

6. 실의태연(失意泰然)‘실패하였더라도 태연 하라.’
   실패는 솟아날 구멍이 없는 좌절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하늘의 가혹한 담금질이다.
   초연한 마음으로 그 실패를 겸허히 받아서 또다시 시작해야 한다.

▴ 그렇다. 내 자신이 甲이요. 돈, 권력, 명예는 乙이다.<!--[end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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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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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3시 ~ 15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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