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자존감은 말 그대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아이가 스스로에게 자부심과 자신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스스로의 기준에 따라 능동적이고 긍정적으로 삶을 사는데 필요한 감정이다.

아이의 자존감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기초 작업이 필요하다.

첫째, 칭찬의 초점을 엄마가 아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말하기도 습관이다. 어려서부터 미안할 때 “미안합니다”, 고마울 때 “고맙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하면 커서는 그런 말이 잘 안 나오게 된다. 실수라도 그런 말을 불쑥 내뱉으면 남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지 걱정부터 앞선다.

특히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부모의 만족도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그만한 성취를 내기까지 노력한 과정과 아이 스스로의 기쁨, 자랑스러움에 중점을 두어 칭찬을 해야 한다. 자녀에게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습관을 길러주면 예의 바르고 매사에 태도를 분명하게 하는 사려 깊은 사람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말하기는 일상 속에서 습관이 되어야 한다.

둘째, 아이들이 말하기와 표현하기를 할 때 그 때와 장소를 잘 구분해야한다. 솔직한 것이 좋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아무에게나 모든 것을 다 공개적으로 털어놓도록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그렇게 되면 그 대상이 누구이건 어떤 파급효과가 올지 예상도 못 한 채 그것과는 무관하게 자기 생각을 너무 적나라하게 다 털어놓아 분위기를 망치거나 눈치 없는 성인으로 자랄 수 있게 된다.

만약 어린 자녀가 남 앞에서 부모가 민망해할 내용을 공개적으로 말하게 될 경우 그 자리에서 감정적으로 화를 내서 통제하거나 주변의 시선을 끌기보다는 그 자리를 파한 다음 반드시 자녀를 다시 불러 그것이 어떤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또 자녀가 부모의 설명을 이해한 다음, 그 이후부터는 기존 자신의 방식으로 말하지 않도록 다짐을 받아두는 것도 좋다. 물론 이런 경우 자녀를 윽박지르기보다는 “너라면 그런 말을 듣고 어떻게 생각하겠어?” “너라면 기분이 어떨까?” 식으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일 수 있지만, 습관이 반복되면 몸으로 체득되면서 익숙해질 때까지 수천 번, 수만 번 반복해야 할 것이다. 결국 자신에게 스스로 상황과 대상에 맞는 말하기에 대한 개념을 익히도록 해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긍정적으로 말하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어려서부터 자녀의 기를 살려준다고 생각나는 대로 표현하도록 자유롭게 놔두고 이를 자칫 방치하면 자신의 말이 왜 남에게 환영받지 못하는지 조차 판단하지 못한 채 성인으로 자랄 수 있는 여지를 두게 된다.

아이들은 때론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그만두기 위해 자신의 기분이 나쁘다는 사실을 최대한 과장되게 표현하여 알리기 위해서 거칠게 말하게 된다. 그러한 태도들은 습관이 되고, 더욱 격해지고, 나아가서는 대화의 단절까지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피아노학원에 너무 가기 싫은 아이에게는 “요즘 피아노 안 배우는 아이가 있는 줄 아니?”라고 단정적이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피아노 배우는 애들이 많아. 아마도?”라고 말을 하거나 “피아노를 배우면 이런 점이 좋다”라는 식으로 말을 바꿔서 말해야 한다. 같은 내용도 “나쁘다” 보다는 “좋지 않다”, “피아노 안 배우는 아이들이 없다” 보다는 “많은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울 것이다”로 바꾸어 말하는 것이 설득력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어떤 사물을 바라보거나, 판단을 할 때도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의 요소로 다가갈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다. 어려서부터 긍정적이고 세련된 표현법을 익히고, 답습하다보면 더 많은 포용력과 이해로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말 한마디가 천 냥 빚 갚는다’고 말하는 것처럼 말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들의 푸념하는 말들을 귀담아 듣지 않는 척 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가슴 속에는 그 말이 못이 되어 깊이 박히게 된다. 또 부모에게 불행한 일이 생기면 ‘내가 못살아’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 말은 자녀의 죄책감으로 되살아나기 때문에 말 한마디가 상당히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이들은 겉으로는 부모의 말을 흘려듣는 것 같지만, 부모의 말은 아이의 가슴에 하나도 빠짐없이 차곡차곡 스며들면서 쌓이게 된다. 특히 다른 아이들에 비해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은 성인이 된 후 엄마의 말 한마디 때문에 쓸데없는 죄책감에 빠져 겉은 멀쩡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마음은 늘 불행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러기에 아이가 잘못하면 그 잘못에 대해 따끔하게 야단을 치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흔히들 엄마들이 자주 하는 말 중 ‘내가 못살아’라고 말하는 것은 지극히 좋은 표현이 아니다. 그 말 한마디가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아이가 성장하면서 마음 속 기저에 죄책감으로 자리 잡아 자녀를 망치는 무서운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너 때문에’라는 말도 아이들 가슴에는 큰 상처가 된다. 이 세상에 누구 때문이란 것은 없다. 아이는 스스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부모가 낳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말아야 함을, 그러기 때문에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인가를 늘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부모의 만족도에 따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노력한 과정이나 잘한 점, 강점을 찾아서 그 부분을 칭찬해야 한다. 단순히 결과가 좋다고 칭찬하기보다는 노력을 칭찬해 줌으로써 아이의 마음에 중점을 두어 칭찬하다보면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