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대부분 금융 및 기업 관련 소송 담당… 23일 권 시장과 회의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권선택 대전시장의 항소심 변호인 중에는 정작 선거법 전문 변호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 시장 항소심 변호인단 태평양 소속 변호사들을 보니

23일 대전고법 등에 따르면 권 시장이 최근 선임한 항소심 변호인은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노영보, 권순익, 문정일, 김일연, 이승철, 오명은, 박현성, 윤지효, 노은영 변호사 등 9명이다.

1심 변호인단은 송우철, 권순익, 김일연, 오명은, 박현성, 노은영 변호사로 구성됐었다. 1심과 비교하면 대표 변호사 역할을 했던 송 변호사가 노영보 변호사가로 교체된 모양새다.

항소심 변호인단의 면면을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부분 금융과 기업 관련 소송 업무를 담당해온 변호사라는 점이다.

대표 변호사격인 노영보 변호사는 태평양 법무법인에서 금융소송 그룹에 속해 있으며 금융 관련 소송이나 기업 형사 및 도산 관련 소송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도산법 담당 겸임교수로 강의할 정도로 기업 관련 소송에는 일가견이 있어 보인다.

20년간의 법관 생활 동안 처리한 대표적인 사건이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LG 화학 임원의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 등일 정도다. 국회의원 뇌물수수 사건과 청와대 홍보수석 뇌물수수 사건 등 형사 사건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기업과 관련된 소송이 많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장과 대전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대부분 기업과 금융 관련 변호사들...지역 변호사도 선임될 듯

1심에 이어 항소심 변호인단에 포함된 권순익 변호사도 태평양의 금융부동산 소송그룹 산하 기업소송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법복을 벗고 태평양에 합류한 문정일 변호사도 금융소송팀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문 변호사는 지난 2012년까지 대전지법에 근무하면서 부장판사를 지냈다. 이들 외 다른 변호사들도 대부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법관 출신으로 선거법과 관련된 소송을 처리한 이력이 거의 없다는 평이다.

권 시장도 이런 점을 감안한 듯 지역에서 활동 중인 변호사 중 선거 사건을 담당해 본 경험이 있는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변호사가 1심 변호인에 포함됐던 법무법인 유앤아이 소속 김동철 변호사다.

부장검사 출신인 김 변호사는 이용우 부여군수 사건 등 다수의 선거 사건을 담당하면서 승소를 이끌어 냈었다.

권 시장은 이날 태평양 소속 변호사들과 만나 오는 27일로 예정된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재판 계획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법조계 한 관계자는 "권 시장의 항소심 변호인 중 선거사건을 담당해 본 변호사가 없다는 것은 다소 의외"라며 "오늘 권 시장이 변호인들과 만나 대략적인 무죄 입증 방법에 대해 의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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