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중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매우 간단한 거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각각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은 순간에도 수 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강의 중에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많이 힘든 자신을 볼 수 있어요”라고 말할 때가 있다. 이 말 내 맘과 다른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란 걸 빨리 받아드려야 한다는 뜻이다. 상처받고 아파하고, 그 모든 것들은 자신의 선택에서 오는 결과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노란색 안경을 끼고 한 번도 안 벗었다면 세상의 모든 것이 노란세상이 되어 있고, 빨간색 안경을 꼈다면 세상의 모든 것이 빨간 세상이 된다. 그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전해져 오는 보이지 않은 마음의 벽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결국 인정하고 받아드리기부터 시작이다. 누구나 상처를 주려고 관계 맺기를 시작하는 건 아니다. 마음이 아플 것을 각오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은 내 안의 마음가짐에 있다. 또 자신의 선택에 따른 자신만의 몫, 즉 대가라고 볼 수 있다.

그 아픈 마음을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믿어버리는 것도 자신만의 선택이다. 그래서 우리는 착각이란 이름을 가지고 옷을 입기도 하지만 그 착각이 가져오는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방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무지개안경을 써야 하는 건 인격을 존중함으로 내가 상처를 덜 받고, 마음을 덜 아프게 하기 위함이다. 즉, 자신을 행복하게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 되는 것이다.

K양은 결혼하기 전까지 엄마에게 용돈을 드리고 고민을 들어주는 일상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6남매 중 막내로 결혼도 가장 늦게 했기 때문에 부모님 용돈을 드리기엔 가장 마음편한 사람이었다. 또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결혼 후 많은 사람들의 엄마 모습, 더 정확히는 엄마의 형태에 대해 듣게 되었다. 그때서야 무릎을 치며 나는 딸이 아닌 ‘엄마의 엄마로 살았구나’를 알게 되었다. 며칠간 엉엉 울었다. 그동안 삶이 서러워서가 아닌 그동안의 자신이 얼마나 많이 외로웠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며칠 동안 마르지 않았다고 한다.

K양도 사회생활하면서 힘들고 어렵고 버거울 때가 많았는데, 그 때마다 얘기할 대상이 없어서 혼자 삭혀야만 했다. 또 그것이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처럼 엄마한테 기대고 싶고 품에 안겨 엉엉 울어도 보고 싶었을 텐데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조차 못했다.

지금도 K양은 그렇게 성장했기 때문에 감정을 편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노력 중이다.

그렇다면 K양 마음속에 엄마가 없었던 걸까? 그건 아닐 것이다. 감정의 표현이란 것은 자신이 배운 만큼 하게 되어 있다. 슬픔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슬픔을 표현하기가 죽기보다 힘겨운 일이다. 헤프게 웃으면 안 된다고 배운 사람은 웃음에 있어서 인색하리만큼 자신을 딱딱함으로 포장해 버리기도 한다.

우리의 삶과도 K양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나와 자신과 관계, 나와 주변사람과의 관계 말이다.
 
이렇듯 나의 마음과 머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는 부분이 다르며 다른 사람관계도 마찬가지다. 서로를 조우시키기 위해 일시적인 분노를 내려놓고 비움과 자기성철을 갖자.

그리고 자신이 어느 부분에서 더 성찰해야 하는 것인지를 많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자. 서로를 조우하는 건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 첫 시작은 서로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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