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 古典] 207

<如說1> 재주를 쓰기 전에 마음바탕을 바로 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은 바탕(體)이며 재주는 쓰임새(用)이다.
그러므로 같은 재주(用)라도 쓰는 사람의 마음 바탕(體)에 따라 이로움이 되기도 하고 해로움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같은 칼도 주부의 손에 있을 때는 맛있는 반찬을 만드는 이로운 도구가 되지만 강도의 손에 있을 때는 사람을 해치는 해로운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재주를 써야 할 때는 그 재주가 자신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또한 남과 사회에 해가 될지 이로움이 될지를 헤아려 보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재주를 쓰기 전에 먼저 자신의 마음바탕을 바로 하는 것이 우선이다.

<如說2> 마음은 밝게 나타내고 재주는 감추어야 한다.
군자의 마음은 公明正大하여 푸른 하늘이나 밝은 태양처럼 누구나 알 수 있게 드러내 놓지만, 소인의 마음은 거짓과 속임으로 불투명하여 그 속을 드러내기를 꺼려한다.

군자의 재주는 적재적소에서만 쓰기 때문에 평소에는 금은보석처럼 깊이 간직하여 함부로 드러내지 않지만, 소인의 재주는 모자라기 때문에 오히려 그 모자람을 감추기 위해 함부로 과시하거나 뽐내려 한다.

양고심장약허(良賈深藏若虛) 즉‘능숙한 장사꾼은 좋은 물건을 깊이 감추어 절대로 보이지 않게 한다.’는 뜻이다.
이 글은‘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글로서 공자가 노자를 찾아가 예(禮)에 대해 물었을 때 노자가 공자에게 한 충고의 말 중 한 대목이다.

공자에게 한 노자의 말뜻을 다시 헤아려보면, 유능한 상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물건은 감추어 두어 남에게 안보여 주듯이 자신의 학식이나 재능을 감추어서 함부로 남에게 드러내지 말도록 하라는 뜻이다.

공자는‘하늘을 나는 새는 화살에 맞기 쉽고, 헤엄 잘 치는 물고기는 낚시에 걸리기 쉽다.
그러나 용은 구름과 바람을 타고 하늘 끝까지 솟구쳐 오름에도 아무도 보질 못한다.’하였다.

다시 말해 새는 나는 재주를 보여 화살에 맞기 쉽고 물고기는 헤엄치는 재주를 보여 낚시에 걸리기 쉽다.
그러나 날고 헤엄치는 재주를 모두 가진 용은 그 재주를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아 하늘 끝까지 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은 공자가 노자를 용에 비유하며 한 말이다.

<如說3.> 뜻을 펼치기 위한 학덕이나 재주는 은밀히 길러야 한다.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즉‘빛을 감추고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으로 나관중의 소설‘삼국지연의’에 나와 있다.
유비가 조조의 식객노릇을 할 때 살아남기 위해 일부러 몸을 낮추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도록 하여 경계심을 풀도록 만들었던 계책이다.

‘도광양회’는 과거 중국의‘등소평’이 펼쳤던 대외정책의 노선이 기도하다.
등소평은 1980년대 개혁, 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도광양회’를 대외정책의 기조로 삼고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력이나 경제력이 생길 때까지 침묵을 지키면서 강대국들의 눈치를 살피고 전술적으로 협력하는 외교정책을 취했다.

자신의 학덕이나 재능은‘도광양회’의 고사성어 처럼 빛을 감추고 어둠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르듯이 드러나지 않게 갈고 닦아야 한다.
그리고 크게 쓰일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如說4.> 갈고닦은 학덕이나 재능은 사회를 위해 유용하게 쓰이도록 해야 한다.
중국의 국가전략은 1980년대 등소평 시대에는 드러내지 않고 국력을 기르는‘도광양회’였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시진핑’시대에는 은밀하게 길러온 막강한 국력,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역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는‘주동작위’(主動作爲)전략이다.

다시 말해‘세계역사를 주도적으로 드러내놓고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다.
학덕이나 재능을 갈고 닦음이 자기 자신을 위함도 있겠으나 크게는 사회를 위해 쓰기 위함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학덕이나 재능이‘도광양회’하는 차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갈고 닦은 학덕이나 재능이 사회에 유용하게 쓰이도록 하기 위해‘주동작위’해야 할 것이다.
즉 기회가 주어지면 적극적으로 쓰이도록 하여 빛이 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그렇다.
공명정대한 마음을 밝히고 재주는 감추며, 남모르게 재능과 학덕을 쌓아 기회가 오면 사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발휘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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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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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3시 ~ 15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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