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구박사의 소아정형상식(34)] 절단된 손가락 재건

[Q] 4세 남자아이인데, 믹사기에 손이 말리면서 엄지 손가락 한 마디가 절단됐어요. 엄지 길이가 작아져 그 손은 잘 사용하지 않고 다른 손만 사용해요. 절단된 엄지를 성인의 경우와 같이 발가락 등으로 재건시킬 수 있나요?

[A] 엄지손가락의 도움 없이는 옷 단추도 채우기 힘들 듯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수부외과 전문의들이 가장 힘을 기울이는 분야도 엄지와 두 번째 및 세 번째 손가락(소위 삼지창)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진료와 시술이다.

그만큼 엄지손가락은 매우 중요한 부위다.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면 두 번째와 세 번째 손가락이 각 20%씩,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손가락이 각 10%씩 손의 기능을 상실해 전체 손 기능의 40%이상을 잃게 된다.
 
엄지의 급성 절단으로 인한 봉합술은 아이의 엄지와 손가락 혈관이 아주 작아 매우 어려운 미세 접합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만약 이미 엄지가 절단된 지 오래된 경우 아이가 최소 10살 이상 성장해 손이 커지고 손가락 혈관이 굵어지면 발톱까지 포함한 두 번째 발가락의 엄지 이동 재건술 등이 가능하다.

그 외에 손톱이 없고 엄지 관절의 운동이 되지 않더라도 엄지를 길게 하는 손가락 뼈를 연장하는 수술도 가능하다.

이 세 가지 수술 중 어느 수술도 엄지의 기능을 완전히 회복 할 수는 없다. 외관을 개선하는 효과만 있다.

하지만 모든 절단 사례가 기능 회복이 불능한 것은 아니다. 엄지손가락은 다른 손가락과 달리 회전운동 등 여섯 방향의 모든 운동이 가능하다. 이는 말안장과 비슷하게 생긴 ‘안장관절(saddle joint)’ 때문이다.

다른 손가락들과 90도 각도로 마주 서게 돼 물건을 잡을 때 둘째 손가락과 포개져 강하게 압박해 물건을 힘껏 움켜 쥘 수 있으며, 세 손가락으로 잡기 또는 손끝으로 잡는 등 다양한 손기능이 가능한 것은 엄지의 안장관절 덕분이다.

이처럼 엄지손가락의 안장관절이 손의 기능상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엄지손가락이 절단되거나 외상 등으로 기능이 훼손됐다면 전체 손의 40%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이 안장관절의 손상이 아니라면 손가락 마디 결손이나 불완전하게 재건된 엄지라도 손의 기능상 큰 어려움은 없다.

또 손가락 절단은 아니더라도 닫히는 문이나 자동차 문 등에 끼어 손가락이 손상됐다면 성인은 대부분 관절을 아물게 하거나 인공관절 삽입 등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에는 재건시 완성도와 회복력이 높아 손상된 관전연골을 대퇴(넓적다리)쪽 근막을 이식하거나 늑골 등 다른 부위의 연골 이식으로 정산 관절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아이들의 위험한 장난이나 뜨거운 물, 화상, 문에 끼이거나 어른들의 전동기계 사용시에는 절대적인 주의가 요구된다. 다치기는 쉬워도 다친 후 정상으로의 손 기능 회복은 어렵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대전선병원 소아정형외과 이승구 박사 약력]

<주요 약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주임교수
-영국 옥스포드 Nuffield Center 정형외과센터 유학
-서울성모병원 부원장
-근정포장 및 훈장(2004)/ 옥조근정훈장(2013)
-SICOT 및 WPOA 국제위원
-대한골관절종양학회 회장(前)
-대한수부외과학회 회장(前)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과장(現)

<전문진료분야>
-소아정형, 골·관절 및 연부조직 종양, 수부정형, 류마티스질환
-골절정복술, 건, 인대, 신경수술, 양성종양절제술 등 1만6400여 수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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