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보다 나쁜 공무원의 거짓말
뇌물보다 나쁜 공무원의 거짓말
  • 김학용
  • 승인 2015.03.20 07:4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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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칼럼] 현직 시장까지도 속이는 ‘오리발 행정’

김학용 주필

범죄 사실이 들통나도 사실대로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뇌물을 받아먹고 불려가는 공직자는 혐의가 사실이어도 차마 사실대로 말하기 힘들다. 검찰이 명백한 물증을 가지고 불러들이는 것을 알면서도 기자들 앞에서는 잡아뗀다. 이런 경우 피의자의 거짓말은 큰 문제가 안 된다. 그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피의자도 자기의 거짓말이 씨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뇌물보다 더 나쁜 ‘전문직 공무원의 거짓말’

그러나 공무원이 거짓말을 해선 절대 안 되는 게 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를 시민들에게 속이는 행위다. 특히 전문직(기술직) 공무원이 속이면 씨가 먹히게 돼 있고 그로 인한 피해는 심각하다. 가령 도시계획 내용을 속이면 시민들은 문제점이 드러나기 전에는 심각성을 알기 어렵다.

대전시가 추진중인 호수공원사업에 이런 속임수 행정이 행해지고 있다. 도안신도시는 물론 도솔산과 갑천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도시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해놓고, 들통나자 그런 일 없다고 잡아떼고 있다. 거짓말이고 오리발이다.

대전시는 호수공원 사업비가 700억 원이나 부족하자 작년 5월, 이 호수공원 쪽으로 나게 돼 있던 도로부지(갑천좌안도로)를 폐지하고, 도솔산 쪽 도로를 복원시켰다. 호수공원 조성을 위해 도솔산과 갑천을 망가뜨리는 도시계획 변경이다.

이런 내용이 보도되자 대전시는 – 정확히는 이 업무를 담당하는 일부 공무원들 - 그런 일이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이들은 호수공원 사업을 위해 호수공원 쪽으로 예정돼 있던 도로부지(좌안노선)를 폐지한 것은 맞지만 도솔산 도로(우안노선) 계획을 복원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피해 심각한 전문직 공무원의 속임수

‘좌안도로(호수공원 쪽)를 없앤 만큼 우안도로(도솔산 도로)까지 없앤다면 갑천천변고속화도로가 중간에 끊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목원대~건양대병원 도로를 내면 해결될 것이라고 둘러댄다. 용역 결과를 보면, 갑천도시고속도로가 중간(만년교~가수원교)에서 끊어진다고 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까지 말한다.

전문직 공무원들이 용역 결과와 교통량 수치까지 들이대면서 ‘문제가 없다는데 도시계획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시비냐?’고 하면 더 따져 묻기 어렵다.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공무원이 도로교통량 운운하며 반박하면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의 거짓말은 곧 들통이 났다. 작년 5월 인터넷에 올린 ‘대전시 도시관리계획 고시’에는 호수공원을 위해 좌안노선을 폐지하며 우안노선(도솔산 도로)을 살려 변경한 사실이 나와 있었다. 그 고시와 함께 만든 도로정비기본계획에는 ‘도솔산 도로’를 2021년 이후 2011억을 들여 6차선으로 낸다는 계획까지 서 있다. 도솔산의 조수보호구역 340m는 ‘월평터널’로 뚫는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그런데도 대전시 공무원들은 여전히 도솔산으로 도로를 낼 생각은 없다고 우긴다. 호수공원을 위해 폐지한 도로 부지를 되살리지 않는 한, 이 말은 콩으로 팥죽을 쑤겠다는 말과 같다. 좌안(도솔산 쪽)과 우안(호수공원 쪽)을 다 없애면 회덕~유성~가수원~안영동까지 이어지게 돼 있는 갑천고속화도로는 중간에서 끊어질 수밖에 없다. 경부고속도로를 내면서 대전~천안 구간은 건너뛰겠다는 말과 똑같다.

전문직 말 믿으면 도안은 끔찍한 도시로

도시계획 ‘고시’대로 하면 도솔산과 갑천은 망가질 수밖에 없고, 반대로 고시와는 달리 ‘도솔산 도로는 안 낸다’는 공무원들의 주장이 사실이면 갑천천변고속도로가 중간에 끊기는 게 되면서 도안신도시는 심각하다는 지금보다 교통체증이 2배 이상 심한 교통지옥이 된다. 이게 대전시 공무원들은 감추고 있는 ‘오리발의 진실’이다.

대전시로서 감출 수밖에 없는 위험천만한 도시계획이다. 그런데도 대전시는 결국 비밀리에 그 계획을 추진하여 암호 같은 내용으로 인터넷에 고시했다. 작년 5월부터 발효된 이 고시가 대전시 도로 행정에선 헌법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시장도 맘대로 바꿀 수 없는 법이다.

도시계획위원회를 다시 열어 좌안도로(호수공원 쪽)를 복구하지 않는 한, 우안도로(도솔산 도로)는 낼 수밖에 없다. 도솔산 전체가 금덩어리 ‘보물산’이라고 해도 도로는 내야 할 상황이다. 도솔산 도로 계획은 없다는 공무원들의 오리발은 우선 호수공원을 추진하려는 속임수다. 일단 ‘사고’를 친 뒤에 도솔산 도로 문제는 나중에 수습하자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 공무원의 ‘오리발’은 그 죄가 수억 원대 비리를 저지르고 검찰에 출두하는 공무원보다 수백~수천 배 더 크다. 비리 공직자의 경우는 자신이 처벌받는 것으로 끝나지만 오리발은 도시의 미래를 완전히 망쳐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버릇이 된 대전시의 ‘오리발 행정’

언제부턴가 대전시에선 ‘오리발 행정’이 버릇처럼 되었다. 대전시나 시장에게 불리한 사실이 드러나면 일단 잡아떼고 부인하고 본다. 어떤 때는 소송까지 수단으로 쓴다. 적반하장 수법이다. 전임 시장 때는 본사에 대해 여러 건의 기사를 문제삼아 무더기로 소송을 제기했다. 허위보도가 아닌 데도 오보라며 무조건 소송을 걸어 본질을 흐리는 전략이다.

문제가 없는 기사라도 기관장이 소송을 걸면 사정을 모르는 시민들은 그 보도가 엉터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소송까지는 아니어도 담당 공무원이 언론사를 항의 방문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의 반론보도나 정정보도를 요구하기도 한다.

현직 권선택 시장까지 속였다는 도솔산 도로

도솔산 문제에 관한 한, ‘오리발 행정’의 주인공은 전문직 공무원들로 보인다. 이들은 이런 내용을 잘 모르는 다른 부서 공무원들도 속였다. 심지어 현직 권선택 시장한테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권 시장은 최근 도솔산 도로 문제의 실상을 뒤늦게 알고 담당 공무원들을 크게 질책했다고 한다.

도대체 호수공원은 누가 누굴 위해 하는 작업이길래 공무원들이 현직 시장조차 속이고 있는 것인가? 호수공원은 전임시장 때 적극 추진된 사업이다. 현직시장까지 속여 왔다면 적어도 호수공원 담당자들에게는 전임 시장이 여전히 시장노릇을 해왔다는 뜻인가?

『목민심서』에는 공무원들이 지금도 새겨들어야 할 무서운 얘기가 실려 있다. “유공작(柳公綽 당대 관리)이 산동 절도사가 되어 등현을 순찰할 때 장오(臟汚 뇌물죄)를 범한 자와 문서를 거짓으로 꾸민 두 아전이 있었다. 사람들은 장오를 범한 자를 죽일 것이라 생각했으나 유공작은 판결하기를 ‘법을 범하면 그래도 법이 있는 바이지만 법을 어지럽히면 법이 없어지고 만다’며 문서를 거짓 꾸민 자를 죽였다.”

공무원들 자신이 도솔산 도로 복원 계획을 주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의 명령에 의해 ‘도솔산 도로 복원 계획 문서’를 꾸미는 데 어쩔 수 없이 참여할 수는 있다. 이런 비밀을 스스로 밝히기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드러난 사실까지 부인하며 오리발을 내미는 것은 문서를 꾸미도록 시킨 ‘주범’의 죄에 버금간다.

‘도솔산 도로 복원 작업’에 직간접으로 참여했거나 이 사실을 알면서도 침묵하고 있는 ‘외부 전문가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전문직 공무원들의 거짓말은 중대 범죄지만 전문가들의 침묵은 더 비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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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수 2015-03-20 23:24:35
호수공원을 위해 도솔산과 갑천을 망친다면 진정 대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
호수공원 조성을 위해 교통난을 야기한다면 대전을 망치는 것이다.
호수공원 조성을 위해 아파트 부지를 만들어 그 아파트로 산과 강을 가린다면
그 또한 대전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구의 편의를 위해 , 누구를 위하여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인가?
무엇을 얻자고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대전을 망치고자 하는가?
호수공원을 조성하고자 한다면 말그대로 공원으로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휴식과 문화와 여가의 공간으로 돌려주어야 할것이다.
5500여세대나 되는 주거 공간이 공원에 왜 필요한가? 그들에게 공원을 전유물로 주고, 시민들에게는 공원과 강과 산을 가려서 대전 도심의 허파같은 환경을 없애고자 하는 것인가.
공원이라는 진목적 외의 공원조성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차라리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하고 함부러 손대지 말고 후대에 넘겨주자.

화랑도 2015-03-20 21:13:03
시민을 기만한 사기극 입니댜.
검찰 고발 수사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