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옥의 아이씨]

우리 사회의 불신 풍조가 과도한 상태를 넘어서는 듯하다. 지난 8~9일 한겨레 사회정책연구소 사회조사센터에서 교육정책을 조사한 내용을 보면 1000명의 조사대상중 51.2%가 교육전반에 대해 별로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11.1%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62.3%가 교육 불신을 드러냈다.

작금의 사회현상을 보면 교육의 불신뿐만 아니라 사회가 전반적으로 불신의 불랙홀에 빨려드는 느낌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과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실험을 통해 나온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보자.

낙후된 골목에 상태가 비슷한 두 대의 자동차를 세우고 한 대는 보닛을 살짝 열어놓은 상태로, 다른 한 대는 보닛을 살짝 열고 유리창을 조금 깨진 상태로 방치했다.

1주일 후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는 배터리와 타이어를 빼가고 사방에 낙서를 하고 돌을 던져 고철상태가 돼있었다. 이 두 대의 자동차는 유리창이 조금 깨진 것 빼곤 다른 차이가 없었다.

깨진 유리창의 차이가 전체를 망가뜨린 결과를 낳았다는 이야기다.

우리 개인도, 사회도 작은 갈등과 문제로 인해 전체를 망가뜨리는 깨진 유리창이 되지 말아야한다.

범죄도 마찬가지다,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려면 범죄의 심리적 온상이 되는 문제를 개개인부터, 작은 것부터 관리하면 범죄가 설 자리를 좁아지게 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필리핀의 세부 지역에 있는 한 교도소에서 있었던 일이 세계적인 화제를 낳으며 미국cnn과 세계주요 매스컴들이 찾고 우리나라 매스컴에도 소개된바 있다.

이 교도소에 새로 부임한 소장은 범죄자들에게 체력 단련 시간을 이용하여 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다른 교도소들이 강한 규율과 규칙을 정해 놓고 엄격하게 통제하는 반면 여기서는 죄수들에게 다양한 노래를 틀어주고 춤을 추게 했다. 

그랬더니 교도소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통제도 훨씬 쉬워졌고 출소자들의 재범 율도 다른 곳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다. 범죄가 일어나고 자라는 어두운 환경을 밝게 바꾼 결과다.

아동폭력 사건 이후 어린이집에 적용하려하는 아동관련 법안들을 떠올리며 쓴웃움이 나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극단적인 사회문제(인천 아동폭력사건의 보육교사, 윤일병사건, 22사단 총기난사사건의 병사, 공기총사건 등)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사회 병리현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개인의 문제 행동이 자신은 물론, 가족과 사회전체를 망가뜨리게 한다. 이런 사회문제는 유아기 때부터 시작됨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러므로 본질을 유아기부터 시작 되는 전인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 아동관련 정책(만3세부터 만5세까지의 누리과정 예산, 어린이집의 cctv 의무화, 보육교사의 인성교육 의무화 등)들은 각자의 이해타산이 부딪히며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이기적인 반대급부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깨진 유리창이 될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신뢰를 잃은 우리 사회는 서로를 강하게 규제하고 규율함으로써 통제를 하려한다. 그러나 "행복”이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이 되고 아이들이 주인으로 살아갈 세상이다.

아이들에게 쓰는 돈은 비용이 아닌 투자다. 지금이 미래사회를 위한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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