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포럼] 종촌동 교명제정 논란, 해법은?

<디트뉴스> 자매신문인 <세종포스트>가 ‘도시락포럼’이라는 이름으로 명사를 초청, 시민들과 세종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첫 번째 손님으로 최교진 세종교육감과 종촌동 학부모들을 초청했다.

큰 논란을 부른 ‘종촌’ 교명제정 논란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연말 세종시의회가 교육청이 제안한 ‘한울’이라는 교명을 따르지 않고 ‘종촌’이란 동명을 따서 학교이름을 짓기로 결정하면서 수많은 학부모들로부터 원성을 샀기 때문이다.

이날 포럼에서 최 교육감은 “6월까지 학교구성원들이 원하는 학교이름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아니나 다를까 포럼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발음하기 어렵다”, “일제의 잔재다”, “아예 지명을 순 한글로 바꿔야 한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심지어 한 학부모는 “예쁜 이름으로 바꿔주세요”라고 말하는 유치원생 자녀의 음성을 녹음해 와 최 교육감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최 교육감은 다시 이 아이에게 “원하는 이름으로 꼭 바꿔 줄께요”라는 음성메시지를 남겼다.

고교평준화 문제도 대화의 장을 뜨겁게 달궜다. 참석자들은 평준화로 인한 원거리 통학 등의 문제를 우려하면서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피해를 감수할 수 없다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최 교육감은 즉답을 피했다. 다만 평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평준화 추진으로 인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를 계속 고민하는 중이고, 추후 공론화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해법을 모색하겠다”며 후일을 기약했다.

유치원 아이에게 교사의 손길이 미치는 않는 부분이 많다는 학부모의 불만도 나왔다. 일부 교장선생님 중에 고루한 마인드를 가진 분도 계시다는 지적도 존재했다.

최 교육감은 “학부모님들의 지적 중 제가 아는 이야기도 있고 처음 듣는 이야기도 있다”며 “교육행정이 상급기관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우리 아이들만 바라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려 한다”고 학부모들의 양해를 구했다. 이날 진행된 ‘도시락포럼’ 내용을 축약해 지면에 소개한다.

“교명변경 불만, 6월까지 기다려 달라”

하송정 ‘종촌’이라는 동명을 아예 바꾸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다른 곳은 다 한글인데 유독 일제 때 지명을 쓰고 있다. 발음하기도 알아듣기도 어렵다. 옛 연기군 중심이라 지역 유지가 많다 보니 못 바꾼 것인지 모르겠지만, 새로 유입된 인구가 많기 때문에 새 이름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서현 원래 고유지명은 ‘민마루’로 알고 있다. 학교명에 지명을 넣는 게 원칙이라면, ‘종촌’이라는 어려운 한자보다 ‘민마루’라는 고유지명을 사용하는 게 합당하다. 그것이 세종시 건설 취지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본다.

신경숙 명칭에 대한 거부감으로 유치원 학부모들이 인터넷 카페에서 ‘종촌’이 들어가면 유치원 가방을 사지 말자는 얘기까지 할 정도였다. 실제로 가방엔 ‘종촌’이란 이름이 찍히지 않았는데, 이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최교진 교육감 사실 교명변경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 무리하더라도 교명변경에 나설 수 있었지만, 당시 학교구성원들 수가 얼마 되지 않아 그 뜻을 온전히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일단 개교 후에 이를 논의하자는 쪽으로 원칙을 세웠다. 3~4월 학부모총회를 거쳐 학교운영위원회가 구성되면 의견을 수렴한 뒤 조례개정안을 낼 것이다. 조례개정안을 심의할 의회일정까지 고려하면 6월 정도가 돼야 새 학교이름 결정이 가능하다. 다소 불만스러우시더라도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부탁한다.
고교평준화 논란 “덜 가진 쪽에 더 많이 줘야”

황규홍 고교평준화가 되면 행복도시에서 조치원까지 다녀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평준화는 찬성한다. 하지만 고등학생에게는 학습시간 보장 등을 위해 통학거리가 중요하다. 학군을 조치원과 분리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이 많다. 버스를 타면 정류장과 학교까지 걷는 시간을 포함해 1시간 가까이 걸린다. 더 좋은 환경이라면 모르겠지만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읍면지역으로 가게 되면 학부모 반발이 심할 것이다.

신경숙 사실 서울에서 이주하지 못하는 공무원들 대부분이 교육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강남학군에 있는 사람들은 세종시가 그 정도의 경쟁력이 있어야 내려올 텐데, 평준화가 되면 시골의 학교로 가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평준화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교진 교육감 평준화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수렴 중이다. 행복도시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세종시다. 정서적으로는 조치원과 학군을 통합해 평준화를 해야 한다. 전면시행 예정인 2018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0분정도면 통학이 가능하다. 문제는 전의, 소정면의 학생이 행복도시로 올 경우다. 이들은 한 시간이 걸린다. 자율형공립고 기숙사에 원거리 학생을 우선 배치하는 등 종합적인 방안을 검토하려 한다. 어찌됐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다. 마음에 상처를 입거나 불편을 겪어선 안 된다.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학교 특성화’ 계획을 고민 중이다. 평준화의 이유는 어느 학교가 좋고, 나쁘다는 인식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조치원에서 진학을 위해 무리해서 이주하는 사람도 있다. 모두 똑같이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덜 가진 곳에 더 많이 주는 것이 ‘공평’이다.

세종시장이 읍면동 지역을 돌며 현안을 경청하듯, 세종시를 권역별로 나눠서 교육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 충분히 협의해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

“출발은 내 아이지만, 결과는 우리아이로 가야”

정현선 세종시에는 사립유치원이 없어 선택의 폭이 좁다. 집 가까운 곳도 유치원이 없고, 차량운행도 원칙적으로 안 된다하니 막막하다. 하원 시간도 2시, 5시로 정해져 있어 불만이 많다. 교사들의 마인드도 사설과 다른 것 같다. 젓가락질을 못하는 7살 아이에게 무조건 젓가락으로 먹으라고 하고, 대소변을 봐주기 어려우니 되도록 집에서 해결하라는 안내문도 온다. 물론 많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선생님들의 고충을 이해하지만, 엄마들 입장에서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도 많다.

최교진 교육감 유치원에 민원이 집중됐던 시기가 있었다. 세종시에는 20개의 공립 단설유치원이 있는데, 서울 전체가 27개밖에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공립유치원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시설은 정말 좋은데 추첨으로 원생을 뽑다 보니 가정의 불만이 커졌고, 결국 학급 정원을 15명에서 2명씩 늘렸다.

유치원을 늘리는 방법이 있겠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부지를 매입할 때, 초·중·고는 토지원가의 20%선에 저렴하게 매입이 가능하지만 유치원은 100% 가격을 다주고 토지를 사야하기 때문에 예산부담이 훨씬 크다. 법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요원하다.

그 밖에 다른 애로사항들은 교육청 홈페이지 ‘교육감에게 바란다’ 코너에 의견을 남겨주면 잘 검토해보고 적극 반영하겠다. 민감한 사안은 실명을 남기지 않아도 좋다. 학부모님 의견에 늘 귀를 열어두고 있다.

학부모님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부탁드린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는 많은 예산, 정책 등 권한을 갖고 있다. 더 많이 참여하시고 주변에도 알려주시길 바란다. 오늘 하신 말씀 모두 귀담아 듣겠다. 모두 옳은 말씀이다. 많은 관심에 감사드린다. 다만 출발은 ‘내 아이’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아이들’로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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