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 古典] 201

국가에서 만드는 법이나 정책이 국민 속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되어야 명실상부한 국민을 위한 법이나 정책이 되는 것이다.
이목지신(移木之信)의 고사 속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 ‘상앙’은 전국시대 진나라의 명재상이었다.
법률에 아주 밝은 그는 법치주의를 표방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부국강병책을 적극 추진하여 진나라가 천하통일을 이룩하는데 주춧돌을 놓은 정치가였다.

상앙은 법치주의자 답게 법의 제정이나 시행에 매우 신중한 면모를 보였는데 한번은 법을 제정해 놓고도 얼른 시행하지 않고 뜸을 들였다.

왕이 그 까닭을 묻자 ‘상앙’은 이렇게 대답했다.
“법을 만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백성들이 조정을 믿고 법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 방법을 고심하고 있는 중입니다.”라 하였다.

고심 끝에 하나의 묘책을 생각해낸 상앙은 다음날 아침 도성 남문 근처에 높이가 삼장(三丈)에 이르는 커다란 나무기둥 하나를 세우게 하고 ‘누구든지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겨 놓는 자에게는 십금(十金)을 상금으로 주겠노라.’하는 방을 써 붙였다.
하지만 누구도 나무를 옮기려 하는 사람이 없었다.
왜냐하면 나무를 옮긴다고 해서 상금을 틀림없이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상앙’은 다음날 상금을 올려 ‘오십금’을 주겠다고 다시 방을 붙였다.
그러자 한 젊은 청년이 그 나무기둥을 북문으로 옮겼다.
상앙은 약속대로 그 청년에게 상금 ‘오십금’을 주어 백성들로 하여금 나라가 백성을 속이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게 하였다.

이와 같은 묘안으로 백성의 신뢰를 끌어낸 상앙은 비로소 새로운 법령을 공포했다.
그런데 새로운 법이 공포되고 일년이 지나자 백성들 사이에는 법이 너무 엄하다고 지키려 하지 않는 자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에 ‘상앙’이 어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태자(太子)가 법을 위반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상앙은 왕의 아들을 처벌할 수는 없기에 태자 대신 태자의 교육을 담당하는 태사(太師)를 묵형에 처하는 등 측근들을 엄중하게 처벌하였다.

이러한 처벌을 본 백성들은 너도나도 법을 잘 지키게 되었다.
그로부터 십년이 지나자 백성들은 법에 익숙해져 오히려 만족스러워 했다.

▴ 위의 고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법을 제정하거나 정책을 수립하여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신뢰가 절대적이다.
법이나 정책이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의 하나는 ‘국민적 신뢰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위의 고사에서, 진나라 재상 상앙이 법을 만들어 놓고도 곧바로 시행하지 못한 것은 우선 백성의 신뢰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다음에 법을 시행하려 한 것이라 하겠다.
그 방법이 ‘나무 옮기기’이다.

‘나무 옮기기’를 통해 백성들의 신뢰 분위기를 조성한 다음에 법을 시행한 것이다.
이처럼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적 신뢰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하겠다.
그러므로 시행하려는 법이나 정책에 대한 충분한 국민적 소통을 하여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한다.

특히 그 법이나 정책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게 되는 해당 국민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소통, 즉 이해와 설득의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하여 국민으로부터 그 법이나 정책에 대한 최대한의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한다.

지금 여론이 분분한 ‘공무원 연금법’이나 ‘담뱃값 인상 정책’등 일련의 정부정책에 대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국민 편에서의 신뢰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하겠다.

▴ 법이나 정책의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의 또 하나는, 엄정하고 공명정대한 시행이다.
위의 고사에서 ‘상앙’은 법을 공포하고 나서 법을 어긴 태자의 측근을 처벌하자 그 법이 너무 가혹하다고 불만을 품은 자들도 순수하게 따르게 된 것이다.

위의 고사처럼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만든 법이나 정책이라 할지라도 그 시행에 있어서도 누구에게나 엄중하고 공명정대하여야 비로소 국민적 신뢰를 얻어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대만의 ‘장개석’ 총통이 둘째 며느리가 밀수 사건에 연관되었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 생일날 선물로 권총을 주어 스스로 자살케 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정부의 엄격한 부정부패법이국민들의 신뢰 속에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게 되었다한다.

법 집행이 공명정대하지 못하고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 또는 경제논리로 재벌에게 후하다면 누가 이 나라의 법을 신뢰 하고 따르겠는가.

▴ 그렇다. ‘소통’과 ‘신뢰’ ‘공명정대’가 신뢰 정치의 으뜸 덕목이 아니겠는가.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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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3시 ~ 15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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