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업인(15)]유기가공식품 하늘빛㈜

하늘빛(주) 전형광 대표. 그는 자신을

시련 딛고 유기농전두유·유기야채스프·홍삼식초 등 유기가공식품으로 재기
전직원이 소셜, ‘꿈의 대화’ ‘꿈 위인전’ ‘브라보 나의인생’ ‘꿈노트 작성’ 등
구성원 모두 꿈의 주인공, ‘꿈공장 프로젝트’ 운영…꿈경영 해외 수출 포부

지식보다 꿈을 불어 넣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꿈 축제를 마련했고, 꿈 보고서를 만들었다. 세상을 살리고 자신을 살릴 꿈과 함께 해서 먼저 스스로 꿈의 주인공이 되고, 이웃에 꿈 에너지를 나눠준다. 그래서 온 세상이 꿈꾸게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유기가공식품 전문회사인 하늘빛㈜ 전형광 대표(54)의 경영 철학이다. 그는 1999년 6월 하늘빛을 창업한 이래 돈 문제, 사람 문제 등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느낀 결론이 ‘사람이 해답이다’였다. 더 정확히는 ‘꿈꾸는 사람이 해답이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올해 16년째. 농업회사법인 하늘빛이 어떻게 ‘꿈공장’을 표방하며 운영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IMF 명퇴 후 “‘정말로’ 몸에 좋은 식품 만들어보자” 도전

전 대표는 서울의 한 명문대에서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관련 업종의 대기업에 취직,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평범하지만 꿈 많은 회사원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다니던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당했다. 힘겨운 시기를 거쳤고 몸도 아팠다.

시간이 흘렀고, 운명처럼 미리 짜놓은 듯한 만남처럼 자신의 아픈 몸을 일으켜 세워 준 생식과 인연을 맺는다. 이를 계기로 1999년 6월 2일 한빛식품이라는 식품제조가공업체를 만들고 충남 공주시에 터를 잡았다. 한빛식품은 2003년 하늘빛㈜으로 법인 전환을 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1999년 친환경 가공식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세계국선도연맹, 한국식품연구원, 한국벤처농업대학교, 공주농업대학 등 많은 도움을 받아 생식을 제조 유통했다.

이렇게 만든 상품은 국선도, 생협 등에 납품했다. 이후 연구소나 대학 등과 계속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신상품 개발을 논의했다. 숱한 아이디어 논의 끝에 유기농 야채스프와 두유, 기능성 음료, 홍삼식초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고통이 없다면 그 결과물에 대해 매기는 가치도 없는 게 세상의 이치. 명퇴에 이은 건강 문제, 숱한 아픔을 딛고 일어 선 그에게 다시 회사 경영의 어려움, 열악한 수익 기반 등 시련이 이어졌다. 아내와 이혼 직전까지 갈 만큼 다투기도 많이 했다고.

10년이 넘도록 그동안 무엇이 부족했고, 왜 사업에 실패했으며 어떻게 하면 성공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경영의 모든 혈관에 꿈이라는 비타민을 주입하는 것’이었다.

그는 당시를 “꿈을 가진 회사, 꿈이 있는 직원만이 회사를 키울 수 있고 국가에 미래가 있으며 인류에 희망이 있겠다는 생각을 굳히면서 ‘꿈을 담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지금의 하늘빛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이후 하늘빛은 유기가공식품의 2차 산지로 성장하던 중 전 대표의 ‘꿈 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꿈을 담기 시작했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도록 매월 고객들을 하늘빛 꿈 공장에 초대해 생산 현장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꿈 체험교실’ 우리나라와 해외를 망라한 모든 이들의 꿈 경영장인 ‘하늘빛 꿈 축제’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전 대표는 2차에서 3차로의 영역을 확장했다. 이와 때를 같이 한 2014년 말, 한살림 정신에 바탕한 나눔 경제·공유 경제의 정신을 실천하겠다며 1차 영농조합에 대한 지분 참여도 시작했다. 전북 부안의 ‘산들바다 공동체’와 함께 꿈을 공유하며 서로 이기는 방법을 선택했고, 산들바다에서 부족한 생산 기술·시설 등을 지원해 주기로 하고 지분 참여를 했다.

하늘빛이 현재 생산하고 있는 유기농전두유(‘콩후’ 브랜드 세 종류)는 일반 두유와 달리 비지까지 통째로 갈아 만든다. 합성착향료, 유화제, 소포제 등을 넣어 만든 일반 두유와 달리 하늘빛 콩후는 유화제 등을 일체 넣지 않은 수제 프리미엄급 두유다.

전 대표는 “특히 ‘새싹콩후’ 제품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협력해 만들어 낸 아이들을 위한 고품격 두유로, 아토피나 알레르기 비염에 걸린 아이들에게 좋다”고 자평했다.

유기야채스프는 현재 하늘빛의 주력 상품. 30여년 전 일본인 다테이시 가즈가 개발한 건강음료를 재해석해 내놓은 상품이다. 국내서는 항암음료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다이어트, 변비, 아토피, 알레르기 비염,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늘빛은 생협인 한살림에 ‘유기채소액’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5200상자 정도를 납품하고 있다.

하늘빛은 현재 자사 제품을 전국의 성당, 무공이네, 주민생협, 한마음공동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 킨텍스 국제식품박람회를 통해 성사된 홍콩회사(RISE PLUS)와 쿠웨이트업체(SADITA)에 85% 홍삼액을 넣는 홍삼식초와 유기농두유, 유기야채스프를 수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3~4년간 매년 30~40%의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직원 SNS로 소통하는 회사…전사원을 CEO로

전 대표는 회사를 왜 ‘꿈공장’이라고 표현했을까. 거기에는 전 대표만의 꿈 철학이 녹아든 하늘빛 만의 콘셉트가 있다.

하늘빛은 일단 전 직원이 정규직이다. 한때 생산 부분에서 동네 아줌마들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했으나 꿈을 키우는 회사에 비정규직이 맞지 않겠다고 판단, 직원들의 협조를 구해 모든 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오고 있다.

하늘빛 꿈공장의 핵심은 바로 모든 직원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꿈 인큐베이팅하는 회사라는 것. 매월 셋째주 금요일 하루는 전직원이 모든 생산을 멈추고 ‘꿈의 대화’라는 전일교육을 한다. 교육을 통해 전 사원이 자기 꿈의 CEO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런 교육프로그램을 연간 200시간 진행한다.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준비하고 발표가 끝나면 해당 발표에 대해 강사료를 지급한다.

꿈의 대화 프로그램에는 ‘꿈꼬대’, ‘브라보 나의 인생’, ‘하늘빛 위인전’ 등으로 구성된다.

‘꿈꼬대’는 꿈에너지 공급시간(1시간 30분~2시간)을 말한다. 본인이 꿈을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실현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발표한다.

‘브라보 나의인생’은 일종의 발표력 향상 교육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본인이 걸어 온 삶을 발표 자료로 만들어 다른 직원들 앞에서 발표한다. 전 대표는 이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며, 직원들끼리 평가해 등급을 결정한 뒤 강사료를 준다.

‘하늘빛 위인전’은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의 본인 모습에 대한 발표다. 역시 인사고과에 반영되며 강사료도 지급한다.

하늘빛만의 두 핵심 콘셉트 중 또 다른 하나가 바로 구글문서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소위 ‘하늘빛 EPR 개방시스템’이다.  

유기식품을 만드는 회사 특성상 원료, 회계, 생산, 관리, 인사 등 회사 전반적인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전 대표는 여기서 착안, 구글문서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일체의 돈을 들이지 않고 전사적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전직원이 업무처리 상황표나 직원 회의 내용 및 결과 등을 구글문서에 게재하고 모든 직원이 개방해 보도록 한다. 이를 위해 매주 월요일 오후 7~9시 2시간 동안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교육을 한다. 2011년 5월부터 시작해 올해 4년째다.

이 시스템은 전직원을 자신의 꿈 CEO로 키우기도 한다. 대표는 3년간 직원들의 이런 소셜 활동을 평가한 뒤 3년이 지나면 ‘꿈공장 프로젝트’ 과제를 응모한다. 이 과제에 선정되면 자신이 하던 일을 후임자에게 인계하고 1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자신이 원하는 꿈 공장을 하늘빛부설연구소와 함께 준비한다.

이 때 전 대표는 이 직원에게 별도의 꿈공장을 설립하는 총 비용의 40%를 출자 형태로 지원해 준다. 즉, 직원이 식당이든, 커피숍이든, 치킨집이든, 어떤 콘셉트로 어떤 차별성을 갖고 가격대부터 장소, 디자인, 마케팅 공략 대상 등 전체적인 사업 준비를 한 뒤 1년 후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꿈공장을 차릴 수 있도록 돕는다. 하늘빛이라는 꿈공장의 가장 큰 핵심 꿈 경영 시스템이다.  

하늘빛 전 직원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해 개인사, 바램, 회사 일 등을 소셜(소통)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전 직원이 마치 유기적 생명체와 같이 하나가 된다고 전형광 대표는 말한다. 하루 중 식사시간을 제이하고는 대화 한번 나눌 기회가 없는 직원들끼리도 소통 시스템을 통해 간격이 좁아지고 서로를 위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전형광 대표의

유기식품가공을 잘 만들어 잘 판매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전 대표는 “평생 박스 접는 일만 했다고 더 많은 봉급을 받는 것도 아니지 않나. 하지만 꿈이 평생 박스 접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꿈을 접었을 뿐, 자기만의 멋진 꿈은 있을 것이다. 꿈을 생각하다보면 새로운 에너지가 솟고 더 멋진 꿈의 바다로 항해할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꿈을 실현할 꿈공장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브라질서도 관심 보인 ‘꿈공장 프로젝트’

전 대표는 최근 본인도 놀란 일화 하나를 꺼냈다. 작년 말쯤 브라질에 거주하는 교포 오씨와 우연히 국내에서 만나 하늘빛 제품인 유기야채스프를 줬다. 여류사업가인 오씨는 이 스프를 먹은 뒤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보고 브라질에 돌아가 까미아 국회의원에게 이를 소개했다.

그런데 이 국회의원은 이를 먹어본 뒤 몸 상태가 매우 좋아졌다고 판단, 전 대표에게 브라질에 하늘빛과 동일한 경영 시스템을 갖춘 꿈공장 형태의 유기가공식품회사를 설립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  

전 대표는 하늘빛 로고 삽입, 꿈공장 경영시스템 도입 운영 등 일부 조건을 제시했다. 현재 까미아 의원에게 제시할 협약 문서를 작성 중이다. 이게 성사되면 하늘빛 유기식품을 브라질에서도 맛 볼 수 있게 된다. 하늘빛 경영 시스템의 첫 해외 수출이 되는 셈.

전 대표는 갑자기 “우리 회사와 같은 꿈공장을 전세계 20만개, 30만개 정도 만들고 싶다”면서 “2030년까지 하늘빛 연매출도 1조원 달성을 이루겠다”며 엉뚱한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그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겠냐”며 웃었다. 

그는 “불가사의한 힘이 바로 꿈”이라며 “꿈이야말로 사람과 사회를 구할 원동력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이 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꿈을 가지고 인생에 도전해 보라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늘빛 공장 내부 가운데 위치한
 
생산탱크마다
 
하늘빛 주력 제품인 유기야채스프와 두유인 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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