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세월호 참사 +250일, 바뀌지 않은 안전의식

새해들어 아파트 화재 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대한민국 사회가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사진: 13일 오전 발생한 경기도 양주 아파트 화재 사고, YTN영상 캡처)
#1 대한민국이 연초부터 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로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불이 나 사망 4명, 부상 130명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3일 오전에는 양주시 삼숭동 GS자이아파트 7단지에서 난 화재로 20대 남매가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12일에는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에서 질소 가스가 새어 나와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들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방당국과 경찰은 미흡한 안전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2. 지난 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시설관리공단에 술에 취한 40대 남성이 전화를 걸어 스포츠 토토로 돈을 잃었다며 방화 협박을 했다. 이 남성은 다음 경기인 6일 유관순체육관 배구장에 불을 지르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2차례 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시설공단 직원은 홈팀인 현대배구단에만 통보했을 뿐, 장난전화로 여긴 나머지 경찰 신고는 하지 않았다.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서 경기 당일에야 경찰의 수사로 협박범이 붙잡혔다. 이 배구장이 소화할 수 있는 관중은 약 6000명. 아무 일도 없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주말이면 수천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이 이용하는 천안시 종합운동장과 유관순체육관, 국민체육센터 등에 대한 안전관리 매뉴얼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진: 지난해 있은 천안시 시설공단 직원들의 합동 소방훈련 모습)
#3. 지난 9일 시설관리공단에 공공체육시설 안전관리 매뉴얼 자료를 요청했다. 공단 측은 "정보공개 요청을 하면 검토 후 진행하겠다"고 했다. 겨우 받아본 안전관리 매뉴얼은 형식적이었다. 다시 말해 경기장 특성에 맞는 매뉴얼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겨울과 봄철,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는 일주일에 2번씩 배구 경기가 열린다. 주말 수영장과 스쿼시장, 볼링장, 대중사우나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더하면 많게는 수만 명에 이를 정도다. 그런데도 관중들이 함께 참여하는 화재발생 대비 교육이나 훈련은 전혀 없다.

#4. 시설공단 직원들은 연 2회 화재 대비 훈련과 교육(분기 6시간)을 받고 있다. 그런데 관련 사진을 보면 안전복도 착용하지 않거나 훈련 모습도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이란 단어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와 지자체는 앞 다퉈 안전 관련 정책을 쏟아냈고,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제1공약으로 안전을 내걸었다.

1년도 안 된 지금 천안시는 안전이 실종된 분위기다. 타 지역에서 계속 발생하는 사고 소식을 마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볼 순 없다.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했는데, 소 보다 '사람'이 먼저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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