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구박사의 소아정형상식(25)] 소아 류머티스열

[A] 10세 남아인데, 무릎에 심한 전신 관절통증과 피부 발적이 있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해요. 소아 류머티스열은 무슨 질환인가요?

[Q] 류머티스 질환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액막을 침범해 통증과 함께 물이 차는 것을 비롯해 인대, 근육, 피부 등 전반적인 근골격계를 이환하는 자가(自家) 면역성 질환이다.

완치가 어려우며 소아부터 모든 연령층에서 발병한다. 특히 폐경기 전후의 중년 여성에게서 발병이 많고, 여성이 남성보다 3배 더 잘 걸린다.

관절이 붓지 않고 아프기만 하다면 단순 관절통인 관절염의 초기 증상으로 보이나 점차 진행되면 활액막이 비후해지면서 물이 차고 미약한 열감을 호소하고, 전신 관절을 대칭적으로 침범한다.

관절이 붓고 열이 나는데, 특히 새벽녘 통증과 관절이 뻣뻣해지는 소견이 특징적이다.

혈침속도를 포함한 몇 가지 혈액 화학검사와 환자의 병력, 증상들로 일차 진단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암제 또는 자가면역 개선제, 스태로이드계열의 약제 등을 투여하게 된다. 다만 아직 완쾌약물은 없다. 지속적인 물리치료와 함께 관절염의 정도 이완과 관절 파괴의 진행을 억제시키는데 그 치료 목적이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전신관절, 근육통을 호소하는 유사 류머티스 관절염들과 구분해 치료해야 한다. 오진(誤診)과 잘못 치료에 따른 질병의 만성화와 관절의 파괴, 다른 신체기관의 손상을 최소화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기도 연쇄상구균의 감염으로 야기되는 소아 류마티스 열에서는 심장 이환의 치료가 중요하다.

손톱에 긁혀 상처가 나듯 입안 또는 혀가 허는 전신 홍반 르프스나 베체트병, 생식기 궤양이 동반되는 베체트병, 입이 마르고 눈도 뻑뻑하고 모래가 들어간 듯 불편하며 관절통이 동반되는 쇼그렌증후근, 피부근염이나 벌레에 물리듯 피부발진이 얼굴의 광대뼈 주위에 양측으로 나타나는 전신 홍반 루프스증, 손이나 발이 추위에 노출되거나 갑자기 찬물에 담그면 관절통과 함께 손과 발끝이 하얗게 질리거나 퍼렇게 변하는 레이노드증후군, 소아나 청소년이 주로 아침에 허리가 아프고 뻣뻣해지는 강직성 대나무형 척추염, 그 외 손이 붓거나 피부가 두꺼워지며 손가락이 뻣뻣해지면 경피증이나 전신 경화증 등을 의심해야 한다.

그 외에 임파선이 붓거나, 이유 없이 고열, 무릎통증을 동반한 동그란 발진이 생길 때, 양쪽 눈 주위나 귓바퀴가 아프면서 붓는 경우에도 다양한 류마티스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몸의 세포조직을 면역체제가 바이러스, 세균 등으로 잘못 인식하고 염증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자가 면역질환이기 때문에 원인도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면역기능, 생활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그 치료도 다양하다.

아직까지 류머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와 관절파괴가 진행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단계여서, 꾸준한 약물 투여, 관절과 근육 손상을 최소화하는 체계적 물리치료와 부모님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과는 발병의 원인, 과정 등이 전혀 다른 소아 류머티스 열은 연쇄상구균에 의한 상기도 감염으로 심장, 관절, 중추신경계, 피부병변을 초래하는 염증 질환이다.

연쇄상구균의 감염으로부터 류머티스 열의 증상이 나타날때까지는 약 2-3주의 기간이 걸린다. 페니실린이나 항생제 치료로 잘 치유되지만 심장 병소는 심장 판막에 영구적 병변을 남긴다.

이밖에 소아에서는 특징적인 연소기 류머티스 관절염(Juvenile Rheumati Arthritis, JRA)이 있다. 16세 미만 소아에서 한 개 이상의 관절염이 6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관절염이다. 소아 만성 관절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소아에서 사지의 기능 장애와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

여아가 남아 보다 2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성인과 같이 비정상적인 면역 조절로 보이며, 조직형인 HLA 양성 면역검사 결과 등으로 보아 유전적 요인이 확실한 것으로 판단된다.

두 가지 질병 형태를 보이는데, 최초 6개월간 몇 개의 관절이 이환되는가에 따라 4개 관절 이하의 소수 관절염(40-60%), 다석 부위 이상의 다수 관절염(30-40%), 처음부터 고열을 동반한 전신형 관절염(Still씨 병)(10-20%)등으로 구분된다.

주요 증세는 전신형과 다수 관절염에서는 관절염 소견이며, 소수 관절염은 안과 소견이 흔하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조조(早朝) 강직이나 야간 통증 등의 성인 관절염 증세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움직이거나 걷기를 회피하고 크면서 성장 장애 등이 나타난다.

전신 고열과 발진이 흔하고, 림파선염이나 비장비대, 영구 실명의 원인이 되는 만성 홍체 모양체염, 심장질환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병의 경과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평균 70-90%의 소아에서는 심각한 장해 없이 정상적인 성인으로 성장하고, 나머지 예에서 어린이의 골격 성장에 이상을 초래한다.

연소기 류머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힘들고 예후도 불량한 경우가 많아 소아 청소년과와 정형외과 등 여러 분야의 의사들과 가족들의 오랜 기간 긴밀한 치료 협조가 필요하다.

치료는 적극적인 약물치료는 물론 장기간의 물리 및 작업치료를 통해 근력과 관절운동을 유지시켜 정상적 사회활동에 복귀시키는 것이다. 약물로는 기본적 아스피린 이외에 경우에 따라 항암제, 자가 면역 억제제 등이 효과적이다.

수술로는 이환 관절의 초기 활막절제나 후기 변형 골 교정술과 같은 재건술, 보조기 장착 등으로 치료한다.

 

[대전선병원 소아정형외과 이승구 박사 약력]

<주요 약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주임교수
-영국 옥스포드 Nuffield Center 정형외과센터 유학
-서울성모병원 부원장
-근정포장 및 훈장(2004)/ 옥조근정훈장(2013)
-SICOT 및 WPOA 국제위원
-대한골관절종양학회 회장(前)
-대한수부외과학회 회장(前)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과장(現)

<전문진료분야>
-소아정형, 골·관절 및 연부조직 종양, 수부정형, 류마티스질환
-골절정복술, 건, 인대, 신경수술, 양성종양절제술 등 1만6400여 수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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