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박태우 고려대 대우교수

‘국제시장’보다 먼저 극화되었어야 할 한민족의 가파른 역사

박태우 고려대 대우교수 | 대만국립정치대학 방문학자
지난 연말, 가족과 함께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박정희 정권시절의 아픔과 삶을 향한 강한 결의를 한 서민의 삶의 애환을 통해 우리들에게 매우 잘 묘사해 주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의 관람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제시장'은 한민족 경제신화의 평범한 사실을 다룬 영화이다. 그런데도 일부 비판론자들이 특정이념의 틀에 가두고 비판하고 있다. 그 의도나 방법 모두 틀렸다. 우리 부모세대의 고생한 이야기를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감동받는 국민들이 많이 생겨서 현대사의 한 자락을 음미하면 그 것으로 이 영화는 훌륭한 예술작품인 것이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1960~70년대 고생한 부모세대 이전의 우리 조부모 세대들의 나라 잃은 고달픈 삶에 대해서도 반추(反芻)하게 되었다. 나라 잃은 백성의 슬픔이 얼마나 컸을까? 일부 기득권층으로 친일하면서 호가호위(狐假虎威)한 몹쓸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망국의 백성으로 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 군국주의의 부품이 되어 처참한 삶을 살았다.

명성황후시해사건부터 대한제국이 일본에 패망하면서 시작된 망국의 역사에 대한 스토리를 , 더 나아가 1945년 이후 해방정국에서 박정희 정권이 탄생하는 시점까지 ‘국제시장’과 같이 담담하게 그리는 영화 한 편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다.

풍요와 자유의 상징으로 커온 지금의 젊은 세대가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망각하고 있는 더 처절한 일제암혹기와 해방 후의 처절한 좌우 투쟁사, 그리고 국제정치적으로 옳은 판단을 하고 반공(反共)을 국시로 한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과정을 있는 그대로 그리면서 우리 민족의 갈등과 시련을 후손들에게 ‘국제시장’처럼 현실적으로 그려주었으면 하는 맘이다.

세계사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이 결코 쉽게 이루어진 산물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치게 하는 문화정책이 필요하다. 지금도 대한민국을 흠집 내면서 기적의 근대화 역사를 부정하고 북한정권의 편에서 우리 국민들을 가슴 아프게 하는 일부 소수 종북세력 들에게도 처절한 민족의 아픔과 국제정치적인 현실적인 판단 아래 이루어진 대한민국의 건국과정을 잘 전달하고 바른 문화적인 힘으로 그들의 잘못된 언행을 고쳐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대한민국이 좌절(挫折)과 시련(試鍊)의 긴 터널을 헤쳐나오면서 피운 값진 장미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다시 맘속에 새기고 오늘 우리사회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차분하게 해결하는 지혜를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