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 AND, 회항(回航)

'월드컵 축하 공연단‘ ’몰이 일행‘은 대전광역시 체육위원회 ’김나은‘ 사무처장의 배려로 월드컵을 관전하는 한편, 선수단 격려를 위하여 축하 공연단 일행으로 출국하게 되었다.

공연단은 대전광역시에서 미리 마련해준 리무진 버스를 타고 대전의 신도시로 불리는 ’둔산‘ 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였다.  

축구경기 전문해설가인 ‘몰이’ 인솔자로 비롯하여 이 시대의 대표적인 지성 (知性)의 숯돌 ‘길벗’ 작가와 맛깔나는 감성에 최고봉 ‘늘손지’ 시인, 정확한 판단 예리한 분석의 이론의 평론가 ‘온동(溫洞)’, 천하의 펜에 마법사 ‘디엠젯’ 기자, 음악예술의 엔터테이너먼트 ‘슝’ 성악가, 백년에 한 번 듣는다는 대금연주가 ‘고운소리’, 통일이 되면 평양 대동강가에서 시로 노래한다던 ‘금이’와 ‘혜원’, ‘샤갈’ 트리오 시 낭송가, 천(千)의 목소리 주인공 ‘숙’ 동화작가, 합기도 태권도 무에타이 쿵푸 등을 합하여 무도 15단의 무도인(武道人) ‘늘풀든’ 체육관장, 남북 통일이 되면 비무장지대에서 전위예술을 보여 준다던 ‘한반도’, 또한 비무장지대에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 생태공원을 꿈꾸는 ‘어진’ 환경운동가, 비무장지대의 자연생태를 담아 통일화첩을 만드는 것이 꿈 이라는 ‘대가(大家)’ 사진작가, 통일이 되면 남북을 횡단하며 이젤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겠다던 ‘별그늘’ 화가 등 사회 각계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월드컵 축하 공연단‘이 전 세계 60억 인구가 기대와 축제 속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 경기를 축하하기 위하여 대전광역시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그간 준비를 많이 했었다. 

달리는 차창을 통하여 바라 본 산하(山河)는 한창 엽록소로 색칠하여 윤기를 더하고 있었다. 들녘에서도 푸르른 새싹들로 그 생기를 더하고 있다. 차창에 기대고 있던 몰이 단장이 탄성을 지르며 말한다. 

 “어이, 길벗 작가. 저 푸르른 들녘을 봐요. 온통 성하(盛夏)의 잔치를 흐드러지게 베풀고 있어요.”
 “오오, 저도 보고 있었어요. 우리의 대자연에 아름다움이 저리도 윤기있는 것 새삼 느껴요.” 

 그러자 이번에 함께 가자며 뒤늦게 합류한 늘손지 시인이 그 특유의 정서로 말을 건낸다. 이 말에 한반도 전위예술가와 온동 평론가도 맞장구를 친다.  

 “저 푸르런 산하를 보니 년 전에 갔던 베트남의 풍광이 생각나요.”

 “맞아요. 호치민에서 국도 1호선을 타고 중부지방 다낭을 거쳐 하노이 하롱베이까지 갔던 그 아름다웠던 남지나해의 푸른 파도와 울창한 숲, 해변가에 널려진 야자수 나무 , 그 아래로 아오자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가던 베트남 꽁까이 미모에 시원함이란 정말 대단하였지 ……”

 “맞아요. 그때 정말 좋았지.” 

 혜원 시 낭송가는 손뼉을 치며 말을 받는다. 

 “나는 저 산하의 푸르런 초여름의 잔치를 보노라면 ‘김동환’시인의 ‘산 너머

남촌에는‘ 라는 시가 생각이 나요.“ 

 온동 평론가는 말을 거든다. 

 “좋은 시 이지요. 한 번 읊조려봐요.” 

 “예 그러지요. 까짓 시 낭송가가 시 낭송은 당연하지요. 이 시는 ‘조선문단’ 18호 (1927.1)에 수록된 7. 5조의 리듬으로 쓴 민요풍의 시 로써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주제이지요. 자 올 라잇 - - - ” 

 “그럴까, 허험  ……” 

                   산 너머 남촌에는 

                                    시. 김 동 환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세.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넓은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3)

산 너머 남촌에는 베나무 있고,

베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영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끓였다 이어 오는 가느단 노래

바람을 타고 고이 들리네. 

일행이 여행에 들뜬 마음으로 차내에서 오손도손 말을 주고 받는 사이 리무진 버스는 긴 현수교를 지나 인천공항 진입로에 들어서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여 출국수속을 밟고 티켓에 표시된 게이트를 통하여 독일행 신나라 소속 비행기편에 몸을 실었다. 그러는 사이 샤갈 시 낭송가와 숙 동화작가, 디엠젯 기자, 슝 성악가, 온동 평론가, 고운소리 연주가, 한반도, 어진 환경운동가 등 일행이 기념으로 사진을 찍자며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자, 김치잇-----”

“웃어요. 찰칵, 찰칵 ------” 

 잠시 후 굉음을 일으키며 비행기를 천천히 이륙을 하고 있다. 비행기 창가에 앉은 대가 사진작가는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드디어 우린 대망의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독일로 가는구나. 야호--------” 

 아이 같이 큰 소리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디엠젯 기자는 말한다. 

 “대가는 아직 미성숙된 아이 같구먼요?” 

 대금연주가 고운소리가 옆의 숙 동화작가를 향하여 말한다. 

“선생님, 저 뽀오얀 구름의 현상을 보세요. 깨끗하고 아름다워요. 오늘 우리가 가는 독일의 유명한 시인 ‘괴에테’는 그의 명저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자연은 농담하지 않는다. 자연은 늘 진실하고, 진지하며, 엄격하다. 자연은 어제나 옳고 언제나 잘못과 실수를 범하는 것은 사람이다.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경멸하며 오직 정당하고 순수하며 진실한 사람에게만 자연은 자신의 비밀을 공개한다.’ 고 말 이예요.” 

숙 동화작가는 그 특유의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한다. 그러자 뒷좌석의 길벗 작가와 한반도 전위예술가도 한 마디 거든다. 

 “고운소리 선생님 맞아요. 자연만큼 순수하고 진실한 것이 없지요. 그 말씀 하시니까 독일의 또 한 사람 ‘헤르만 헷세’ 시인이 생각이 나요. 그는 말 했어요. ‘이 세상에서 나 만큼 구름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든 나와 봐라! 이 말은 헤르만 헷세가 던진 말 이지요. 이 세상에서 구름을 가장 많이 사랑했던 시인이예요. 그는 아름다운 산을 찾아 이국의 산천을 마치 구름처럼 떠 다니기도 했던 시인이지요. 그는 구름이 헷세를 부른다는 말을 구름의 입을 통하여 듣고 고향을 떠나 구름들이 모여 사는 이국으로 여행을 다니곤 했다 잖아요.”

 “대자연은 우리 인간의 위대한 어머니. 우린 순수하고 신기한 대자연 앞에 겸허해야 하며 그 무언의 가르침에 진리를 배워야 합니다.”

 “오호라,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에 숯돌 선생님들이 고담준론(高談峻論)에 장을 펼치시는군요!”

비행기는 2,7000피트 상공, 900km 초고속으로 고도를 잡고 창공을 향하여 나래를 펼친다. 한참 비행을 하는 듯하자, 긴급한 내용이라며 방송이 나온다. 

 “승객 여러분 죄송합니다. 우리 비행기 승객중에 긴급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독일로 가는 어느 여자 승객과 함께 탑승한 10살 소년이 39도의 고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의식이 혼미해져 생명의 위험한 상태 입니다.”

기내의 승객들은 웅성거리고 분위기가 스산해졌다. 다급한 목소리의 기장의 안내방송은 계속되었다.  

 “뭐야? 아이가 아파 생명에 위험이 있다구 ……?”

 “글쎄, 긴급 환자가 있는 모양이야.”

 “이런 쯧쯧쯧……!”

 “혹시 승객 365명중에 의사가 계시면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협조하여 주십시요. 한 아이의 생명이 달린 문제입니다. 죄송합니다.” 

 기내방송이 나가자 승객 중에 한 사람이 통로를 지나는 스튜디어스에게 손을 들어 부른다. 

 “스튜디어스 양, 제가 소아과 의사 입니다.”

 “아, 예 그러면 이쪽으로 오시지요.” 

 마침 기내에는 충남 금산군에서 소아과를 운영하고 있는 중년신사 한 분이 있어 승객들을 안도하게 하였다. 누가 먼저라 것도 없이 승객 365명은 일제히 소아과 의사에게 박수를 쳐 주었다. 

 “짝짝짝---”

 “어휴 다행이네. 의사 선생님 이이를 살려 주십시요.”

 “그래요 우리가 도와줍시다.” 

 소아과 의사로 병원을 운영중이라는 중년신사는 뒤쪽으로 갔다. 창가에 10살배기 아이와 8살 아이를 양 손에 안고 사색이 파래진 여인에게 다가섰다. 함께 간 스튜디어스가 여인에게 말한다. 

 “마침 이 승객분이 의사 선생님이세요. 도움을 받으세요.”

 “예,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 ‘대한(大韓)’이를 살려 주세요.” 

죽어가는 큰 아이 ‘대한(大韓)이’와 옆에서 눈만 초롱이며 엄마를 바라보는 동생 ‘민국(民國)’이를 안고 있던 여인은 눈물로 얼굴이 뒤범벅되어 애원조로 말한다. 

 “알았습니다. 아이를 이쪽으로 주세요.” 

충남 금산군의 소아과 병원의 원장이라는 ‘닥터 김(金)’은 숨을 헐떡이는 소년 대한이의 맥을 짚어보고 눈을 까 보며 살핀다. 갑작스런 상황에 구슬 같은 땀을 흘리며 닥터 김은 주위의 걱정스런 승객들의 시선 속에서 한참을 진찰한다. 그러기를 20여분 되었을까. 닥터 김은 옆의 ‘노을’ 이란 명찰을 단 스튜디어스에게 조심스럽게 말한다.  

 “제가 진맥을 해본 결과 이 아이는 ‘열성경련’으로 보입니다. 나이가 어려 이대로 장시간 비행기를 탈 경우 중도에서 사망 할 것 같습니다. 빨리 병원에 가야 합니다.” 

얘기를 들은 ‘노을’ 스튜어디스는 재 빠른 걸음으로 앞의 운전석 기장실로 향한다. 노을 스튜어디스는 방금 들은 아이의 병중 상태를 이청춘 기장에게 말한다. 기장은 부기장과 몇 몇 승무원과 구두협의를 한다. 드디어 결론이 나왔다.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는 금방 이륙한 인천공항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먼저 기내 365명의 승객들의 의견을 듣고 조치를 취하자며 기장이 말한다. 기장은 긴장된 얼굴로 떨리는 목소리로 기내방송을 한다.

 “승격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진 대한항공 이청춘 기장 입니다.잘 아시다시피 지금 승객 중에 10살난 남자 아이 하나가 열성경련을 일으켜 급히 병원으로 가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따라서 저는 현재 이 비행기기수를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리려고 하는데 여러분 의견을 어떠하십니까? 여러분 의견이 그냥 독일로 비행을 하자고 한다면 안타까웁지만 그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기내는 순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럼요 인간의 생명은 중요한 것 입니다. 아이를 살립시다.”

 “아이, 곤란한데 지금 독일에 가서 베를린에 있는 아들과 밤에 만나기로 했는데 …… 하지만 생명이 중요하지요 ……?”

 “큰일났네. 공항에 딸이 마중 나온다고 했는데 ……?” 

그러자 늘 정의파에 속하는 늘풀든 체육관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승객들을 향하여 사자후(獅子吼)를 토한다.  

 “여러분, 우리가 전생에서 3천번 만난 인연이 있어야 이승에 와서 옷깃을 한 번 스친다고 합니다. 오늘 이렇게 하늘에서 만난 인연은 보통이 아닙니다. 이 인연의 의미를 살려 여러분 돌아갑시다. 이제 커 나가는 아아 하나를 살립시다!”

 “글쎄 나도 국내선 베를린으로 가는 티켓을 예약해놨는데 이를 어쩌나 …… ?

 “ …… ?” 

 기내 승객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창밖을 보거나 말을 줄이고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말이 없는 가운데 무거운 침묵의 강이 소리없이 흐르고 있다. 누구도 선뜻 말을 못하고 주변 눈치를 보고 있거나 어느 승객은 고개를 숙이고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아이의 생명을 구하느냐? 개인 일상을 계획대로 추진하느냐?’

 ‘참으로 난처하네. 어찌해야 하나 …… ?’ 

 이때 아까부터 무슨 말인가 하고 싶어 입을 달싹거리고 있던 공연단의 숙 동화작가는 손을 들고 소리를 지른다.
 “여러분 그렇게 합시다. 까짓 우리가 다음 비행기를 타고 가면되지. 무에 그리 급 합니까?”

 숙 동화작가 뒤에 앉아있던 몰이단장이 일어나서 말을 건넨다.  

 “여러분 우리 회항 합시다.”

 “ …… ?”

맛깔나는 감성에 최고봉 늘손지 시인이 눈을 감더니 조용히 독백에 잠긴다. 셰익스피어의 연극 ‘햄릿의 독백’ 중에서 저 유명한 말을 되뇌인다. 

 “투비 오어 낫 투비? (살아야 할 것이냐 죽어야 할 것이냐?)”… !”

그러나 조용히 물을 끼얹듯 침묵의 강이 소리없이 흐른다. 심한 기류를 탄 탓인지 기체가 잠시 흔들린다. 이때 저쪽 편에서 아까부터 이 모습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머리가 허이옇고 키가 작은 할아버지 한 분이 조용히 일어나 차분하게 말을 한다. 

 “여러분, 잠시 실례합니다. 저는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서 온 여든살의 늙은이 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저물어가는 황혼 인생 입니다. 죽기 전에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저 세상으로 가고 싶습니다. 오늘 저는 독일의 아들 초청으로 가는 중인데 월드컵 축구 구경하러 갑니다. 까짓 월드컵을 못보면 어떻습니까? 우리의 꿈나무 저 ‘대한’이를 살리고 봅시다. 우리 모두 인천공항으로 ‘ 미(美)AND 회항(回航)’ 합시다.”

 “큐----” 

 그러자 일제히 약속이라도 하였듯 승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함성을 지른다. 대학교수이며 연로하신 소설가라는 ‘운당(雲堂)’의 결정적인 연호로 한 생명이 살아나는 쾌거를 이루는 순간이다. 

 “맞아요. 교수님 만세에--------”

 “짝짝짝---”

 “그래요. 우리 모두 인천공항으로 갑시다.” 

 기장은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방송을 실시했다. 

 “여러분, 기장 입니다. 지금 우리 비행기내에 어느 여자 승객의 아이 ‘대한’이가 열성경련으로 사경(死境)을 헤메고 있어 빨리 병원으로 수송해야 합니다. 조금 전에 이륙했던 인천공항으로 향 하고자 합니다. 다행히 승객 전원이 이 역사적인 ‘생명구하기 운동’ 에 기꺼이 동의하여 주시어 감사합니다. 제 이름이 이청춘(李靑春)인데 저는 30여년 청춘을 비행기와 함께한 기장입니다. 저의 30여년 청춘 중에 이런 행복한 사고(!)는 처음 있는 영광스러운 일 입니다. 저는 이 비상사태를 인천공항 관제탑에 알리고 아이를 병원에 후송 조치하고 재 급유 후 즉시 원래의 항로를 따라 여러분을 모시고 안전하게 독일로 향하고자 합니다. 승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짝짝짝--- 우우우---” 

 그러자 앞쪽 의자에 앉아있던 어느 외국인 부부가 일어나 목에 두른 스카프를 벗어 좌우로 흔들며 원더풀을 외친다. 

 “코리아 원더풀, 코리아 파이팅!”

 “꼬레아 월드컵 사커 빅토리!” 

외국인의 칭찬에 고무된 듯 독일 월드컵 축구 공연단의 몰이 단장이 고개를 숙이며 답례를 한다. 그리고 디엠젯 기자도 박수를 친다. 

 “탱큐---탱큐--- 코리아 월드컵 사커 빅토리, 빅토리---”

 “우우우----박수-----짝짝짝---”  

국내 승객이 대부분이었으나 몇 몇의 외국인들까지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역사적인 ‘미(美)AND 회항(回航)’ 찬성하였다. 승객들의 동의를 얻어 기수를 인천공항으로 돌리자 이제 기장과 승무원들의 손길은 바빠졌다.  

우선 닥터 김과 노을 스튜디어스와 기내 전속 ‘보름’ 간호사는 열성경련에 빠져 숨을 헐떡이는 ‘대한’이를 응급조치 하며 착륙 후 즉시 병원에 후송하기 위하여 만만에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기장과 기술진은 우선 고민이 생겼다. 문제는 70톤이나 되는 항공유의 처리였다. 왜냐하면 비행기가 착륙할 때 큰 충격을 때문이다. 항공유가 비행기에 그대로 실려 있으면 그 육중한 무게로 인해 바퀴가 부러지는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요컨대 안전한 착륙을 위해서는 항공유를 방류해야 했다. 

더우기 고가의 유가달러 시대에 시가 4천만원에 이르는 기름을 버리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 기장은 인천공항 관제탑과 협의를 마치고 실천에 착수했다. 항공유를 바다 아무데나 버릴 수 없는 것이다. 회항을 하면서 기수를 관제탑의 지시에 따라 인천 앞 바다 부근 ‘항공유 방출구역’으로 향하였다. 천천히 지정구역으로 접근한 비행기는 급유구를 열고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면서 4천만원 상당에 오일달러를 버린 후 인천공항에 무사히 착륙하였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대한’이는 엄마와 닥터 김, 보름 간호사의 동행속에 미리 대기중이던 응급의료진의 도움으로 공항 의료센터로 향하였다. 이를 지켜본 기내의 승객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그러자 공연단의 늘손지 시인의 선창으로 ‘대한민국’ 함성을 외친다. 

 “대한민국-----대한민국-----”

 “우우우우----짝짝짝짝----”  

기내의 열기 띤 박수와 응원 속에 엄마 품에 안긴 ‘대한’ 이와 아픈 형의 뒤를 따르는 민국’이는 공교롭게도 자신들의 이름에 맞춰 부르는 함성에 상기된 듯 공항의료센터 응급실에 들어 전문의로부터 응급조치를 받았다. 

진료결과 다행히 급성은 아니고 호전되어 1-2시간 정도 휴식하면 다시 비행기에 탑승해도 된다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대한이의 엄마 ‘산벗’ 여사는 백지장 같던 좀 전의 얼굴 모습에서 이제 환하게 미소 띤 인자한 엄마의 모습으로 바뀌어져 있다.

한편 비행기의 항공유를 방류 후 다시 급유를 하는 동안 승객들은 인천공항 안전요원들에 안내에 따라 공항 내 한쪽 로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어느 승객은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또 어느 승객은 난생처음 겪는 역사적인 ‘생명 구하기 운동’을 기념해야 한다며 사진촬영과 비디오 촬영을 하기도 했다.  

승무원 대기실에서 있던 이청춘 기장은 그의 표현처럼 30여년 창공에 청춘을 바쳐온 일생 중에 처음 겪는 아름다운 사건(!) 회항에 따른 소속 항공사에서 준비한 확인서에 서명을 해야 했다. 

비행기 회항에 따라 지출한 비용은 항공유와 공항 이. 착륙료 등 모두 5천여만원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기장은 얼굴에 보람과 즐거운 미소로 번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스스로 자위를 했다. 

 ‘이 세상 하늘 아래와 땅 위에 가장 소중한 존재가 ‘인간’이라 했거늘 까짓 그 돈이 무에 대수이랴!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승객 안전’이 아니던가?‘ 

비행기는 항공유를 재급유하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공항 한 쪽 로비에서 휴식을 취하던 승객 365명은 공항안전요원들의 안내로 리무진 버스를 타고 비행기로 향하였다. 승객들은 기쁜 마음으로 차례로 트랩에 오르기 시작했다.  

몰이 응원단 일행도 비행기에 올랐다. 성하의 계절이어서 약간 후덥지끈한 바람이 저편 인천 앞바다에서 불어왔지만 마음만은 시원하였다. 아니 저 멀리 바다 수평선에서 불어오는 사랑과 희망의 미풍이 불어와 흐믓한 마음으로 승객들은 제각기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 비행기를 이용한 승객중에는 다양한 계충의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대부분이 국내 승객이고 몇 몇 외국인이 포함되었다. 어떤 승객은 베를린에 입원원중인 아버지 병문안 가는 사람, 딸이 출산하여 몸조리를 도와주러 가는 친정 어머니, 독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사람을 비롯하여 이번 독일 월드컵을 구경하기 위하여 가는 승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모든 승객들이 사사로운 문제를 접고 애오라지 사경을 헤매는 10세된 대한이를 살리기 위하여 회항을 결정하였고, 또한 항공사 측이 5천여만원의 항공료 경비를 부담하면서 한 아이의 생명을 살렸다는 데에서 큰 의의가 있는 일이었다. 

더욱 곧이어 열리는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한민족의 합심으로 사랑의 우정을 발휘한 한편의 ‘창공 휴맨 드라마’ 였다는 것이 함께 간 방문단의 온동 평론가에 총평이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고도를 안정적으로 잡고 비행을 시작하자.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온다. 

 “승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로 승객중에 한 사람인 10세 소년 대한이의 생명을 구하고 지금 목적지를 향하여 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승객수가 공교롭게도 365명으로써 우리의 1년 365일과 같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 365명이 1년 365일 동안 건강하시고 가시고자 하는 목적지 까지 안녕히 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오, 신이여. 감사합니다. 이 축복을 ……!”

 “오 마이 갓 …… !” 

 이어 아까부터 대한이 환자 생명 구하기에 헌신적이었던 노을 스튜디어스가 마이크를 잡는다.   

“여러분, 금방 이 기장님께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번 기내 긴급환자 생명 구하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주시어 감사합니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이 독일에서 열리는데 우리 한국이 참전하는 영광적인 해 이기도 합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 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이 비행기내의 승객 중에는 한국에서 유명한 예술인들이 동승했습니다. 이 예술 공연단은 이번 월드컵 축구경기의 축하 공연을 위하여 독일에 갑니다. 따라서 오늘 이 공연단이 현재 독일로 가는 이 비행기 안에서 10세 대한민국의 소년 ‘대한’이의 생명을 구한 기념으로 축하 공연을 해준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기내 지정좌석에서 질서를 지키며 관람해 주시기 바랍니다. 행사진행은 한국의 엔터테이너먼트 프로페셔날 ‘길벗 작가’ 의 진행으로 열립니다. 그럼 길벗 작가에게 이 마이크를 넘깁니다. 그럼 ‘미(美)AND 회항(回航)’ 기념 콘서트’를 시작 합니다.” 

축하 공연단의 몰이 단장과 함께 팀을 운영하는 길벗 작가가 마이크를 잡는다. 길벗 작가는 까아만 중절모에 까아만 턱시도 까아만 하의를 입고 윗옷 왼쪽 주머니에 흰색 ‘행거 치프’를 꽂고 멋지게 기내 중앙 앞에 섰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한민국 중원땅의 영원한 보헤미안 길벗 작가 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독일로 가는 비행기내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10세 소년 ‘대한’이 생명 살리기에 우리는 모두 손발을 걷어 부치고 아름다운 회항을 했습니다. 우리 365명은 오늘 역사적인 이 사랑의 사고(!)를 잊지 않을 것 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감사에 대한 답례로 이청춘 기장님의 배려 로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갖는 ‘미(美)AND 회항(回航)’ 콘서트’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공연단은 이번에 열리는 독일 월드컵 축구장을 찾아 선수와 웅원단의 사기를 높히고 격려를 하기 위하여 자원봉사자로 갖춰진 한국의 각계 각층을 대표하는 응원단 입니다.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우리 공연단은 유명한 시 낭송가 선생님과 성악가, 연주인, 전위예술가, 시인, 화가, 미술가, 기자, 환경운동가, 사진작가, 평론가, 동화작가, 교수 등으로 구성된 국내 최강의 정예 예술공연단 입니다. 기대하여 주시면서 감상해 주십시요. 자, 지금부터 독일 월드컵 성공기원과 승객 365명 여러분의 1년 365일 동안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 미(美)AND 회항(回航)’ 그 미지의 세계 대망에 문을 엽니다.”

 “야호오---박수---”

 “비행기내에서 콘서트는 처음 보네.”

 “참, 살다보니 별일 다보네. 하하하---호호호---”

 “아니야 오늘은 특별한 날 이잖아. 우리 365명이 하나의 생명을 구하고 1년 365일 동안 건강하고 행복을 기원한다잖아? 그러니 특별한 날이지.”

 “맞아 맞아. 고마운 일이지. 자알 감상해 보자구!” 

재치있는 별그늘 화가는 배낭 속에서 흰 화선지를 급히 내놓고 붓을 잡고 기내 중앙 앞쪽 무대위에 걸 ‘현수막’을 쓰기 시작한다. 본디 별그늘 화가는 달필에다가 재치가 있다. 화선지 위에 금방 간판을 그린다. ‘미(美) AND 회항 (回航)콘서트’ 라고 쓴 글자에 약간의 그림까지 곁들인 간판이 만들어지고 늘손지 시인과 늘풀든 체육관장, 어진 환경운동가 셋이서 앞쪽에 임시 현수막을 붙인다. 행사 전문 진행자인 길벗 작가의 말이 이어진다.  

이때 이 모든 실재상황을 앵글에 농밀하게 담고자 사진작가 ‘대가’ 가 카메라를 들고 일사불란하게 전체를 조망한다.

 “자, 첫 순서는 ‘미(美)AND 회항(回航)’ 콘서트’의 문을 시원하게 엽니다. 먼저 ‘슝’ 성악가를 모시어 ‘희망의 바다’라는 노래로 여러분을 이 시원한 창공 노래의 날개로 안내 합니다. 부탁 합니다. 박수---” 
 “여러분 반갑습니다. 전 ‘슝’ 교수 입니다. 대학에서는 건축학을 전공하는데 사회에서는 성악가로 활동합니다. 오늘 멋진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희망의 바다’를 들려 드립니다.”

 “우우우---박수---”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은 슝 교수는 그 특유의 알토의 고음으로 반주없이 노래를 시원하게 펼친다. 육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름하나 없는 동안(童顔)의 얼굴로 힘차게 노래를 한다.  

이어 이어지는 순서는 시 낭송. 미리 노을 스튜디어스가 틀어주는 잔잔한 CD 음악반주에 맞춰 고운 목소리 ‘금이’ 시 낭송가의 낭낭한 목소리는 기내의 흔들이나 소음 마져도 흡수 할 만큼 진지하다. 지구상 땅 위에 고요로이 울려 퍼지는 순백의 율조는 가히 감동의 물결이다. 시 낭송은 아까 대전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면서 리무진 버스에서 낭송한 ‘김동환’ 시인의 ‘산 너머 남촌에는’ 이다. 

다음에는 조용한 대금 연주의 순서이다. 길벗 사회자의 설명에 의하면 백년에 한번 들을까 말까한 처연한 ‘고운소리’ 대금연주는 나는 비행기와 함께 솜털 같은 창밖의 구름 속으로 울려 펴진다. 저 널리, 저 멀리, 저 높이 날고 있었다. 푸르런 하늘가에 흰 구름이 흐르는 어느 날. 도포자락에 괴나리 봇짐 어깨에 둘러 맨 삿갓을 쓴 어느 나그네가 충청도 청양 칠갑산 바위에 앉아 흐르는 계곡물을 바라보며 애절하게 불어대는 대금연주의 소리 ……. 

또 이어지는 색다른 시 낭송의 세계를 보여준단다. 한국시낭송가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수정(水晶)같은 호소력의 목소리 주인공 ‘혜원’ 시 낭송가. 은쟁반에 7월의 청포도가 떼그루 …… 굴러가듯 청아한 혼의 소리는 기내를 더욱 고요하게 분위기를 유도한다. 애절하며 정감있는 그의 시 낭송은 비탄을 노래한 걸작으로 소월 시의 또 하나의 대표작이며 소월의 원한과 비애가 온통 드러나 있는 ‘초혼’이란 시를 낭송한다. 노을 스튜디어스의 음악반주에 맞춰 혜원의 시 낭송은 처연하게 읊조린다. 

             초 혼(招魂)
                          시. 김소월(金素月)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려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그 소리에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멀구나 

산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시 낭송으로 분위기가 너무 쳐지는 듯 하자. 다음 순서는 동화작가 ‘숙’님의 동화나라 여행을 공연된단다. 한 사람의 목소리로 천의 소리를 지어내는 그는 가히 압도적이다. 노인흉내, 여자 소리, 아이소리, 동물소리, 기차소리 등 다양한 목소리로 변조하며 동화나라 여행은 이어진다. 

행사의 극치를 이루는듯 하자 이번에는 ‘한반도’ 전위예술가가 펼치는 퍼포먼스 공연이다. 얼굴과 머리에 빠알간 페인트를 칠하고 기묘한 소리에 맞춰 열연하는 이 공연은 인간과 자연에의 친화력과 사랑 포용을 뜻하는 내용의 전위행위 공연이다. 석고상이 등장하고 톱날이 등장하고 흰 천에 사물을 이용한 액션은 승객들의 눈길을 끈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승객들은 박수를 친다. 한참을 박수치던 승객들은 승개의 안전띠 규정을 위반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친다. 5분, 10분이 지나도록 박수가 끝이나질 않는다. 이때 사회의 명인 길벗 작가가 마이크를 잡는다. 

이번에는 이국적인 마스크와 빼어난 미모로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샤갈’의 시 낭송 순서 이다. 앞서 시 낭송을 연출한 두 분은 전형적인 한국적 취향의 시 낭송의 세계를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오늘 독일로 가는 중이니 독일의 대표적인 시인 헤르만 헷세의 시를 낭송한단다. 헷세는 시인이며 소설가로써 독일의 시인 ‘토마스 만’ 과 더불어 현대 독일 최대의 작가로 불리워지고 있다.

그는 자연과 인간을 사랑하고 방랑과 자유를 흠모했으며, 끊임없이 현대 신낭만주의 문학을 완성해 나갔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1차 세계대전 때 비전론자(非戰論者)로 지목 받아 압박을 받아 결국 스위스로 국적을 옮겼다. 그의 시는 대체적으로 꿈에 부푼 소녀의 환상처럼 달콤하고 감미롭다. 그는 명실공히 사랑의 추종자였다. 이러한 그의 관념은 작품을 통해서나 현실의 삶에 있어서도 역력히 나타났다. 신앙을 밑바탕에 깔고 있으면서 강렬한 사랑의 호흡을 시의 구절마다 절묘하게 불어넣고 있다. 이 번에 샤갈이 낭송 할 시 ‘편지’ 도 다른 많은 작품들과 함께 헤세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며 '샤갈‘은 자랑스럽게 독일의 헷세 시인을 소개하고 그의 대표작인 ’편지‘를 낭송한다. 

         편 지

                            시. 헤세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옵니다.

보리수 거세게 술렁대며

나뭇가지 사이로 달님이 

나를 버리고 떠난

사랑하는 여인에게

긴 편지를 썼습니다.

달님이 종이 위를 비쳐줍니다.
 

부드럽고 조용한 달빛이

글자 위를 스쳐갈 때

내 마음 울음 터뜨려

잠도, 달님도, 저녁 기도도 잊고 맙니다. 

유럽의 중심 국가인 독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독일의 대표적인 헷세 시인의 시를 한국의 샤갈 시 낭송가의 목소리를 통하여 들은 승객들은 매우 고무된 듯 감흥에 취해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구상 처음 갖는 기내 콘서트에 이처럼 박수로 환영해주시어 감사합니다. 오늘 같이 특별한 날에 특별한 콘서트는 저희나 여러분이나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기침을 두 어 번 한 길벗 작가의 말은 이어진다. 

 “오늘 이 비행기에서의 인연과 사랑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제가 노래를 하면서 오늘 ‘미(美)AND 회항(回航)콘서트’의 문을 닫습니다. 이 노래를 부른 그룹 ‘The bee gees’ 지난 1960년대 영국의 그룹싸운드 입니다. 제목은 ‘Dont forget to remember mi ' 입니다. 이 노래는 당시 전 세계 팝송팬들을 감동시킨 노래 입니다. 그룹 비지스는 1967년 데뷔한 영국 출신 3인조 그룹으로써 형 배리 깁과 쌍둥이 동생 모리스, 로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977년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 사운드트랙 앨범으로 제작 판매하여 큰 인기를 구가했으며 1997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3년 1월 13일에는 기타 연주를 맡았던 쌍둥이 동생 모리스 깁이 53세로 미국 마이애미의 한 병원에서 안타까웁게 작고했습니다. 그럼 노래 부르겠습니다.”

 “우우우----짝짝짝---” 

 D O N ' TF O R G E TT OR E M E M B E R 

                                      The bee gees  

                     (Written by Barry Gibb, Maurice Gibb '69

                              Lead Vocals - Barry Gibb)
 

Oh my heart won't believe that you have left me.

I keep telling myself that it's true.

I can get over anything you want, my love,

but I can't get myself over you.  

그대가 내 곁을 떠났다는 것을

나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사실이라고 믿으려고

해 봐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어떤 일도 포기하는 것만큼은 안되는군요 

Don't forget to remember me

and the love that used to be.

I still remember you.

I love you.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

우리의 지난 사랑도 잊으면 안 됩니다

지금도 변함없이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In my heart lies a memory

to tell the stars above.

Don't forget to remember me,

my love.  

가슴에 추억이 남아 있습니다

별들에게 들려줄 만한 추억들이요

사랑하는 이여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 

On my wall lies a photograph of you, girl.

though I try to forget you somehow.

you're the mirror of my soul, so take me out of my ole.

Let me try to go on living right now.  

벽에는 당신 사진이 걸려있지요

어떻게 하든 당신을 잊으려고 노력을 해 보았지만 당신은 나의 영혼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존재인가 봅니다

그러니 제발 저를 구원해 주세요 


이제 당신으로부터 멀어지도록

노력해 볼 겁니다 

Don't forget to remember me

and the love that used to be.

I still remember you.

I love you.  

저를 잊지 말아 주세요

우리의 지난 사랑도 잊으면 안됩니다

지금도 변함없이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In my heart lies a memory

to tell the stars above.

Don't forget to remember me,my love. 

가슴에 추억이 남아 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승객들은 또 한 번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친다. 그것도 5분에서 10분, 20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자 승객의 자리 가운데 쯤에서 어느 승객에 의해 연호가 터진다.  

 “오, 코리아 --- 오, 코리아---”

 “대한민국----짝짝짝짝----” 

울려 퍼지는 함석과 박수 속에 비행기는 높이 창공 뚫고 독일로 독일로 항로를 따라 하늘을 날고 있었다. 기내 방송이 나온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승객 여러분의 성원에 힘 입어 오늘 생명을 구하고 ‘ 미(美)AND 회항(回航)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제 그만 박수를 마쳐 주세요. 더 박수를 치면 이 비행기가 추락 위험이 있습니다. 그만 중지해 주십시요.” 

미래를 짊어질 10대의 소년 ‘대한’이의 생명을 살리고 이를 기념하는 ‘미(美) AND 회항(回航)콘서트’ 를 성공적으로 연출하면서 365명을 승객을 실은 비행기는 높은 고공을 날고 있다.  

오늘따라 드높은 푸르런 창공을 뚫는 비행기는 시원스레히 날고 있다. 깃털같은 구름사이로 지나는 싶으면 하이얀 눈이 쌓인 설원(雪原)을 미끄러지듯 은색 양 날개를 펴고 독일의 하늘로 날고 있었다. 

기내 창가에 앉아 한참을 그렇게 생각에 잠겨 날고 있었을까? 저 앞에 좌석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까 10세 소년 대한이를 정성껏 진료했던 충남 금산에서 소아과를 한다는 닥터 김과 기내 간호사 보름 간호사가 진료상자를 가지고 급히 걸어가고 있었다. 승객들은 의아해 했다. 여기저기서 술렁이기 시작했다. 공연단의 어진 환경운동가와 디엠젯 기자가 말을 건낸다. 

 “아니 또 무슨 일이 난거야?”

 “글세 또 회항 사건(!)인가?”

 “아니 지금까지 날아온 시간이 얼마인데 회항이야. 그냥 가야지. 허허허---”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기내 방송이 나온다.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긴 여행에 피곤 할 터인데 이렇게 또 한 번 방송을 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비행기 승무원 생활 30년에 오늘 같은 날은 처음 입니다. 지금 기내 승객중에 여성 한 분이 비행기 도착 전에 부득히(!) 쌍둥이를 분만하였습니다. 그래서 아까처럼 회항(回航)은 어렵고 이제 조금만 가면 독일의 국제공항 입니다.

따라서 조금 전에 낳은 쌍둥이 는 아들과 딸인데 제가 이름을 이렇게 지어 드렸습니다. 첫 째 난 아들은 ‘하늘’ 이요, 두 번째 난 딸은 ‘땅’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쌍둥이의 분만은 1년 365일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라고 ‘ 365 쌍둥이’ 라고 지었습니다. 저는 이청춘 기장으로써 30여년 비행중에 이런 행운은 처음 입니다. 따라서 저도 집에 가면 아내와 다정하게 의논하여 애를 하나 낳을까 합니다.” 

그러자 기내 승객들 중에 아까 공연중 시원한 노래를 선사하던 ‘슝’ 성악가가 입을 막고 킥킥대며 웃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혜원 시 낭송가는 비스듬히 비껴쓴 모자를 눌러쓰며 항공기 창밖에 펼쳐지는 구름 사이의 황홀한 운무(雲霧)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허허허--- 허허허---기장님 나이 50이 넘은 듯 한데 아이 생산이 가능 할까 …… ? 나도 노력해도 안되던데 ……?”

 “호호호--- 히히잇--- 참내 우스워라!” 

저쪽 뒤쪽 의자에서는 비행기 탑승 후 1초도 놓치지 않고 이 감동스런 현재 상황을 살아있는 ‘기사’를 노트북을 두둘기고 있는 사람이 눈에 보인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예술 방문단중에 언론인 한 사람으로 동승한 ‘디엠젯’ 기자이다. 

 “미(美)AND 인천공항 회항(回航)10세 소년 생명 회생 - 독일 국제공항 착륙 앞두고 여자 승객 쌍둥이 분만으로 또 한 번 화제 더미 올라 / 이를 기념하는 기내 기념 콘서트 열어 화제 만발 / 신나라 비행기 소속 (기장 이청춘李靑春) 365명 탑승객 한 몸 되어 2,7000피트 상공, 900km 초고속 비행기속 월드컵 지구촌 축제 서막 올려/ 성악가 시 낭송가, 연주가, 전위예술가, 화가, 기자, 문인 등 함께 어울어진 축제의 운항/ (이하 중략)”

                                       (독일행 기내에서 / 디엠젯 기자) 

 몰이 단장이 옆에서 기사를 힐끗 훔쳐보며 감탄을 한다.  

 “오호라, 지상 최고의 천(千)의 무봉(無烽)펜의 마법사이시여!” 

 몰이 단장은 다시 길게 숨을 내쉬며 웃는다. 그리고 혼잣말로 속삭이며 되내인다. 한반도 전위예술가도 곁들여 기도를 한다.  

 “미(美)AND 회항(回航)과 쌍둥이 분만이라, 오오 신이여, 월드컵 축구경기에 우리 남.북한이 결승전에서 만나 공동우승 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그리고 월드컵 공동우승을 기회로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 북한이 통일이 되도록 도와주소서!”

“오, 하나님 …… !”

                                                                   -                                                         -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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