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의 돋보기

도예가 송기진은 보성덤벙이의 진정한 미는 불완전함과 부작위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불완전이란 비생산적이고 모자란다는 뜻에서 시작할 것이고, 부작위란 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가 취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조선의 민초들의 애절함을 얘기하는 것이라는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흙을 빚어 가마에 넣고 불길을 통해 생긴 변화는 불완전함에서 기인함이요 생각지도 못한 미감과 기능성을 형성하게 됨은 자연의 부작위 함에서 나타나는 예술품으로 다시 거동하는 달항아리 한점이 감동의 소산이 아닐 수가 없다.

보성의 덤벙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의 다도계와 고미술계에서 격을 평가받아 민초의 설움은 천년을 간다는 말이 맞다. 평범한 모양과 파리한 흰색과 회백색 미적 가치는 우리 조상이 만들어 흘러온 독창적인 제작기법에서도 남다르다.

이론적으로는 지금껏 전해 온 청자, 분청사기, 백자, 흑유 자기 등은 중국에서 유입된 도자제작 기술이었다. 하지만 보성덤벙이를 통해 고증된 “초벌덤벙분장 도자제작기법”이라는 전통 도자 기법은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우리의 독창적 학술적 고증된 기법의 제품이라는 것이다.

대전전통나래관 3층에서는 전문예술단체 “장애인인식개선 오늘” 기획초대로 도예가 송기진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에 추천사를 쓰게 된 필자는 이 지역에는 분청의 역사도 역사지만 그 후예를 자청하고 노력하는 이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여 사라져 가는 슬픈 역사속의 미를 현재로 소환해 볼까하는 욕심으로 쓰게 되었다.

삼전(三田) 송기진은 몸과 마음이 삼갈 줄 아는 도예가다. 웃을 때면 어질다는 느낌이 드는데 욕망에 대한 자제력이 이미 불을 통해 흙을 통해 숙성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금번 전시는 대전전통나래관에서 보성덤벙의 진수를 초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하겠다. 많은 시민들에게 작가에게 직접 듣는 민초들의 설움을 통해 빚어진 보성덤벙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학적인 아름다움과 이 지역에서만 났던 “계룡요”라는 독특한 분청으로 도자사에 한 획을 그은 근간도 살피고 그 시절속에서 걸어나와 충청에 찾아 온 손님으로서의 “보성덤벙이”를 통해 시민사회의 진정성이 그 시대적 근간에서 보여지는 정신으로 아름다움으로 시대성, 역사성을 띠고 천착되었는지를 보고, 그로 인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하는 새해가 되길 세밑에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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