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여행-전남구례군

강 따라 걸으며 마음도 쉬어간다

섬진강 뚝방길 걷기

흔히 지리산을 어머니의 산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지리산 자락이 안온하고 평화로운 기분을 안겨준다는 의미일 테다. 지리산이 어머니의 산이라면 섬진강은 어머니의 강이다. 모든 아픔과 상처를 기꺼이 보듬어 안아줄 것만 같은 섬진강은 지리산 자락을 뒤에 두르고 태연하게 흐른다. 지리산 골골에서 흘러나온 물길이 모이고 모인 섬진강. 그 굽이져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걷다 보면 심란한 마음도 어느새 편안해진다.

마음을 감싸주는 섬진강의 부드러운 
호젓한 섬진강 뚝방길

뚝방길 걸으며 자연스러운 삶을 배우다

섬진강을 옆에 끼고 둔덕을 걷는 섬진강 뚝방길에서는 지리산과 섬진강의 품에 안겨 걷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다. 실은 그래서 좋다. 복잡한 머리와 어지러운 마음이 이 별스럽지 않은 한적한 풍경을 만나 시나브로 고요해진다.

섬진강 뚝방길을 걷기에는 구례가 제격이다. 뚝방길은 작은 천변으로도 여러 갈래가 있지만 하동과 이어진 섬진강의 큰 줄기를 따라 걷는다면 구례군 토지면 소재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토지면 소재지에는 섬진강에서 잡은 다슬기로 만드는 다슬기탕을 내는 식당이 몇 곳 있으니 한 그릇 먹고 걷기를 시작해도 좋겠다.

토지면 소재지에서 1km 정도는 마을길을 통과해야 한다. 섬진강 방향으로 마을을 가로질러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뚝방길과 만난다. 스치는 마을길에서는 밭고랑 이는 아지매에게 이런저런 시골의 일을 묻기도 하고, 자전거 타고 가는 할배와도 눈인사를 한다. 이것이 시골의 정서다. 아무리 모든 것이 변했다고 해도 시골의 시간은 아직 느리다. 도시보다는 한결 천천히 흐른다.

마을길을 통과하고 나면 섬진강을 왼쪽에 두고 별 일 없이 뚝방길을 걷는다. 뚝방길 걷기에 달리 목적이란 없다. 그저 편안하게 몸을 움직이며 지리산과 섬진강을 자연스럽게 느껴보려는 여행이다. 잔잔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에 슬며시 세상사에 달궈진 머리를 식히고, 조급했던 마음도 흐르는 저 강물처럼 순리대로 흘러가도록 연습해본다. 뚝방길을 걸으며 자연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사는 법을 배운다.
섬진강 뚝방길은 강을 따라 3km 정도 이어진다. 그다지 먼 거리는 아니지만 오로지 뚝방길을 걷는 단조로운 코스이다 보니 그리 짧게 느껴지지도 않는 길이다. 잠시 강가에 앉아 쉬기도 하고 정자에 드러누워 졸기도 하면서 쉬엄쉬엄 걷다 보면 2~3시간이 휙 지나가버린다. 행군하듯 걷지 않고 구례의 시간에 맞춰, 혹은 강물처럼 천천히 흘러가듯 걷는다. 애초에 달리 목적이란 없는 여가로서의 '걷기'에 굳이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찾아내려는 것조차 인간의 부질없는 욕심일 뿐이다.

마을길을 지나다 만나는 시골 담 
섬진강의 너른 품

뚝방길 막바지 즈음엔 한적한 곳에서 쉬어 갈 수 있는 용호정이 나온다. 용호정부터는 300~400m 정도 잘 닦인 데크 산책로가 이어진다. 길 양쪽으로는 나무와 꽃들이 호들갑 떨지 않고 가만히 반긴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뚝방길도 끝나고, 살짝 마을길을 통과하면 이내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다시 어딘가로 발길을 옮겨야 할 시간이다.  

섬진강 어류생태관에서 만나는 수생태계

섬진강 어류생태관은 섬진강 뚝방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토지면 소재지에서 하동 방향으로 2.5km 정도 떨어져 있으니 아예 어류생태관부터 걸어도 괜찮다. 하지만 굳이 도로변을 걷고 싶지 않다면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에서 어류생태관으로 바로 이동해 어류생태관을 먼저 둘러보고 30분에서 1시간에 한 대씩 있는 시내버스를 이용해 토지면까지 움직여도 좋다.

어류생태관은 꽤 큰 규모를 자랑한다. 크게 1, 2층과 야외 생태체험학습장으로 나뉜다. 제1전시관에서는 '섬진강의 사계'를 주제로 풍수지리적으로 최고의 명당으로 꼽히는 섬진강 자락의 자연을 이야기한다. 제2전시관에서는 '섬진강의 물'을 주제로 섬진강의 수생태계를 소개한다. 또 제3전시관에서는 '섬진강의 땅'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를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린다. 1, 2층 전시관을 잇는 경사로에는 수족관을 설치해 이동하는 중간에도 다양한 물고기와 그 생태를 관찰할 수 있게 했다.

전시관 곳곳에 설치된 대형 수족관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의 발길도 붙잡는다. 쏘가리, 메기, 붕어 같은 친숙한 어종을 비롯해 철갑상어와 화려한 열대어처럼 흔히 볼 수 없는 어종도 두루 전시되어 있다. 또 황어, 누치, 돌마자, 모래무지, 참몰개 등 토종이면서도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다양한 어종을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춘 설명도 덧붙였다. 전시관은 사람이 아무리 많이 들어와도 혼잡할 일이 좀처럼 없을 정도로 넓다.

데크 산책로는 강과 소나무를 벗하며 뻗어 있다.

야외에는 도시락을 먹으며 쉴 수 있는 정자와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다. 그밖에 야외분수와 생태체험학습장, 야외수달 전시장 등을 갖췄다.

사성암 올라 심호흡 한 번

구례터미널이나 구례구역에서 6km 정도 떨어진 곳에 구례 여행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사성암이 있다. 절벽 위에 세워진 아슬아슬한 사성암은 자기 차량을 이용하지 않아도 셔틀버스를 타고 가볼 수 있다.

사성암은 의상대사,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선사 등 4명의 고승이 수도를 했던 곳으로 오산 정상에 위치한다. 구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유명하며, 깎아지른 절벽에 위태롭게 지어진 암자의 모습이 신기하고 영험해 구례에 온 여행자들이 꼭 한 번은 들르는 곳이다. 노고단 운해, 섬진강 벚꽃길, 피아골 단풍과 같이 구례 10경에도 포함되는 명소다. 

섬진강 뚝방길 말미의 데크 산책로 
걷다가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정자

사성암에 올라 구례를 내려다보며 크게 심호흡을 한다. 가슴에 쌓였던 응어리가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 사람들이 곧잘 쾌감을 느끼곤 하는 것은 아마도 자신이 속했던 세상에서 한 걸음 벗어났다는 해방감 때문일 테다. 혹은 하늘로 날아오른 초인처럼 장난감 같은 세상을 무시로 내려다보며 중력의 한계를 벗어난 자유를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다. 사성암에 올라 아래를 굽어보며 구례 여행을 마무리한다.

   
절벽에 아슬아슬 자리한 사성암

여행정보

섬진강 어류생태관
주소 : 전남 구례군 간전면 간전중앙로 47
문의 : 061-781-3665~6, korean.visitkorea.or.kr

사성암
주소 : 전남 구례군 문척면 사성암길 303
문의 : 061-781-4544, korean.visitkorea.or.kr

1.주변 음식점

지리산식당 : 산채비빔밥, 버섯전골 /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381 / 061-782-4054 / korean.visitkorea.or.kr
동아식당 : 가오리찜, 족탕 / 구례군 구례읍 봉동길 4-5 / 061-782-5474
부부식당 : 다슬기수제비 / 구례군 구례읍 북교길 5-12 / 061-782-9113

2.숙소

지리산아름다운펜션 : 구례군 토지면 섬진강대로 4310-49 / 010-5661-1100
곡전재 : 구례군 토지면 곡전재길 15-2 / 061-781-8080
한화리조트 :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464 / 061-782-2171 / korean.visitkorea.or.kr
구례둘레길 게스트하우스 : 구례군 광의면 한국통신로 83-22 / 061-782-0203 / http://cafe.daum.net/jirisangh
섬진강모텔 : 구례군 구례읍 섬진강로 46 / 061-783-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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