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창호의 허튼소리] 금산, 대전 편입 논란을 보고...(3)

   
라창호 전 부여부군수.

우리나라 속담에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낫다’는 말이 있다.

지난 2012년 12월, 대전시내에 있던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자 금산군을 대전광역시에 편입하자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와 같지 않을까? 충남도청이 바로 이웃에 있을 때는 나름대로 그 어떤 듬직함이 있었는데, 막상 멀리 이전해 가니 허전함이 드는 때문은 아닐까?
하지만 필자는 생각을 달리한다. 충청남도와 금산군은 먼 친척 관계가 아니라 큰집과 작은집 관계로 봐야한다. 큰집과 작은집은 어려울 때 책임감을 갖고 서로 도와야 하는 사이다. 따라서 큰집이 멀리 이사 갔다고 바로 이웃집을 큰집 삼자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금산의 어떤 분은 “도청을 가려면 꼭 대전을 거쳐야만 하느냐”고 하고, 또 어떤 분은 “금산은 육지속의 외딴섬 같고, 인체의 맹장과 같다”고 말씀 하신다 들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금산군이 이러한 지도상의 위치를 갖게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1989년 충남도의 한 시(市)였던 대전시가 정부직할시(지금의 광역시)로 승격해 도의 관할을 벗어났기 때문으로 이는 벌써 25년 전의 일이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이런 이유를 드는 것은 자기 비하일 뿐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금산군을 대전시에 편입하자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신도청과 멀어진 거리 때문이라면 도청소재지인 내포신도시와 금산군과의 거리를 단축하면 되지 않을까? 즉, 금산군과 논산시 간에 4차선 고속화도로를 내는 것이다. 국가지원지방도 68호선의 편협한 노선을 바로 잡고 4차선으로 확.포장하면 대전을 경유하지 않고도 충남의 내륙을 거쳐 신도청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이 생기기 때문이다.

필자의 생각이 짧은지 모르겠지만, 금산에서 금성-진산을 거쳐, 논산시의 도산-연산에 이르는 도로를 4차선으로 확.포장만 해도 내포신도시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고, 충남내륙으로 통하는 물류 유통선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백제고도 공주시와 부여군과의 접근성이 좋아져 청정지역 금산과, 인삼을 연계한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논산-천안 간 등 인접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편리함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금산과 신도청간의 거리 단축이 금산군민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소외감까지 해소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돈인데, 군비는 물론 국.도비를 포함해 수 천 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는 금산군만의 사업이 아니라, 이웃 논산시의 자기 구간 도로개설 협조와, 충청남도의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사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나아가 금산군과 충남도가 함께 중앙 정부의 지원을 얻어내야만 한다.
또 하나는 사업기간이다. 이 사업은 가능한 빠른 기간 내에 완료해야지 계획단계에만 머물러 있거나, 막상 착공되드라도 질질 끌어서는 금산군민들의 실망감만 키울 우려가 있다.

한편으로, 금산군이 대전시에 편입될 경우를 가정해 보자. 대전시가 대도시행정을 제쳐두고 시(市)변두리 농촌지역의 대규모 도로사업에 과연 막대한 재원을 투자할 것인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고, 충남도와 논산시는 시.도 경계를 달리하는 금산군을 위해 도움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다른 사업에 투자할 것이 불 보듯 뻔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금산군이 충남도의 일원으로 남아 신도청에 이르는 금산-논산 간 고속화도로를 내 군 발전을 기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금산군을 대전시에 편입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은 금산군민들의 하나된 힘이 필요한 때라 생각된다.

오는 6월의 지방선거에서 광역이든 기초든 이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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