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古典)에서 길을…] 139

한자는 뜻글자로서 만물의 이치, 철학 ‘마음 다스림’ 등의 뜻이 담겨 있다.
『改(개)』자에 대해 살펴보겠다.
필자의 사견임을 전제로 한다.
‘고친다.’는 뜻의 ‘改’(개)자는 ‘己’(자기 기)자와 ?(칠 복)자로 되어 있다.

의미를 부여해 보면, 자기(己)를 때려서(?) ‘자기부터 고쳐라’라고 의미를 부여 해 볼 수 있다.
즉 ‘남에게 잘못을 고치라고 하기 전에 자기부터 먼저 고쳐라.’하는 것이다.

▲ 우리의 눈은 자기 허물은 보지 못하고 남의 허물만 보는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남의 눈에 티끌을 보지 말고 내 눈에 있는 들보를 보라.’는 교훈의 말이 있지 않은가.
다시 말해 누구나 남의 허물이나 단점은 잘 보면서 정작 자기 자신의 허물이나 단점은 잘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소설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에 이런 우화가 나온다.
두 사람이 굴뚝 청소를 했는데 내려와 보니 한 사람은 얼굴에 검댕이 묻었고 한사람은 깨끗했다.
과연 누가 얼굴을 씻었을까? 답은 얼굴이 깨끗한 사람이었다.
얼굴이 깨끗한 사람은 상대방 얼굴에 검댕이 묻은 것을 보고 자기 얼굴도 검댕이 묻었을 거라 여기고 씻었다.

하지만 검댕이 묻은 사람은 상대방의 얼굴이 깨끗 하자 자기 얼굴도 검댕이 묻지 않았을 거라 여기고 얼굴을 씻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남의 얼굴에 묻은 검댕은 잘 보이지만 자기 얼굴에 묻은 검댕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남의 허물은 잘 보면서 자기 허물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부터 고쳐라’는 개(改)자에는 ‘남의 허물을 보기 전에 자기 자신의 허물을 보라.’는 교훈적인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기 허물이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하나 남의 허물이나 잘못에 대해서는 아주 야박한 속성을 지녔다.
시체말로 ‘남이 하면 불륜이요. 자기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과 같다.
그러므로 옛 성현들께서는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기를 꾸짖고,(以責人之心, 責己)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라.’(以恕己之心, 恕人)하셨다.

다시 말해 남의 허물이나 잘못을 찾아 질책하려는 모진 마음으로 내 잘못이나 허물에 대해 모질게 질책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 자신의 발전을 이루는 길인 것이다.
또한 나의 허물이나 잘못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관대하려는 속성처럼 남의 허물이나 잘못에 대해서 너그럽게 이해하고 용서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남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루는 길인 것이다.

그러나 속인들로서는 남의 잘못이나 허물에는 관대하고 자기 자신의 허물이나 잘못에는 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채근담』에서는 ‘남을 대하기를 봄바람 같이 하고 자기 자신을 지키기를 가을 서리처럼 하라.’(待人春風, 持己秋霜) 즉 ‘세상을 살아감에는 봄기운을 지닌 것 같이 너그럽게 하고 자기 자신을 규율하기를 가을 기운을 지닌것 같이 엄하게 하라.’ 한마디로 ‘남에게는 관대하되 자신에게는 엄격하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부터 고쳐라.’는 改자에는 ‘남의 허물을 탓하기 전에 내 허물부터 꾸짖어라.’는 교훈의 뜻이 담겨 있다.

▲ 反求諸己(반구저기) 즉 ‘잘못을 자기에게서 찾는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그 잘못의 원인을 남에게 돌리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 고쳐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께서는 ‘군자는 잘못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하였다.
일의 잘못된 원인을 ‘네 탓이오.’하고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내 탓이오.’하고 자기에게서 찾는다면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자기 발전의 효과이다. 자기에게서 잘못의 원인 즉 허물이나 결점을 찾게 되면 그것은 새로운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잘못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으려 하지 않고 남에게서 찾으려 한다면 이는 마치 자기 몸 안에 병균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고 엉뚱하게 음식 탓만 하다가 결국은 그 병균으로 인하여 몸을 병들게 하는 것과 같이 망함의 요인이 된다.

둘은,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는 효과이다.
잘못의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게 되면 자칫 남에 대한 증오와 원망의 마음이 생기게 된다.
남에 대한 증오와 원망의 마음을 가지게 되면 도리어 자기 마음부터 상하게 한다.

마치 남에게 침을 뱉으려면 내 입부터 먼저 더러워지는 것과 같다.
그러나 잘못의 원인을 자기에게서 찾으려 한다면 자기를 반성하게 되고 그로인하여 방법과 깨달음을 얻게 되어 오히려 마음이 평안해 지게 된다.

셋은,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효과이다.
상대의 허물이나 잘못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포용하며, 잘못의 원인을 상대에게 돌리지 않고 자기에게서 찾으려 한다면 덕이 있는 사람으로서 누구와도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부터 고쳐라.’는 改(개)자에는 ‘내 탓이요.’라는 교훈의 뜻이 담겨 있다. 

▲ 그렇다. 실타래 얽히듯이 꼬여있는 우리정치, 서로 ‘내 탓이오.’한다면 쾌도난마(快刀亂麻) 처럼 풀리지 않을 까.
                                                                                             - (인문교양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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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주말반)
          C반 (매주 일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송촌서당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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