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여행-경북 울릉도

   
울릉도 개척민들이 90가구 넘게 살던 나리분지. 그들의 주거 공간 투막집이 자리를 지킨다

울릉도 성인봉~나리분지 트레킹
울릉도의 역사와 문화를 두발로!

울릉도에 왔다면 성인봉(984m)에 올라봐야 한다. 울릉도 탄생을 알리는 시작점이자 최고봉인 성인봉과 그날의 흔적을 공유하는 나리분지는 울릉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성인봉 트레킹’에는 ‘나리분지’가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둘을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울릉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식생과 문화까지 엿볼 수 있으니 이런 알짜배기 여행이 또 어디 있을까. 울릉도 속살 여행, 성인봉에서 출발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 신생기 용암분출로 울릉도가 솟아났다. 울릉도 중앙부에 자리한 최고봉 성인봉과 북쪽으로 자리한 나리분지가 바로 그 날의 흔적이다. 섬이면서도 물이 풍부한 울릉도 수원이 바로 여기 성인봉에 있다. 물은 풍부하지만 섬이자 산인, 화산섬 울릉도에는 나리분지 외의 평지는 거의 없다. 초기 정착민들은 분지에 터를 잡고 농작을 하며 살아갔다. 대신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기암절벽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야생섬’의 매력을 한껏 드러낸다.

성인봉에서 나리분지로 향하는 길에 자리한 전망대에 서면 나리분지와 알봉분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성스러운 봉우리를 찾아

성인봉(聖人峰)은 모양새가 성스럽다고 붙은 이름이다. 울릉도 최고봉이면서도 신령수 근처에 와서야 그 모습을 볼 수 있어 신령스러움을 더한다. ‘우산국’이라 불리던 삼국시대부터 울릉도 개척시대를 지나 근현대까지도 성인봉은 성스러운 공간이었다.

섬의 탄생을 품은 봉우리이자 울릉도 최고 높이를 차지한 성인봉으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깊고 넓었다. 흔히들 섬여행의 묘미로 해안드라이브를 첫손에 꼽는데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륙의 봉우리에도 올라봐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성인봉 트레킹,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가장 무난한 길로 알려진 KBS중계소 코스,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트레킹을 준비할 때 가장 궁금한 것은 ‘가장 무난한 길’과 ‘가장 풍광이 좋은 길’이다. 이 둘이 같으면 금상첨화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제법 많다. 또 반드시 정상에 올라야만 하는 이들에게는 최고봉이 있느냐 없느냐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다행히 성인봉 트레킹 코스는 모두 최고봉인 ‘성인봉’을 품고 있다. 고민하나는 덜은 셈이다. 무난한 코스를 묻자 KBS중계소~성인봉~나리분지 코스를 추천했다. 대원사~성인봉~나리분지 코스와 안평전~성인봉~나리분지 코스도 있다.

모든 코스가 성인봉~나리분지를 품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덜 가파르다는 KBS중계소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일주상품을 이용하는 이들은 거꾸로 나리분지에서 성인봉~KBS중계소(대원사)로 이동하기도 한다. 시간은 거의 비슷하게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어디서 출발하든 기억해 둘 것은 원점회귀 산행이 아니라는 점. 픽업해 줄 일행이 없으면 자가차량이 오히려 짐이 된다.

가장 무난한 길로 알려진 KBS중계소 코스,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어디서 출발하건 성인봉~나리분지 관통

도동항에서 KBS중계소까지는 택시를 이용하거나 울릉군보건의료원앞 ‘도동’ 버스정류장에서 샛길을 따라 15분가량 걸으면 닿는다. 짧은 임도를 지나 기분좋은 흙길이 펼쳐진다. 오르막길을 따라 숨소리도 거세진다. ‘우산고로쇠’처럼 이름에 ‘우산’이 붙은 것은 이곳 우산국에서 난다는 뜻이다. 울릉도에는 약 300여개종의 식물이 자리한단다.

특이한 식생을 두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깊이 있는 지식 없이도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섬피나무·너도밤나무 등에 눈길이 간다. 지천에 자리한 섬조릿대만 알아도 트레킹이 훨씬 재미있어진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성인봉 트레킹에 올랐다면 섬노루귀·섬바디 등을 두고 “섬에서만 나는 희귀식물”이라고 설명해줘도 좋겠다.

팔각정이 보인다면 성인봉이 지척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남은 오르막을 걸어보자


남녀노소 관절만 튼튼하다면 별 무리없는 산행이지만 운동이 부족했다면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걸어보자. 중간 중간 나오는 쉼터마다 쉬어가도 좋다. 급할 것은 없으니 붉게 물든 울릉도 속살을 구경하는 재미를 누려보자. 구름다리를 지나 팔각정에 닿으면 고지가 코앞이다. 팔각정에서 목을 축이고 나면 다시 고달픈 오르막에 올라야한다. 이 고비만 넘어서면 성인봉 바로 아래 자리한 ‘바람의 언덕’이다.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온다고 이름 붙은 바람의 언덕에서는 그전 된비알을 오르며 샘솟던 땀을 식혀가기 좋다. 너무 오래 쉬었다가 체온이 떨어질 수 있으니 잠시 땀만 식히고 성인봉으로 향하자. 성인봉은 맑은 날이 별로 없다. 맑다가도 순식간에 흐려지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는 공간이니 날씨에 연연하기 보다는 신령스러운 공간에 다녀왔다는 데 의의를 두면 좋겠다. 성인봉 표지석을 두고 사진 찍는 이들은 언제나 만원이다. 촬영을 하고 난 뒤에는 성인봉 뒤로 난 ‘사진 촬영 포인트’도 놓치지 말자.

성인봉에서 나리분지로 향하는길. 나무데크와 내리막, 오르막이 번갈아 이어진다


개척민들의 삶이 오롯이, 나리분지

나리분지와 송곳봉등이 한눈에 펼쳐지는 사진 포인트는 성인봉에서 조금 더 내려가야 나온다. 나무 데크로 전망대를 정비해두었다. 나리분지에 안긴 투막집이며 너와집도 보인다. 울릉도에서는 거의 유일한 평지, 나리분지와 알봉분지는 성인봉 북쪽 칼데라화구가 함몰해 만들어졌다.

이중 면적 약 2㎢, 동서길이 1.5km, 남북길이 2km에 달하는 나리분지는 울릉도 최대 평지지역. 조선 말기 울릉도 개척민들이 가장 큰 군락을 이뤘던 공간이다. 지금은 십 여채의 가구만이 나리분지를 지키고 있지만 개척당시 이곳에는 90가구가 넘게 터를 잡았었다고 전해진다.

울릉도 개척민들의 삶을 보여주는 투막집


이들이 살던 집이 바로 투막집이다. 통나무를 우물 정(井)자 형으로 네귀를 맞춰 쌓아 만든 집을 울릉도에서는 투막집이라고 했다. 강원도 산골 귀틀집과 비슷한데 상상 이상으로 눈이 내리는 울릉도는 집안에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우데기를 더했다.

우데기는 비바람을 막기 위해 집 외부에 기둥을 더해 커튼처럼 이엉을 설치한 벽을 뜻한다. 선조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는 공간이자 울릉도 개척민들의 삶이 오롯이 묻어나는 가옥이다. 아무리 다리가 아파도 나리분지에 자리한 너와집과 투막집은 놓치지 말고 살펴보자.

울릉도 개척민들의 생존은 섬 지척에서 나던 산나물이었다. 나리분지에서 산나물을 맛보며 울릉도민의 삶을 ‘입’으로 맛보는 것으로 트레킹을 마무리하면 어떨까. 더덕전과 더덕막걸리까지 곁들여도 좋겠다


일찍 트레킹을 시작했다면 나리분지까지 내려오면 출출한 시간이다. 나리분지에 자리한 음식점에서 산채나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개척 시대부터 척박한 섬에서 개척민들을 먹여 살린 것은 울릉도가 품은 나물이었다. 나물에 더덕전, 그리고 하산주 한잔까지 더하면 깔끔하게 성인봉 트레킹이 마무리가 된다. 먼저 울릉도의 최고봉이자 탄생을 알리는 분화구와 속살을 걸어봤다.

그리고 개척 당시 나리분지를 채웠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먹던 음식을 맛보았다. 짧은 시간에 시공간을 초월해 울릉도를 여행한 셈이다. 겨울이 되면 눈이 너무 많이 와 입산을 통제한다는 성인봉은 꽃피는 봄이 오면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더덕전과 더덕막걸리까지 곁들여도 좋겠다


tip. 성인봉 트레킹

울릉도 최고봉 성인봉(984m). 원시림 사이로 가파른 듯 이어지는 산길과 길옆으로 펼쳐진 울릉도 특산식물이 걷는 도중 만나는 즐거움이라면, 성인봉에서 바라다보는 울릉도 풍광은 성인봉에 올라서 맛보는 또 다른 재미다. 여름철에는 섬조릿대가 사람 키 만큼 높이 자라고 겨울에는 눈이 많다. 남녀노소 걷기 그다지 무리는 없는 편. 하지만 kbs중계소나 대원사에서 성인봉까지 이어지는 길은 오르막 산길이라 관절이 좋지 않다면 조심하자. 나리분지에서 신령수까지 걷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장 무난한 코스로 KBS중계소 코스를 꼽는다.

- KBS중계소 코스 KBS중계소~팔각정~성인봉~신령수~나리분지, 총 8.1km, 4~5시간 소요
- 대원사 코스 대원사~팔각정~성인봉~신령수~나리분지, 총 8.7km 4~5시간 소요
- 안평전 코스 사동(안평전)~바람등대~성인봉~신령수~나리분지, 총 7.7km, 4~5시간 소요

여행정보

울릉군청 : 054-791-2191, www.ulleung.go.kr
문화관광체육과 : 054-790-6393
관광안내소 : 054-790-6454

1.찾아가는길

- 나리분지↔천부 : 나리분지에서 하루 9회(07:50, 08:45, 10:20, 11:50, 13:15, 15:05, 17:00, 17:40, 18:20) 천부 방향 버스 운행.
- 기상 악화 등의 이유로 변경될 수 있음.
- 동절기(12~2월) 시간표 변경.
- 문의 : 무릉교통 054-791-8000, 010-6778-5844, 011-521-4646

2.주변 음식점

나리분지야영장식당 : 울릉군 북면 나리 / 054-791-0775, 011-553-0270
산마을식당 : 울릉군 북면 나리 / 054-791-4643
야영장식당 : 울릉군 북면 나리 / 054-791-0773
늘푸른산장식당 : 울릉군 북면 나리 / 054-791-8181

3.숙소

늘푸른산장식당 : 울릉군 북면 나리 / 054-791-8181
성인봉모텔 : 울릉읍 도동리 / 054-791-2677 / korean.visitkorea.or.kr
울릉대아리조트 : 울릉읍 사동1길 / 054-791-8800 / korean.visitkorea.or.kr
울릉 마리나관광호텔 : 울릉읍 사동2길 / 054-791-0020 / korean.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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