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 아고라] 염홍철 시장의 디트뉴스 소송 취하에 대해

최근 비록 작을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염려스럽게 바라보았던 대전시장과 디트뉴스 간 맺혔던 일이 원만하게 풀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 4일, 염 시장은 디트뉴스가 보도한 몇 건의 기사와 칼럼과 관련하여 대전지법에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하고, 디트뉴스도 이에 동의하여 모두 종결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서로의 입장이나 진행과정은 잘 모르겠으나 반 년 이상을 끌어 온 관-언 간의 다소 껄끄러웠던 현안이 원만하게 결말을 보게 되어 시민의 입장에서 안도하며 환영한다.

도량과 금도 보여준 지역 책임자와 이에 동의한 회사에 위로

뒤늦은 감은 없지 않으나 지역 책임자로써의 도량과 금도를 보여주고 이에 동의한 회사와 당사자에게 위로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동안 표면상으로는 의연한 듯 했을지 몰라도 마음속으로는 얼마나 찌뿌드했을까 짐작되고도 남는다. 오죽하면 당사자 가운데 하나였던 기자가 한 달여 전 쓴 칼럼에서 ‘시청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시장님과의 함께 타고 있었던 시간을 하루와 같았던 어색한 침묵의 30초’라고 했을까?

불편한 관계 씻어내고 ‘적당한 긴장관계’ 회복하길 기대

이제 이런 불편한 관계를 말끔히 씻어내고 ‘적당한 긴장 관계’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일의 경우는 시가 추진한 시책과 사업, 축제 등에 대하여 ‘악의적인 비판으로 시장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주장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당한 보도’라는 입장이 맞서면서 흔히 보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런 상황에 대하여 ‘오죽하면 그랬으랴’라는 옹호론과 ‘그렇다고 그렇게까지’라는 비판론 또한 없지 않았으리라고 여겨진다.

염 시장 입장에선 억울한 면 없지 않았을 것

염시장의 입장에서 본다면 서운하고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 나름 열심히 일을 하는데 이런 노력이나 성과는 잘 알아주지 않고 꼬치꼬치 따져드니 심적으로 많이 불편하였을 것이다.

더욱이 시민의 손으로 선출되고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이 하는 일을 거들거나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주지는 못할망정 문제점을 들어 부각시키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것으로 비춰지니 야속하였으리라는 것은 인지상정으로 보아야 할 일이다.

같은 광역행정이라 하더라도 광역시와 도(道)는 행정 여건이나 행태가 다르다. 도는 그 안에 시와 군이 있어서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웬만한 일은 시장?군수가 처리하며 주민들도 대부분 그들이 살고 있는 읍면동이나 시군에서 해결하고자 한다. 말하자면 도는 2차적인 기관이고 따라서 도민이 도를 찾거나 도지사를 만나는 일은 드물다.

도지사와 다른 광역시장, 언론 스포트라이트 더 받는 이유

이와는 달리 광역시는 연접한 시가지로 형성되어 생활권이 같을 뿐 아니라 행정의 대상도 구(區)를 따로 떼어 시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도로, 상하수도, 시내버스, 지하철, 공설운동장, 체육관, 문화예술 시설 등 대부분이 시단위로 이루어진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은 ‘시민’이라고 생각을 하지 ‘구민’이라는 인식은 상대적으로 엷다. 따라서 가까이에 있는 구청장의 이름은 잘 몰라도 시장의 이름은 알게 되고 구나 구청장이 하는 일보다 시와 시장이 하는 일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며 잘잘못을 가리게 된다. 그러니 시장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훨씬 크다.

이것이 시장이 가지고 있는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가 추진하는 시책과 시장의 언행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게 되고 어쩌면 이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평범한 필부(匹夫)라면 언론이 눈길이라도 주겠는가?

언론의 입장에서도 그렇다. 지역 내에서 가장 큰 취재원은 지방자치단체이고, 이러다 보니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시책이나 사업, 행사, 단체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잘하는 것을 찾아 알리려고 하면서도 ‘권력과 언론은 원래 불편한 것이 오히려 정상’이라는 인식 속에서 ‘비판 기능’을 앞세우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언론에서 비판기능을 뺀다면 ‘팥소(앙꼬)없는 찐빵’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행정에 대한 감시와 비판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그 길이 언론의 존재이유라고 믿는다.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필부라면 과연 언론에서 눈길이나 주겠는가? 선출직으로 일하거나 고위직이라면 많은 눈들이 바라보고 언론의 주시를 받는 것은 당연하고 어쩌면 숙명이며 그런 것쯤은 각오하고 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언론은 ‘알권리 충족’시켜야 하나 공정성 객관성 담보해야

지방자치시대에 들어 자치단체가 하는 일에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는 확대되면 될수록 바람직한 일이고 이와 비례하여 시민들의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라도 언론의 역할을 더욱 커져야 할 것이다. 다만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된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그렇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제 앞으로 시민의 눈에 불편스럽게 비치지 않도록, 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이런 일이 다시 이러나지 않기를 바란다. 서로를 인정하고, 비록 방식은 다를지언정 서로 추구하는 목표는 같다는 인식으로 각자의 역할과 기능을 존중하며 주어진 사명에 최선을 다할 것을 기대한다.

시민들의 의식과 수준은 이미 당국에서 하는 일과 언론 보도내용을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진 만큼 시민들의 판단에 맡겨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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