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古典)에서 길을…] 111

<여설> 누구나 결혼을 하여 자식을 낳으면 자식의 부모인 동시에 부모의 자식이 된다.
다시 말해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식의 입장이 됨과 동시에 자식으로부터 효도 받는 부모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식의 입장에서 부모에게 효도하는 지혜를 살펴보고 또한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으로부터 효도 받는 지혜를 살펴보기도 한다.

1. 먼저 자식의 입장에서 부모에게 효도하는 지혜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뭐니 뭐니 해도 ‘역지사지’(易地思之)해야 한다.
다시 말해 그 자식이 그 부모의 입장에서 그 부모님을 이해하고 헤아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식이 그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3년 상의 효도를 하는 것은 그 부모님께서 낳으시고 길러주신 3년의 수고와 희생을 역지사지하여 그 자식도 똑같이 그 부모님을 위해 3년의 상(喪)을 모신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만약 치아가 좋지 않은 부모님께 아무리 맛있는 갈비를 사드렸다 해도 이러한 효도 행위는 역지사지 하지 못한 처사 즉 치아가 나쁜 부모의 입장에서 부모를 이해하고 헤아리지 못한 지혜롭지 못한 처사라 할 수 있다.
오히려 불효가 된 처사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성 있는 효도의 출발점은 ‘역지사지’하여 즉 그 부모의 입장에서 그 부모를 이해하고 헤아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역지사지하여 그 부모의 입장에서 부모님을 이해하고 헤아렸다면 이제는 지혜로운 효도방법일 것이다.
지혜로운 효도방법은 각각의 처지나 형편에 따라 다르겠으나 두 가지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 첫째는,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하고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 최상의 효도 방법이다.
한 예를 들어 보겠다. ‘어느 시골마을에 70대 노모가 매일 40대 아들의 발을 씻어 준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이러한 아들을 보고 불효자라고 욕하지만 그러나 그 어머니가 좋아해서 하시는 것이니 이는 불효가 아닌 것이다.
이처럼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것, 뜻에 맞는 것, 좋아하시는 것을 해 드려서 부모님을 편안하고 기쁘게 해 드리면 그 것이 최상의 효도 방법이라 할 수 있다.

? 둘째는,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실천하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 효도 방법이다.
조선시대 시인인 송강(松江)정철의 시조에 ‘어버이 살아 계실 때 섬길일란 다 하여라,
지난후면 애달프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한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하였다.
또 ‘나무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쳐 주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려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라는 ‘풍수지탄’(風樹之嘆)의 고사성어도 있다.
이처럼 부모님께 해 드리고 싶은 것,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계시거든 주저하지 말고 지금 해 드려서 두고두고 불효의 후회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딱 한마디로 ‘계실 때 잘해드려라.’하는 것이다.
 ‘돌아가신 뒤에 진수성찬은 살아 계실 때의 술 한 잔만 못하다.’라 하지 않는가.

? 셋째는, ‘부모의 나이를 항상 떠 올려라.’하는 것이다.
공자님께서는 ‘부모님의 나이는 자식으로서 알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니 부모의 나이를 알면 한편으로는 오래 사셨으니 기쁘고 또 한편으로는 사실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두렵기만 하니라.’하셨다.
그러므로 자식으로서는 항상 부모님의 나이를 떠올려 보무님과 함께 할 수 있는 날짜가 점점 적어짐을 안타까워하며 하루하루 효성을 다해드려야 할 것이다.

2. 이번에는,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으로부터 효도 받는 지혜를 살펴보겠다.
그것은 미리미리 효도 받을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50대 이후의 세대를 일컬어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버림받는 첫 세대라 하였다.
그러므로 내 자식이 효도하기를 믿거나 바라지 말고 내가 내 자식으로부터 효도 받을 준비를 미리미리 해 두라는 것이다.
효도 받을 준비를 한다는 것은 내가 내 자식에게 항상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식으로부터 마지못해 하는 의무적이고 형식적인 효도가 아니라 진정성 있고 충심어린 효도를 받고자 하면 자식의 본 보기가 되는 부모, 자식의 거울이 될 수 있는 부모, 그리고 존경과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이다.
‘자식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즉 아버지의 앞모습인 사회에서의 지위나 출세한 모습을 보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뒷모습인 아버지의 철학, 언어, 행동, 습관 등을 보고 자란다 하였다.

그러므로 자식으로부터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나의 부모’라는 답을 들었다면 그 부모는 성공한 삶이요 그 자식으로부터 진정성 있고 충심어린 효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가 내 자식으로부터 효도 받고자 하면 내 부모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강태공’은 ‘내가 부모에게 효도하면 자식 또한 나에게 효도하느니라.
내가 만일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다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할 것인가.’라 하였다.
그러므로 내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훗날 자식으로부터 효도 받는 효도 보험이 아니겠는가.

? 그렇다, 부모와 자식관계에서의 불변의 도리인 ‘부자자효’의 오늘날 도리는
   첫째는, 부모는 부모의 도리를 다하고 자식은 자식의 도리를 다 함이며,
   둘째는, 부모와 자식이 역지사지하며 사랑과 효도함이 아니겠는가.                           < 끝 >

                                                                                                 - (인문교양 강사) -

================================================================================

   
 

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