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를 비판한다] ‘감정’을 빼고 ‘재미’를 찾아라

<디트뉴스>로부터 디트뉴스를 비판하는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폼 잡는 얘기는 다 빼고, 애독자의 입장에서 평소 생각한 것을 솔직하게 적어봤다. 디트 구성원들에게 다소 결례인 표현이 있겠지만, 디트에 대한 나의 애정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이성 아닌 감정에 바탕 둔 기사들.. 언사와 행간에서 느껴져

  윤희일 경향신문 전국사회부 부장  
윤희일 경향신문 전국사회부 부장

나는 <디트뉴스>를 보면서 두 가지 문제점을 늘 느낀다. 하나는 ‘디트 구성원들이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사의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화’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나는 저널리즘은 ‘이성’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디트의 구성원들은 자주 이성이 아닌 감정(감성)에 바탕을 둔 기사를 쓴다는 생각을 한다. 기사에 나타나는 ‘언사(言事)’에서, 또는 기사의 행간에 나타나는 의미에서 나는 그걸 자주 느낀다.

디트는 특정 개인에 대해 제목부터 화내고 있다는 느낌

특히, 나는 디트 기사의 제목에서 ‘화난 얼굴’을 자주 본다.

인터넷 언론의 특성상 ‘제목’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디트 기사의 제목에서 ‘지나친 감정’이 자주 느껴진다. 어떤 때는 디트가 특정한 개인, 조직, 기관에 대해 ‘제목에서부터 화를 내고 싶어 한다’는 느낌도 든다.

물론 기사나 칼럼의 내용으로 들어가서도 ‘이 사람들이 화를 내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화를 내는 이유에 대해 나 혼자 생각도 해 본다. 내가 알고 있는 여러 사실을 조합해 보면,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나는 언론인이 내는 ‘화’, 다시 말하면 ‘감정’이 그 언론인이 속한 매체의 기사에 그대로 드러나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

화내는 이유 타당해도 기사 통해 드러나서는 안돼

언론인 역시 사람인 만큼 화를 낼 수는 있지만, 그가 활동하는 매체가 또는 그가 쓰는 기사가 화를 내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화를 내는 이유가 아무리 타당하다고 해도, 그 화를 또는 그 감정을 기사를 통해서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언론인이 어떤 인물이나 기관, 현안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 ‘문제의식’이 바로 사회에 이로운 기사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객관적 근거 충실해야 하고 비판받는 사람도 납득할 근거·논리 있어야

그러나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기사로 표현할 때는 객관적 근거가 충실해야 한다. 기사를 읽는 독자는 물론, 비판의 대상이 되는 사람까지도 납득할 수 있는 근거와 논리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디트가 독자의 신뢰를 얻고,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성을 창출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디트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은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혹시라도 사사로운 감정, 특히 회사의 감정을 기사나 칼럼에 담게 된다면, 디트에 대한 독자의 신뢰는 무너질 것이다.

객관적 사실만으로 상대 눕힐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나쁜 상대가 있다면, 그 나쁜 상대의 나쁜 모습을 드러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때를 기다려야 한다.

화나 감정을 100% 배제한 채 객관적 사실만 가지고 상대를 때려눕힐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힘을 축적할 줄 알아야 한다.

‘불량제품’ 잦은 디트.. 어색한 문장 틀린 문장 너무 많아

나는 디트에게, 결코 조급해 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싶다.

다음은 ‘품질관리’에 관해 말하겠다.
디트를 보면, 불량제품이 출고되는 일이 잦다.
디트의 기사를 읽다 보면, 어색한 문장 또는 틀린 문장이 너무 많다. 주어와 술어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례, 용어가 적절하지 않은 사례, 표현이 적절하지 않은 사례를 많이 봤다.

지역의 한 인사로부터 “디트에는 기본적인 문장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기자가 있다. 그런 사람들이 쓰는 기사는 읽고 싶지 않아서 요즘은 즐겨찾기에서 지웠다”는 얘기도 들었다.

기사는 결코 아름다운 문장, 어려운 문장, 멋진 문장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른 문장’ 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품질관리 시스템’ 제대로 가동 안 되는 것으로 보여

잘못된 문장이 자주 나오면, 디트에 대한 독자의 신뢰가 무너져 내릴 수 있다.
나는 디트가 품질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언젠가 디트의 한 기자가 특정인이 한 말의 부분 부분을 잘못 조합해 기사를 쓰는 바람에 대형 오보를 낸 사례가 있는데, 이 역시 회사의 품질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났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자는 문장을 잘못 쓸 수 있다. 바쁜 일정 속에 많은 기사를 쓰는 경우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이런 오류는 회사의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 ‘데스크의 분발’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디트가 지금과 같은 성장을 했다면, 교열부분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품질향상 방안도 모색해 봐야 할 것이다. 기자들에 대한 재교육도 필요하다.

디트에서 재미가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와

일각에서는 ‘디트에서 재미가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인터넷 언론의 특징을 고려한 적절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언론은 일단 ‘재미’라는 요소를 바탕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을 끌어온 뒤 그들을 상대로 저널리즘을 펼쳐야 한다. 이것은 인터넷 언론의 숙명이다.

오늘 당장, 기자들에게 ‘좋은 기사’ 보다는 ‘재미있는 기사’를 쓰라고 요구해야만 디트는 살아난다. ‘판’이 열려야 장사를 해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희일:
 -경향신문 전국사회부 부장
 -경영학박사
 -목원대 광고홍보언론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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