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 103

<원문> 애공(哀公)이 문왈(問曰) 하위즉민복(何爲則民服)이니잇고 공자대왈(孔子對曰) 거직조제왕즉민복(擧直錯諸枉則民服)하고 거왕조제직즉민불복(擧枉錯諸直則民不服)이니이다.                                                                                                             
                                                                                                        (논어 ● 위정편)

 <풀이> 노나라의 군주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복종하겠소.’ 이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곧고 올바른 사람을 등용하여 곧지 않은 사람위에 놓으면 백성들은 마음까지 복종하나이다. 그러나 곧지 않은 사람을 곧고 올바른 사람위에 등용하여 쓰면 백성들은 진심으로 복종하지 않나이다.’ 

<여설> 애공(哀公)은 춘추시대 말기 노나라의 왕이다.
애공은 재위 동안 실권을 쥐고 횡포를 하는 ‘삼환씨’의 세력을 제거하려고 갖은 애를 썼지만 실패하고 오히려 왕위를 축출 당하였다.
그리고 여러 나라로 망명생활을 하다가 결국 슬픈 생애를 마감한 글자 그대로 슬픈 군주였다.
위에서의 공자 말씀의 핵심은 임금은 반드시 곧고 올바른 군자를 등용해서 써야 백성들이 임금과 정사를 믿고 따른 다는 것이다.
그리고 곧고 바르지 않은 자는 곧고 바른 사람 밑에 두어서 바르게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두 가지 가르침을 알 수 있다.
? 하나는, 관리 등용 기준의 우선은 ‘곧고 올바름’의 덕목이라는 것이다.
국가의 통치자가 국정을 펼쳐 나가는 첫 걸음이 인사(人事) 즉 관리를 등용하여 쓰는 것이다.
또한 국정의 성공 열쇠는 바로 인사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사는 ‘인재를 뽑는 일’과 ‘뽑은 인재를 부리는 일’을 말한다.
그러므로 통치자에게는 어떤 ‘인재를 뽑아 쓸 것인가.’하는 인재선발의 철학과 기준 그리고 ‘뽑아 놓은 인재를 어떻게 적재적소에 일하게 할 수 있을까’하는 용인(用人)의 지혜가 모두 필요한 것이다.

같은 뜻으로 다산(茶山)은 통치자에게는 지인지철(知人之哲) 즉 사람을 보는 안목과 용인지혜(用人之慧) 즉 사람을 제자리에 놓고 부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 통치자인 대통령이 장관 등 나라의 주요일꾼을 등용하여 쓰는데 도덕성과 능력을 모두 겸비한 인재를 쓰려하겠지만 요즈음 세상에 그러한 인재를 찾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이것이 바로 대통령이 인사(人事)를 하는데 있어서의 고민일 것이다.
도덕성과 능력을 모두 겸비한 인재를 구하기 어려울 때는 통치자는 관리 등용 기준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데 바로 선직후실(先直後實)이라 할 수 있다.
즉 관리를 뽑을 때 도덕성, 정직성, 청렴성 등의 덕목을 우선으로 하고 그 다음으로 능력을 보라는 것이다.

정부의 주요인사 후보에 대한 청문회를 지켜보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그 후보에 대한 능력이나 업적보다는 부도덕한 개인 생활, 과거의 비위사실 등에 더욱 분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통치자는 관리를 등용함에 있어서 선직후실(先直後實)의 기준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덕성과 청렴성, 정직성의 덕목이 우선갖추어진 관리를 등용하여 적재적소에서 일하도록 해야 국민이 대통령과 정부를 신뢰하고 따르게 된다.
‘선직후실’의 인사 기준 원칙은 국가 통치자뿐만 아니라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가, 사회지도자 등 조직을 이끌어가는 지도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인사 철학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의 우선덕목은 ‘곧고 올바름’의 솔선수범이라는 것이다.
공자께서 ‘곧고 올바른 사람을 등용하여 굽고 올바르지 않은 사람위에 올려놓아라.’한 이 말씀의 뜻은 어느 조직이나 윗사람이 솔선수범하여 곧고 올바르게 조직을 이끌면 혹여나 조직원 중에 굽고 바르지 못한 사람도 따르게 되어 조직전체가 곧고 올바르게 된다는 뜻이다.
마치 삼밭에서는 쑥도 곧게 자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라에도 관리가 곧고 올바르고 솔선수범으로 나라 일을 해야 국민들이 신뢰하여 믿고 따른다.
공무를 집행하는 관리가 지녀야 할 덕목을 채근담에서는 이렇게 제시했다.
‘유공즉생명(惟公則生明)하고 유렴즉생위(惟廉則生威)니라.’ 즉 ‘오직 공평무사하면 일이 저절로 밝게 처리되고 청렴결백하면 위엄이 저절로 서게 되느니라.’
다시 말해 관리가 공무를 집행 할 때는 ‘공평무사(公平無私)’하게하라 그리고 관리의 처신은 ‘청렴결백하라.’는 것이다.

국가지도자를 비롯한 관리가 이러한 덕목을 지니고 솔선수범으로 정사를 펼쳐나가거나 공무를 집행해 나간다면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따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조직의 지도자가 이러한 덕목을 지니고 솔선수범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간다면 조직원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게 될 것이다.

? 그렇다. 사람을 쓸 때는 능력에 앞서 곧고 올바른지를 우선 살펴야 할 것이고, 지도자는 곧고 올바름의 솔선수범을 리더십의 으뜸 덕목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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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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