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여행- 충남 보령시

   
먹음직스런 키조개

보령 오천항 키조개

보령 북부권의 모든 길은 오천과 통한다는 말이 있다. 백제시대에 오천항이 보령의 주요 항구와 군항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후 오천항은 작은 어촌 항구로 위세가 꺾였지만, 근래 들어 키조개로 인해 다시 옛 영광을 찾아가는 중이다. 키조개 전국 생산량의 60% 정도를 오천항이 차지하니 전국 각지의 미식가들이 포구로 모여든다. 진달래 피는 4월부터가 키조개 제철이다. 

수심 40m에서 머구리가 캐내

‘오천’의 한자어는 ‘자라 오(鰲)’, ‘내 천(川)’을 쓴다. 오천을 비롯한 천수만 일대의 지형이 마치 자라와도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다 양면에 있는 산이 방파제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아무리 심한 폭풍우에도 피해가 없고, 수심이 깊어 간만의 차로 인한 선박의 통행이 전혀 불편하지 않은 천혜의 항구다.
항이라고 하지만 규모는 작다. 여행객을 위한 변변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지도 않다. 바닷가를 따라 식당이 있고, 식당에서 마음에 드는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정도다. 그럼에도 봄철을 맞아 오천항을 찾는 이유는 국내 최대의 키조개 산지이기 때문이다.

키조개는 수심 20~50m의 깊은 모래흙에 수직으로 박혀 있다. 낚시로 잡는 것도 아니고, 그물로 걷어 올리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사람이 직접 바닷속에 들어가 하나하나 건져 올린다. 키조개를 캐는 일은 머구리의 몫이다. 이름도 생소한 머구리는 잠수부의 속칭이다. 바닷물에 들어가 고기를 잡거나 해산물을 채취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오천항 풍경

머구리는 물때에 맞춰 바다로 나가 작업을 한다. 짧게는 3시간, 길게는 6시간 이상 바닷속을 헤매며 키조개를 잡는다. 작업이 가능한 날은 보름 정도. 사리 때는 물살이 거세서 작업을 못하고 조금 때만 작업한다.

오천항 머구리들은 키조개를 찾아 수심 40m 이상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다. 힘들고 위험한 일이지만 키조개가 삶을 지탱해주는 돈줄이니 어쩔 수 없다. 장비라야 물안경과 갈퀴가 전부다. 잠수복을 입는다고는 하지만 장비가 너무나 단출하다. 여기에 공기 호스가 연결된 호흡기가 전부다. 심해 잠수부들이 사용하는 튼튼한 헬멧 같은 것은 키조개 채취에 방해가 돼서 없는 게 낫다고 한다.

머구리가 바닷속으로 뛰어들면 잔잔한 수면 위로 공기방울이 하나둘 올라온다. 넓은 바다에서 머구리의 흔적은 이게 전부다. 배에 남은 선원들이 해줄 수 있는 건 그의 신호를 기다렸다가 어망을 내려주고, 공기 호스를 통해 공기가 잘 주입되고 있는지 혹 호스가 꼬이지는 않았는지 살피는 게 전부다.

   
간단한 차림으로 바다에 들어가는 머구리

작업이 끝날 때까지 머구리는 2시간이든 3시간이든, 춥고 어두운 바닷속을 홀로 걸으며 고군분투해야 한다. 사실 머구리에게 작업시간이란 딱히 정해진 게 아니다. 정해진 물량을 채우면 작업이 끝난다. 만일 작업장을 잘못 찾아 들어가면 허탕만 치고 종일 고생해야 한다.

머구리가 하루에 채취할 수 있는 키조개는 3,000미로 제한하고 있다.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좋은 값을 받기 위해서는 8~9년 성장한 25~28cm 크기의 키조개를 캐야 한다. 맑은 물이 들어오는 4~5월은 바닷속 시야가 밝아 작업하기 좋은 철이다. 이때 작업을 많이 해서 수입을 늘리는 것이 머구리들의 소망이다.

오천항 앞바다는 머구리의 애환이 담긴 논이자 밭이다. 농부가 1년을 기다리며 농사를 짓듯, 머구리는 바다에서 보물찾기 하듯 정성스레 키조개를 찾아낸다. 덕분에 미식가들은 청정해역의 자연산 키조개를 선물 받는 기쁨을 누린다.

 





















   
 

쫄깃하면서도 보드라운 식감이 최고

키조개는 조개 모양이 곡식의 검불을 까부르는 키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남 장흥 등 남해에서 채취해 일본에 수출했으나, 1970년대 들어 서해 오천항 근처에 키조개가 많이 서식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오천항이 키조개 주요 산지로 유명해졌다. 예전에는 키조개가 일본에 전량 수출되어 좀처럼 맛볼 수 없었다. 1990년대 들어 시장에도 나오고 식당에서도 팔리면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지금도 생산량의 30% 정도는 일본에 수출된다.

시커멓고 커다란 키조개 속에는 연한 요구르트 빛의 패주(관자)가 박혀 있다. 조개가 크다보니 여느 조개처럼 살을 먹는 게 아니라 패주를 먹는다. 패주라 해도 웬만한 조갯살보다 훨씬 크다. 패주는 달짝지근하면서도 보드랍다. 쫄깃한 맛도 일품이다. 회로도 먹지만 쇠고기 등심과 짝을 이뤄 불판구이로 먹으면 더욱 맛있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버터에 살짝 구워주면 좋다.

   
새벽녘 키조개를 잡으러 나온 배들

키조개는 저칼로리 음식이자 몸을 이롭게 하는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돼 있다. 패주는 아연이 100g당 12.8㎎이나 함유되어 있는 아연의 보고다. 단백질도 100g당 18.2g, 타우린도 100g당 994mg이나 들었다. 정혈작용이 있어 임산부의 산후조리나 피로회복에 좋고, 술에 혹사당한 간장을 보호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천주교 박해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갈매못성지

오천항 인근에는 천주교 박해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갈매못성지가 있다. 1866년 3월 30일 병인박해 때 체포된 프랑스인 선교사 다블뤼 주교, 오메트르 신부, 위앵 신부 등 5명이 참수된 곳이다. 이때 순교한 성직자 3명의 유해는 명동성당 지하실에 안치되어 있다.

   
5명의 천주교 신부들이 처형된 갈매못성지

멀리 떨어진 이 바닷가가 천주교 박해의 현장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조선 헌종 12년(1846) 6월, 프랑스 군함 세 척이 보령시에 속한 섬들 중 가장 멀리 있는 외연도에 정박했다. 그리고 기해박해(1839) 때 앵베르, 모방, 샤스탕 신부 등 3명의 프랑스 선교사를 살해한 책임을 묻는 편지를 상자에 남겨놓고 돌아갔다.

이 사건을 조정에서는 조선 영해 침입으로 간주했다. 당시 옥중에 있던 김대건 신부의 처형이 앞당겨졌고, 1866년 3월 30일에는 흥선대원군이 서양 오랑캐를 내친다는 의미에서 프랑스 군함이 침범했던 외연도에서 가까운 오천의 수영을 택해 다블뤼 주교를 비롯한 5명의 신부를 끌고 와 처형했다. 성직자들이 처형당한 자리에 지금은 순교성인비가 서 있다.<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 → 천북 방면 우회전 → 낙동초등학교 → 천북삼거리 좌회전 → 하만리 → 보령방조제 → 소성삼거리 우회전 → 오천초등학교 → 오천항

* 대중교통

서울→보령 : 센트럴시티터미널(02-6282-0114)에서 1일 19회(06:00~21:50) 운행, 30분~1시간 간격 운행, 약 2시간 10분 소요
대전→보령 : 서부시외버스터미널(1666-3360)에서 1일 14회(06:32~19:30) 운행. 약 1시간 간격 운행, 약 2시간 소요
* 보령종합터미널에서 약 1km 이동 후 구우체국 앞에서 오천행 버스 이용. 오천항까지 약 1시간 소요

2.맛집

단호박가든 : 굴밥 / 보령시 천북면 천광로 97 / 041-641-3072 / korean.visitkorea.or.kr
고래굴수산 : 굴구이 / 보령시 천북면 홍보로 1061-29, 041-641-7773 / korean.visitkorea.or.kr
귀학정사 : 은행토종닭백숙 / 보령시 청라면 오서산길 402, 041-936-7494 / korean.visitkorea.or.kr
신토불이 : 오리정식 / 보령시 여상길 43-8, 041-931-5279 / korean.visitkorea.or.kr
산수림한정식 : 한정식 / 보령시 옥마역길 85, 041-936-8874 / korean.visitkorea.or.kr

3.숙소

서해돌꽃펜션 : 보령시 천북면 홍보로 1061-151 / 041-641-0702 / korean.visitkorea.or.kr
해변별장 : 보령시 천북면 학성염전길 94-41 / 041-641-5582 /korean.visitkorea.or.kr
아리아호텔 : 보령시 한내로 78-13 / 041-936-3220 / korean.visitkorea.or.kr
웨스토피아 : 보령시 옥마벚길 10 / 041-939-3600 / korean.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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