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길선 월평치안센터장, 모친 생각하며 봉사 활동

유길선 대전 둔산경찰서 월평치안센터장이 자비를 들여 어르신 장수 사진 찍기를 비롯해 도시락 배달 등 10년 이상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유 센터장이 대전에서 최고령인 김금홍 할머니의 장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하면서 어르신 장수사진을 찍고 있어요"

10년 동안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 경찰관이 있어 주위를 훈훈케하고 있다.

유길선 월평치안센터장, 10년 넘게 봉사 활동 펼쳐

주인공은 유길선 대전 둔산경찰서 월평치안센터장. 유 센터장이 독거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도시락 배달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이다. 당시 유 센터장은 모친을 홀로 봉양하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봉사에 관심을 가졌고 그 관심은 도시락 봉사로 이어졌다.

유 센터장은 독거노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 지역을 일주일에 두번 이상 다니며 자비를 털어 구입한 도시락을 직접 배달했다.

7남매 중 4째인 유 센터장이 모친을 봉양하게 된 것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1956년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난 유 센터장은 대학을 졸업한 뒤 1978년 순경으로 경찰복을 입었다. 경찰에서 성실성을 인정받던 유 센터장에게 시련이 찾아온 것은 1992년 11월 21일. 경찰의 날인 이날 만찬장으로 오던 유 센터장 부인은 급발진 교통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된다.

이때부터 아내를 잃은 슬픔을 잊기 위해 봉사에 매달린 유 센터장. 그러다 대전경찰청 공보실에 근무할 당시 모친의 권유로 어르신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당시 목원대와 한밭대 평생교육원에서 사진을 배운 유 센터장은 2010년부터 어르신들의 장수 사진, 즉 영정 사진을 찍어줬다.

그렇게 지금까지 찍은 사진만 해도 2150여명에 달한다. 이 중에는 115세로 대전시 최고령자인 김금홍 할머니도 있다. 김 할머니를 2011년 9월에 찍은 유 센터장은 지금도 김 할머니의 사진을 갖고 다니면서 작고하신 어머님을 생각한다고.

모친 말 한마디로 시작된 장수사진 찍기..“어머니 생각하면서 찍는다”

   
유 센터장은 지금은 작고하신 모친의 말 한마디를 계기로 어르신들의 장수 사진을 찍고 있다.

유 센터장의 사진 실력은 이미 공인됐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기도 한 그는 대전시 사진대전 대상을 비롯해 국립대전현충원 사진 공모전 대상, 금강사진공모전 금상 등 전국 대회 사진 공모전에서 30여차례나 입상 경력을 갖고 있는 실력자다.

유 센터장은 단순히 장수 사진만 찍는 것은 아니다. 여름에는 일사병 예방 교육, 겨울에는 낙상 사고 예방 교육 등을 병행하다보니 어떤 때는 사진을 찍기 위해 찾은 노인들이 유 센터장을 '약 장사'로 오해할 때도 있단다.

그는 2000여명이 넘는 장수사진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모두 사비를 털었다. 평소 좋아하던 술과 용돈을 줄여가며 액자값을 마련했고 지금까지 수천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모두 스스로 해결했다.

유 센터장은 "어르신 장수 사진을 찍을때마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다"며 "자식도 못 해주는 일을 경찰관이 해준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유 센터장 연락처 : 011-214-8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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