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102

<원문> 子曰(자왈) 由(유)야, 誨女知之乎(회여지지호)인저 知之爲知之(지지위지지) 不知爲不知(부지위부지) 是知也(시지야)니라.                                                                 (논어 ● 위정편) 

<풀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야 너에게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겠다.
 ‘아는 것을 안다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 이것이 곧 아는 것 이니라.’ 

<여설> 위의 말씀은 공자가 ‘자로’(子路)라는 애제자(愛弟子)에게 하신 말씀이다.
‘유’(由)는 자로(子路)의 이름이다.
‘자로’는 스승인 공자보다 9세 연하로서 공자의 제자 중에 제일 연장 자였다.
자로는 성격이 과감하고 거칠었으나 한편 솔직하고 곧아서 공자는 ‘자로’에 대하여 늘 걱정하면서도 무척 좋아하였고 신임하였던 것 같다.

공자가 제자인 자로에게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곧 아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게 된 배경을 추측해보면, 자로가 늘 스승을 가까이에서 모시다 보니 후배들은 어려운 스승보다는 선배인 자로에게 모르는 것을 자주 질문하였던 모양이다.
그런데 자로는 힘쓰기는 좋아했으나 학문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체면상 후배들 앞에서 모른다고 할 수 없기에 대충 아는 체 했던 모양이다.
또한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자로의 성격 때문에 자기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거나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는데 인색하였다.
그래서 스승인 공자가 자로의 이러한 점을 지적하여 하신 말씀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위의 말씀은 공자가 제자인 자로를 일깨워 주기 위해 하신 말씀이지만 누구에게나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시 한 번 되새김하여 보겠다.
● ‘내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 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인간은 자기가 무엇을 모르느냐를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을 때만이 삶의 의미를 갖게 된다 했다.
다시 말해 모르는 것을 확실히 모르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자에게만 비로소 진정한 앎에 대한 발돋움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노자도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이 가장 훌륭하다.
그러나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하는 것은 병이다.’라고 했다.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무지(無知)의 자각 즉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 데서부터 학문의 출발을 할 수 있다 했다.
그래서 ‘너 자신을 알라’라고 당시의 지성인들에게 일갈하였던 것이다.
필자도 성현의 글을 읽고 또 글을 쓸 때마다 무지(無知)함을 한탄하게 되고 학해무애(學海無涯) 즉 ‘학문의 바다는 끝이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 현대의 지성인으로 살려면 ‘확고히 아는 지식’과 ‘아는 체하는 지식’을 모두 겸비해야 한다.
여기서 ‘확고히 아는 지식’이란 어느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한 전문지식이나 기술, 재능을 말한다.
또한 ‘아는 체하는 지식’이란 어느 한 분야에 ‘아마추어’ 정도 즉 취미생활을 할 정도의 지식이나 기술, 재능 등을 말한다.
‘말콤 글래드 웰’의 ‘아웃사이더’라는 책에 보면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나온다.
즉 1만 시간을 투자해야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 즉 ‘확고히 아는 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만 시간은 하루에 3시간씩 10년간을 모아야 이룰 수 있는 시간이다.
또 ‘김난도’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하루에 1시간씩 1년을 투자하면 ‘그저 잘 할 수 있게 된다.’ 즉 아마추어 수준은 될 수 있다 하였다.
그러므로 전문가가 되기 위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재능을 쌓고 겸하여 취미생활을 위한 아무추어적인 지식과 기술, 재능도 쌓아야 현대의 지성인이라 할 수 있다. 

● 배움의 자세와 방법에 있어서는 도망치는 도둑놈을 잡으러 쫓아가는 것 같이 해야 한다.
도망치는 도둑놈을 잡으러 온 힘을 다해 쫓아가지만 도둑놈은 잡히지 않고 저만치 사라져 버린다.
마찬가지로 온 힘을 다해 배워 보지만 그 배움을 따라 잡기가 어렵다.
또 도둑놈은 도망쳐 어느새 저 멀리 사라져 가물가물하다.
마찬가지로 온 힘을 다해 배웠지만 그 배운 것은 아득히 가물가물하게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배운 자는 항상 학여불급(學如不及) 즉 겸손한 자세로 배움에 임하여 배울 때는 항상 부족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배워야 하고 배운 다음에는 그 배운 것을 잃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배운 것을 익히고 또 익혀야 할 것이다. 

● 배움에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이다.
즉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나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물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 드물다. 오히려 아는 것에 대해서는 과대하게 포장하기도 하면서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티를 안 내려고 한다.
이는 나이나 지위에 대한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고, 모른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일 수도 있겠고 또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모른다고 하면 어떤 손해를 입을까 우려하는 마음에서 일수도 있다.
그러므로 모르는 것은 누구에게나 물어 볼 수 있는 겸손함과 용기가 절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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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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